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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례한 사람 상대하기

    무례한 사람 상대하기

    나이가 들고 연차가 높아지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의 직급이 올라가는 것은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점점 더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상황 속에 놓여지는 경우가 잦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특히 변호사들은 의뢰인과의 관계에서도 더 크고 중요한 사건을 맡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만큼 예민함의 정도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순간들이 지속되곤 한다. 물론 예민한 상황에서 언제나 그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먼저 생각하다 보면 상대방에게 무례를 범하는 일도 자주 생기게 된다. 상식 밖의 무례한 행동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하면 내 자신을 보호하고 잘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몇 주간 생각하다 글로 옮겨 본다. 예전에는

    설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지속가능한 검찰 개혁

    지속가능한 검찰 개혁

    최근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사회 발전의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미래의 필요충족 능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하는 발전’을 의미한다. 한편, 얼마 전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공수처 설치와 같은 검찰 개혁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르면서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제시된 검찰 개혁 방안은 지속가능한 것일까.  검찰 개혁 이슈가 우리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으로 기능하려면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는 검찰의 권한을 줄이더라도 최소한 미래에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기본권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검찰의 권한을

    박영진 과장 (법무연수원 대외연수과)
    기념일

    기념일

    오는 6월 25일은 마이클 잭슨 사망 10주년 기념일이다. 1958년생인 그는 50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하였다. 천재적인 재능의 엔터테이너였지만, 개인적인 삶의 기복,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요즈음 그에 대한 여러가지 엇갈린 평가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작년에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는 에곤 실레의 사망 100주년 작품전이 열렸다. 클림트와는 너무나 대조되는 자신의 나약하고 갈등에 찬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마이클 잭슨보다 70여년전에 태어났지만 삶의 마지막은 너무나 비슷하게 빨리, 어쩌면 그렇게도 허망하게 지나간 것 같다. 최근에 지인 중에 한 분이 언제 서울에 오셨냐고 해서 "아마 3~4년 되지 않았을까요"라고 답했는데, 곰곰히 생각해

    김병수 외국법자문사 (쉐퍼드 멀린 서울사무소대표)
    소년을 위한 재판

    소년을 위한 재판

    소년범죄가 날이 갈수록 흉포, 잔혹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년보호제도를 바꾸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국민의 소리가 드높다. 보호처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소년들이 경각심 없이 범죄를 반복하고 있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은 또래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에 따라 형사미성년자나 촉법소년의 연령 상한을 낮추고, 특정강력범죄의 소년부 송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여러 법안이 현재 국회에서 심의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년보호재판을 담당해 온 가정법원의 한 판사가 '소년을 위한 재판'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소년 강력범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잘못된 것이라거나, 현재의 소년보호제도가 개선이 필요 없는 최선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소년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어른의 꿈

    어른의 꿈

    법조인이 되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은 시험이라는 중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많은 유혹을 참고 견디며 학업에 매진했을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인고의 생활들이 힘들기도 했지만 함께 하는 주변의 친구들과 서로 위로하며 그 시절들을 이겨냈던 것 같다. 그리고 맞게 된 합격이라는 달콤한 열매는 그동안의 고생을 잊게 해주는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 그때는 목표가 너무나 선명해서, 내가 가는 길이나 생활에 대해 고민할 여지가 별로 없었고, 그 또렷한 목표를 위해서라면 나 스스로는 물론 주변인들의 희생도 얼마든지 정당화되었던 것 같다. 지금 똑같이 학업에 매진하며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 필자는 그 시절이 행복했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설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호칭에 대한 단상

    호칭에 대한 단상

    우리 사회에서 호칭 문화는 독특하다. 동기나 친구 사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서로 이름만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회사나 공공기관 같은 조직사회에서는 이름 대신 ‘사장님’, ‘부장님’, ‘장관님’, ‘실장님’, ‘과장님’ 등과 같이 ‘직책+님’의 형식으로 부른다. 심지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도 ‘사장님’, ‘사모님’, ‘여사님’, ‘이모님’이 이름 대신 부르는 호칭이다. 검찰에서도 ‘검사장님’, ‘차장님’, ‘1부장님’, ‘김 검사님’, ‘박 계장님’이다. 차이가 있다면 상하관계에 따라 ‘님’을 붙이는지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관행은 퇴직한 후에도 마찬가지여서, 특히 퇴직 공무원은 마지막 직책이 항상 따라다닌다. 현직에 있을 때 같은 부서에서 근무를 했던 사람에게 한 번 ‘부장님’은 평생 ‘

    박영진 과장 (법무연수원 대외연수과)
    트럼프 행정부와 경제제재

    트럼프 행정부와 경제제재

    “Sanctions are coming.” 2019년 1월 2일 미국 행정부의 각료 회의에 등장한 포스터 문구이다. 작년 11월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윗트 이후에 다시 한번 등장하였다. 기원전 4세기경 고대 그리스인들이 무역제재를 처음으로 도입한 이래, 여러가지 유형으로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국제정세에 따라 그 대상 및 유형도 많이 변화하였다.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격 이전에 미국이 일본에 대해 자산동결조치를 취한 것도 역사 속에서 잊혀지고 있다. 경제제재의 주최 또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변화하였다. 지금은 세계경제의 각 4분의 1에 상당하는 미국과 유럽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재의 대상, 관련 산업, 거래 유형 등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이

