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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언 리스트

    국가 번영의 조건

    국가 번영의 조건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로우며 번영하기를 바란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물론이요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러한 희망과 기대는 동일하다. 안전과 자유는 정치적 안정이 없이는 확보될 수 없고, 경제적 번영도 정치적 안정이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 이러한 개인과 공동체의 목표는 또한 법과 제도가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  한 국가의 빈부를 결정하는데 경제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어떠한 경제제도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법률이다. 작금의 사태에 직면하여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을 다시금 펼쳐보았다. 책에서는 국가 흥망의 결정적 차이는 포용적 제도를 가지고 있느냐 착취적 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있다고 보았다. 착취적 제도는 일정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고 자의적으

    홍완식 교수 (건국대 로스쿨)
    ‘언론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언론’

    ‘언론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언론’

    할리우드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이 악(惡)의 무리에 좇기면서 온갖 위기를 겪다 결국 ‘언론’에 사건의 전모가 공개되면서 막을 내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언론에 알려지는 순간, 숨겨져 있던 ‘악(惡)’은 척결되고 ‘선(善)’이 이길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언론공개는 곧(=) 정의구현’이라는 공식이 존재한다. 사회정의는 법조계에 의해서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입시, 평가, 출·결석 등 학사행정에 있어 공정하게 해야 하고, 공무원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민원을 해소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더 옳은 길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언론만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직군도 드물다. 오죽하면, 미국의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전재민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개값 재판

    개값 재판

    초임 단독판사로 손해배상재판을 할 때의 일이다. 피고가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원고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삼순이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신호등이 점멸하는데도 무리하게 차를 몰았던 피고의 과실로 생긴 사고였다. 평범한 사건으로 생각하고 소장을 읽어 내려가는데, 뜻밖에도 삼순이는 망인(亡人)이 아니라 망견(亡犬)이었다. 다소 의아한 점도 있었지만 복잡한 사건은 아닌 것 같았다.    사건 메모지의 쟁점 란에 ‘개값’이라고 적었다. 구매한 가격으로 셈을 해야 할지, 현재의 시장가격으로 해야 할지, 먹인 사료 값과 키운 기간을 어떻게 고려할지 등등 몇 가지가 고민이었다.    첫 기일에 쟁점부터 물었다. “얼마짜리 개예요?” 이해를 못 한 것

    정재헌 부장판사 (수원지법)
    무엇이 최선일까

    무엇이 최선일까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는 방안이 한참 논의 중이다. 권력형 비리와 고위공직자 부패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독립적 수사기구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검찰권 행사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점에 대해 검사의 한 사람으로서 통렬히 반성하면서도 과연 이것이 최선인가 하는 회의가 든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로부터 독립된 공수처, 그런데 이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결되는 수사 권능을 견제와 균형이라는 권력분립의 헌법원리 밖에 두는 것이어서 오히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후퇴시킬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독립적’이라는 수식이 주는 환상에 젖어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공수처 도입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또 다른 손’, ‘국회 다

    홍종희 지청장 (공주지청)
    수퍼특검

    수퍼특검

    지금까지 특별검사법은 12번 제정되었는데, 상설특검법 1건과 한시특검법 11건이 만들어졌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및 옷로비 특검’에서 시작하여 2012년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특검’에 이르기까지 10건의 특검법은 한시적인 특검법이었다. 기구특검이 아닌 제도특검 방식의 상설특검법이 2014년에 만들어졌으나,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위한 한시특검법이 다시 제정된 것이다. 이번 특검은 수사대상은 물론이고 수사인력의 규모나 예산 면에서 최대 규모라고 하여 막강특검 혹은 수퍼특검이라 불리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특검에 박수를 치고 있는 반면에 일부에서는 비난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반응에서도 이번 특검이 명실공히 수퍼특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박영수 특검은

    홍완식 교수(건국대 로스쿨)
    대통령, ‘so-called judge’ 그리고, 주권재민

    대통령, ‘so-called judge’ 그리고, 주권재민

    세계 권력 서열 1위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미국 판사에 의하여 효력이 정지되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 판사를 ‘판사란 작자(so-called judge)’라 부르며 맹비난했다. 최근의 일이다. 미국 판결은 우리나라 판결과는 많이 다르다. 논리적 정교함이 떨어지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읽어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번 결정문에도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에 관한 사항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라고 정부측은 주장하나, 전시나 평시나 시민적 자유의 헌법적 보루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법원에 있다”란 설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은 왜일까. ‘일개 판사’가 미국 대통령 권한의 상징인 행정명령을 즉각 정지시킬 수 있는 현실, 그

    전재민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진실의 무(無)모순성

    진실의 무(無)모순성

    민사재판에서 있었던 일이다. 의욕에 넘치는 젊은 변호사가 원고대리인이었다. 빚잔치로 야반도주를 한 채무자가 도주 몇 개월 전에 소유하고 있던 대전 소재 땅을 피고에게 처분하였는데, 이 매매가 서로 짜고 한 허위 매매라는 주장이다. 매수인인 피고는 부동산 중개소를 통해 제값 주고 정당하게 매수했다고 펄펄뛰었다. 중개업자가 증인으로 나왔다. 채무자인 땅주인이 적당한 가격에 매도해 달라고 해서 그 며칠 전에 땅을 보러 다니던 피고를 소개하여 정상적으로 매매를 중개했다고 한다. 매도인도 본인은 집이 서울이고 매수인은 대전 사람으로 서로 모르는 관계라고 증언한다. 계좌조회를 하니 매매대금도 정당하게 계좌로 입금되었다. 피고가 토지를 직접 사용하고 있는 사진들도 제출되었다. 결론이 이미 난 듯한데 원고

