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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언 리스트

    검사 헌법주의(prosecutorial constitutionalism)

    검사 헌법주의(prosecutorial constitutionalism)

    현대 법치주의 국가는 '최고법인 헌법의 가치를 법규의 집행을 통하여 구현하는 국가'라고 할 수 있는데, 검사로서 계속적으로 고민한 의문이 '헌법 가치의 구현에 있어 검사는 어떤 역할과 책무를 수행해야 하며, 판사와 관계는 어떻게 설정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선진 법치국가라는 미국에서 발전한 '검사 헌법주의(prosecutorial constitutionalism)' 이론을 접하고 위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변을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검사 헌법주의는 '검사는 단순 당사자가 아닌 定議를 追求하고, 憲法을 善意로 解釋하며, 헌법이 요구하는 責務를 遵守해야 하는 獨立的 憲法의 執行者(independent constitutional enforcer)로서, 그와 같은 의무는 유죄선고에 우선시 된다'는 이

    강백신 부장검사(서울동부지검)
    '회복적 사법'과 노이슈타트(새출발)

    '회복적 사법'과 노이슈타트(새출발)

    범죄 피해자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범죄자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새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한 연구에 의하면 피해자에게는 "범죄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앞으로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용서할 수 있다"는 심리가 있다고 한다고 한다. 범죄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죄, 배상과 용서가 이루어진다면 재범률은 낮아지고 피해자의 안전도 보장될 수 있다. 기존 형사사법절차에서는 범죄와 관련이 없었던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이 절차의 주체가 되어 유무죄와 양형 판단을 한다. 이에 대비하여 범죄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 즉 피해자와 범죄자, 가족들이 대화나 회합을 통해 범죄 피해를 회복하고 범죄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회복적 사법'이라고 한다.유엔은 2002년

    정준영 부장판사(서울고법)
    홍콩에서 온 왕 선생

    홍콩에서 온 왕 선생

    매튜를 알게 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해 주고 이번에 중임 등기를 신청할 때가 되었으니 말이다. 5년 전부터 매년 NIPA에서 주관하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 참여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법인 설립을 해 오고 있는데, 매튜도 거기 참여한 팀 중 하나였다. 상위 20개 팀에게는 정착금이 지원되는 행사라 매년 세계 각국에서 60여 개의 벤처 업체가 한국에서 창업을 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나는 정말 원도 한도 없이 온 세상 사람들과 이상한 영어로 대화하며 법인 설립을 해 주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에 대한 호불호가 생기게 되었다. 매튜와 친하게 된 것도 사실 한 팀이 심하게 불만을 제기해서 힘들어 하던 나를 그가 위로해 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재욱 법무사(서울중앙법무사회)
    우리 사회의 파잔(phajaan)

    우리 사회의 파잔(phajaan)

    태국, 라오스, 베트남, 인도 등에서 관광업이나 노역에 이용하기 위해 야생의 새끼 코끼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밧줄로 결박하거나 나무틀에 가둬둔 채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야생성을 버리도록 길들이는 의식을 '파잔(phajaan)'이라 한다. 주로 생후 2년이 되지 않은 새끼 코끼리나 4~5살에 이르는 어린 코끼리를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데 심지어 열흘정도 굶기는 것이 수반된다. 폭력에는 단순히 몽둥이찜질 뿐 아니라 '불훅(bullhook)'이라는 꼬챙이로 찔러 고통을 가한다. 이러한 의식을 통해서 코끼리에게 탈출의 의지를 말살하고, 무력감을 학습하게 하여 결국 야생성을 잃고 사람의 말을 따르게 하는 것이다. 살아남은 코끼리는 평생을 서커스에 동원되거나 '코끼리 트래킹'이라는 명목으로 관광

    이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정진)
    미국 형사법집행에서 수직적 권력분립

    미국 형사법집행에서 수직적 권력분립

    미국 유학 시절 백악관과 법무부(DOJ)의 관계에 대한 공부를 하던 중, '헌법에 따른 수직적 권력분립 원리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몇 장면이 있었습니다. 우선,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라는 미드에서, 백악관이 러시아 테러리스트에게 군에 의한 공격을 준비하던 중 범인이 미국인으로 확인되자, 야당에서 '군의 자국민 공격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음'을 이유로 소를 제기하고 법원에서 공격중단 판결을 하려는 순간, 보좌진 한 명이 '법에 따른 권한행사'를 떠올리고 이어서 FBI가 지휘권을 넘겨받아 공격을 실행하는 것이었습니다.다음으로, 당선 직후 충성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임스 코미 FBI국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FBI가 회원인 국가

    강백신 부장검사(서울동부지검)
     '회전문 범죄'와 치유법원

    '회전문 범죄'와 치유법원

    '회전문 범죄'는 처벌받고 교도소 문을 나오자마자 회전문에 갇힌 것처럼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계속 들락날락하는 것을 빗댄 말이다. 회전문 범죄의 원인이 알코올이나 약물 의존 때문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재범률을 낮출 수 있을까? 엄벌주의는 중요한 대처방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범죄의 원인을 치료하고 피고인이 스스로 자제력을 키워 책임감 있는 시민이 된다면 재범률은 감소할 것이다. 매서운 바람은 나그네로 하여금 옷을 당겨 입게 하고 태양은 나그네로 하여금 옷을 벗게 만든다는 우화도 있지 않은가. 1980년대 말 미국에서 회전문 범죄에 대한 대처방안의 하나로서 시작된 '치유법원(treatment court)'은 현재 미국 전역에서 3500개가 넘는다. 치유법원은 약물이나 알코올 의존성 범죄로 기