    김병수 외국법자문사 (쉐퍼드 멀린 서울사무소대표)
    후견에서 상속으로

    후견에서 상속으로

    평안도 출신의 A씨(1929년생)는 한국전쟁 때 월남하여 사업과 부동산 투자로 5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았다. 비교적 일찍 상처(喪妻)하기는 하였지만 여섯 자녀를 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2012년경부터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아버지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 챈 막내아들이 A씨의 집으로 들어가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자,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나머지 자녀들이 A씨에 대한 성년후견을 청구하였다. 후견사건에서 6남매는 두 패로 나뉘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다투었다. 대법원까지 가는 치열한 공방 끝에, 전문가 후견인으로 변호사가 선임되면서 싸움은 진정되는 듯하였다. 그런데 후견심판 확정 후 2년 만에 A씨가 사망하자, 이제는 상속재산을 두고 제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상속재산분할사건과 유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유) 율촌)
    시작하는 법조인들을 위하여

    시작하는 법조인들을 위하여

    3월이다. 새해의 시작은 분명 1월인데, 오랜 학창시절의 습관 탓인지 매년 1, 2월은 유예기간일 뿐, 결국 모든 새로운 일들은 3월에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몇 년 전부터 로스쿨 제도로 변화하면서 신입 변호사들의 입사 시기도 2월에서 3월로 바뀌었는데, 그것마저도 새롭지 않고 늘상 그러했던 것 같다. 최근 입사한 신입 변호사들을 보면서 몇 가지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금번 칼럼에 실어볼까 한다. 많은 새내기 법조인들은 각자 다양한 경위로 현재와 같은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겠지만, 진로를 선택한 이상 자신이 하게 될 일에 대해 큰 꿈과 포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판사나 검사, 변호사들의 공명심 또는 정의감에 불타거나, 절대악과 싸우는 정의로운 모습이거나 또는

    설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검사와 워라밸

    검사와 워라밸

    우리나라의 장시간 근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OECD 36개 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근로시간이 긴 국가는 멕시코 밖에 없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보면 1년에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독일보다는 약 16주, OECD 평균보다도 약 8주 이상 일을 더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시간당 GDP(노동생산성)은 통계가 집계된 OECD 22개국 중 17위에 불과하고, 삶의 만족도는 OECD 회원국 가운데 28위에 그친다. 결국 시간적, 금전적 여유 모두 없으니 행복하지 않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장시간 근로는 우리나라 검사도 마찬가지이다. 형사부 검사들은 매일 끊임없이 배당되는 사건을 처리하느라 그야말로 밥 먹듯 야근을 한다. 특수부 같은 소위 인지부서 검사들도 주요 현안 사건 수사 중에는 저녁 약속을 잡는 것은커녕

    박영진 과장 (법무연수원 대외연수과)
    변화의 지속

    변화의 지속

    올해 7월 광주에서 국제수영연맹 (FINA) 주관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접했다. 미국에 있을 때 초등학교 학생들의 수영대회를 따라 다니면서 수영대회의 규칙들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고, 어찌하다가 수영 초보 Official이 되어서 턴 Judge를 하기도 하였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국제적 또는 각 국가별 통일규칙들을 자주 접할 기회가 있는 것 같다. 국제신용장통일규칙(Uniform Customs and Practice for Documentary Credits), 미국의 통일상법 (Uniform Commercial Code) 등. 그런데 앞으로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1986년경부터 국제금융계에서 기준금리역할을 해온 Libor(London i

    김병수 외국법자문사 (쉐퍼드 멀린 서울사무소대표)
    삭발자(削髮者)의 변(辨)

    삭발자(削髮者)의 변(辨)

    4·19혁명이 일어난 해인 1960년 서울대학교 학내 신문인 '大學新聞' 12월 12일자에 당시 법학과 3학년 학생이 '삭발자의 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였다. 학생회 사무실에서 대학동기 십여 명과 함께 머리를 빡빡 깎은 후 그 이유를 편지 형식으로 쓴 글이다.  "(전략) 교회가 썩고 학원이 썩고 사회는 역한 냄새로 가득 찼어도 저는 때때로 마음만 안타까웠지 손 하나 놀려보질 못했습니다. 용기가 없었습니다. 흐름을 거슬러 오를 패기가 없었습니다. 결론이 이미 내려졌는데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 우리 백성의, 특히 지식인이란 사람들의 크나큰 병폐였습니다. 남들이 한다면 나도 하고 주위의 눈치만 살펴왔습니다. 오늘 제가 친구들의 까까머리를 보고 잠자던 영혼이 깨우침을 받아

    김성우 前 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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