    정재헌 부장판사 (창원지법)
    굿바이 슈퍼우먼, 웰컴 라떼파파

    굿바이 슈퍼우먼, 웰컴 라떼파파

    심상정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슈퍼우먼 방지법’을 제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가정과 직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멋진 여성을 슈퍼우먼이라 칭송해왔다. 어쩌다 슈퍼우먼이 테러나 공해와 같은 반사회적 가치로 전락하여 방지의 대상이 된 것일까. 알고 보니 그 공약은 육아의 부모 공동책임을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생애단계별 5대 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강요된 슈퍼우먼을 방지한다는 의미였다. 특히, 부부가 3개월씩 반드시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하는 ‘아빠·엄마 육아휴직 의무할당제’가 눈에 뜨였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이십여 년 전 유학 가는 아내와 동반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망신만 당한 어느 법조인의 일화는 제도는 존재하나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의 반영이었다

    홍종희 지청장 (공주지청)
    법률가의 입법적 과제

    법률가의 입법적 과제

    법률가의 업무와 역할은 전통적으로 법의 해석과 재판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법률가는 ‘이미 만들어진 법률’에 대한 해석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법률을 만드는 일’에도 역할을 확대하여야 한다. 국가운영의 개선이나 민생증진에 필요한 법률은 만들어지지 않고, 불필요해 보이는 법률은 많이 만들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재원에 대한 심각한 고려없이 복지를 확대하는 법률이 만들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이른바 ‘과잉입법’이나 ‘선심입법’에 대한 경계이다. 정치적이나 이념적으로 민감하지만, 필요한 입법이 대립과 갈등으로 만들어지지 못한다는 비난도 있다.    이른바 ‘입법교착’ 혹은 ‘식물국회’에 대한 경계이다. 다수의석을 점하고 있는 정당이 다수결에만 의지해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

    홍완식 교수(건국대 로스쿨)
    로펌 변호사로서의 삶

    로펌 변호사로서의 삶

    로펌에 들어가기 전에는 로펌 변호사에 대한 환상이 있을 수 있다. 잘 다려진 멋진 양복을 입고, 회의실에서 외국 고객과 유창한 영어로 유머를 주고 받으며, 몇 장의 서류를 커다란 회의용 책상 위 서명대에 올려 놓고, 두툼한 볼펜을 꺼내어 멋지게 싸인한 후 환한 웃음을 띠며 상대방과 악수하는 모습. 결론을 먼저 말하면, 싸인은 ‘고객’이 주로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크게 틀리지 않다. 그런데 그 이면(裏面)이 더욱 흥미롭다. ‘잘 다려진 멋진 양복을 입기 전’까지 며칠간 뜬 눈으로 밤샘 협상과 문서작업을 했을 수 있고, ‘외국 고객과 유창한 영어로 유머를 주고 받기’ 위해서는 (영어 공부는 물론) 수없이 많은 미팅이나 전화회의에 참여하고 밤낮없이 날아드는 이메일을 일일이 확인하여 회신하였

    전재민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꼴통' 피고인이 준 교훈

    '꼴통' 피고인이 준 교훈

    "어이 정재헌이, 똑바로 해!" 얼마전 담당한 형사재판 피고인이 법정에 들어서면서 하는 말이다. 법정 난동을 우려해 꽁꽁 묶인 상태다. 모든 주장은 반말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난다. 누가 제지라도 하면 난리가 난다. 이 지역에서 꽤 유명한 소위 ‘꼴통’ 피고인이다.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듯한데 형사절차는 꽤 잘 안다. 이것저것 요청사항도 엄청 많다. 이 피고인 사건이 있는 날이면 온종일 마음이 무겁다. 또 어떻게 재판을 진행해야 할지… 고민 끝에 기일의 마지막 사건으로 지정해서 하고 싶은 대로 말하도록 내버려두었다. 달리 방도를 찾기도 어려웠다. 기일마다 매번 2시간 가까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주장을 열띠게도 한다. 화를 내다가 심각하다가 때로는 실실 웃기도 한다. 하도 많이 듣다보니 의미가 좀

    정재헌 부장판사 (창원지법)
    1월 효과

    1월 효과

    한 해를 새롭고 바르게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 충만한 1월이다. 1월을 가리키는 January는 야누스(Janus)신의 이름에서 기원하였다고 한다. 과거와 미래를 보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는 문을 수호하는 신으로, 아침에 천국의 문을 열어 낮이 오게 하고 저녁이 되면 그 문을 닫아 밤이 오게 했다. 1월은 한 해를 여는 첫 번째 달이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태양력으로 개력하기 전까지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음력에서는 1월을 정월(正月)이라고 불렀다. 중국 상고시대 하·은·주 왕조에서 역성혁명으로 왕조가 바뀌면 역법을 그에 맞추어 고친 데서 유래한 명칭이라고 하니 여기에도 바로잡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1월이 되면 사람들은 지난해를 반성하고 새해를 설

    홍종희 지청장 (공주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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