    정준영 부장판사(서울고법)
    초코와 나

    초코와 나

    초코가 우리 식구가 된 데는 사연이 좀 있다. 8살 딸이 강아지 타령을 했지만 우리 부부는 '이 좁은 집에서 개만은 안 된다'는 암묵적 합의 하에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개 바람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불안한 평화를 깬 건 바로 나였다. 누가 "키우던 강아지를 부모님이 싫어해서 -왜 싫어했는지는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잘 키워줄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길래 덥썩 받았다. 그 개는 비글이었는데, 스누피처럼 귀엽고 영리한 이 개를 키우면 딸이 좋아할 상상에 저질러 버린 것이다. 그런데 예방접종을 위해 찾아간 동물병원 원장님은 우리가 개를 한 번도 키워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어두운 표정으로 "어차피 곧 아시게 되겠지만…"하면서 비글의 양면성을 담담하게 알려주셨다. 그 후로

    이재욱 법무사(서울중앙법무사회)
    박수 받고 떠나는 리더

    박수 받고 떠나는 리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76) 총리가 9월 26일 총선을 끝으로 16년 집권의 마침표를 찍고, 31년 정치 인생에서 퇴장하였다고 한다. 그에 대해서는 많은 수식어가 붙어 있다.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연소 독일 총리', '최장기간 재직 총리' 등이다. 특히 그에 대한 수식어 중 '엄마의 리더십'이라는 말이 유독 눈길을 끈다. 물론 다른 정치 체계와 역사를 가진 독일의 현 상황을 우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을 바라보면서 '박수 받고 떠나는 리더'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기간 동안 11%대에 달한 실업률을 3%대로 낮추었고, '유럽의 환자'라고 불린 독일을 '유럽의 엔진'으로, 유로존 경제위기 때는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이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정진)
    '내용부인' 제도 遺憾(下)

    '내용부인' 제도 遺憾(下)

    내용부인 제도의 '보완책 없는 확대 적용'의 더 큰 문제점은 현실적으로 '소추역량의 중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법정의 전장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전투에서 '피의자 진술'이 가장 강력한 무기의 하나임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인데, 전장에서 소추권자에 의한 최강 무기 활용 수단이 불가역적으로 봉쇄된 것입니다.권력을 악용하여 흑을 백으로 바꾸거나 자기편 비리를 수사했다고 소추기관을 와해시켜 버릴 정도의 힘을 가진 거악과의 공방에서 최강 화력의 사용이 제한된 소추권자의 진실 규명의 여정이 기구험로(崎嶇險路)가 될 것임은 명백합니다.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필부필부의 민생범죄 소추에는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나 막강 화력의 권력자의 거악 규명에는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입니다. 결국 법망을

    강백신 부장검사(서울동부지검)
    '오징어 게임'과 천 원짜리 평등

    '오징어 게임'과 천 원짜리 평등

    '오징어 게임'(황동혁 감독)이 화제다. 오징어 게임의 주관자는 수퍼리치들의 재미를 위해 사회에서 좌절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외딴 섬의 어떤 시설로 데려가 목숨을 건 게임을 시키고, 살아남은 승자가 모든 상금을 차지하도록 한다. 극중 프론트맨(이병헌 분)은 게임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세계에서 여러분 모두는 평등한 존재이며 어떠한 차별도 없이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456명의 참가자들에게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더라도 각자가 가진 개인적 조건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게임 과정이 공정할 수 없고 결과 역시 정의롭지 않다. 그래도 게임은 진행되고 승패가 갈린다.프론트맨의 대사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법 앞의 평등'은 궁극적

    정준영 부장판사(서울고법)
    Memento Mori

    Memento Mori

    법무사가 하는 많은 일 중에 상속등기가 있다. 여기에는 상속인의 범위를 소명하기 위해 피상속인의 '제적등본'을 첨부한다. 제적된 호적이란 뜻의 이 장부는 2005년 호주제가 폐지됨에 따라 시행된 가족관계등록법에 의해 2008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당시 호적에 기재되었던 사항은 가족관계등록부로 이관하고 기존의 호적부는 제적부라는 명칭으로 보존하면서 상속등기에 필요한 서면으로 여전히 살아 있게 되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달리 제적등본은 호주를 중심으로 한 모든 구성원의 출생과 사망, 혼인과 이혼, 입양과 분가 등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그 기록은 일제 강점기의 창씨개명이나 당시 일왕의 연호가 적혀 있는 것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이런 오래된 기록들은 날려쓴 한자로 기재되어 있어서 이를 해독하

    이재욱 법무사(서울중앙법무사회)
    "나라 지키라고 군대 보냈더니"

    "나라 지키라고 군대 보냈더니"

    최근 넷플릭스를 통하여 방영된 드라마 'D. P.'가 한참 화두에 오르고 있다. 군대 내에서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를 DP(Deserter Pursuit)라 부른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국방부는 드라마 속의 실제 병역 모습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 후폭풍이 적지 않은 듯하다. D. P.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드라마 속 탈영병의 부모가 '나라 지키라고 군대 보냈더니' 왜 우리 아들이 탈영병이 되었는지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나라 지키라고 보냈더니…." 지난 수년간 무수히 많이 들었던 말이다. 3년 전부터 국방부 전공심사위원으로 2달에 한번 가량 전공심사에 참여하고 있다. 복무 당시 사망하거나 질병을 얻은 경우 사망자, 부상자에 대하여 심사를 통하여 '순직'여부나 '공상

    이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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