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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가정,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가사재판을 위하여

    건강한 가정,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가사재판을 위하여

    “판사님 너무 억울합니다. 철저히 조사해 주세요!” 법정에서 이런 말 들어보지 않은 판사는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재판제도는 ‘변론주의 원칙’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 당사자가 스스로 주장을 하고 증거를 찾아야 한다. 판사가 알아서 ‘조사’해줄 권한이 없으니, 이런 말을 들으면 난감하다. 근대 재판의 대원칙인 변론주의를 세계 각국이 채택·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힘으로는 실체진실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신의 영역으로 여겨졌고, 변론주의는 법관이 신이기를 포기하는 대신 당사자가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간 결과이다. 필자는 작은 법원에서 영장과 가사재판을 하고 있다. 가사재판은 최근 들어 큰 변화를 거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가정

    김종복 목포지원 부장판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실손해액의 배상만으로는 피해구제가 충분치 못하였고, 이로 인하여 실손해액보다 고액의 배상액을 부과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오래되었다. 그러나 공·사법 구분이 엄격하지 않은 영미법계 국가에서 발전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전보적 손해배상에 입각한 우리 법제에 이질적이라는 주장이 대세였고, 우리 법원도 이 제도가 공서양속에 반할 수 있다는 입장의 판결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1년 하도급법의 개정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이 우리 법제에 처음 도입된 이후로 기간제법, 파견법, 신용정보법, 개인정보보호법, 대리점법, 정보통신망법, 제조물책임법, 가맹사업법 등 총 9개 법률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제도화되었

    홍완식 교수 (건국대 로스쿨)
    '시민군’과 ‘무기소장권’ 그리고 ‘6·25’

    '시민군’과 ‘무기소장권’ 그리고 ‘6·25’

    미국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사고가 발생한다. 1968년 이후 총기사고로 사망한 미국인이 미국이 참전한 모든 전쟁에서 사망한 미국인보다 많다는 주장이 사실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총기규제법안이 제대로 통과되지 않고 있다. 전미총기협회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법률가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 헌법이 시민의 무기소장권(the right of the people to bear Arms)을 보장하고 있고, 그 헌법적 의미가 중대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무기소장권 관련 규정의 도입부에는, “A well 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란 구절이 있다. 자유국가를 지키는데 있어 (군·경이 아니라)

    전재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부정성 효과

    부정성 효과

    임상심리학자인 엘리자베스 루카스(Elisabeth Lukas) 박사가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15%가량의 상한 딸기가 섞여 있는 두 개의 바구니에서 한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상한 딸기를, 다른 그룹에게는 싱싱한 딸기를 고르게 한 후 싱싱한 딸기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말해보라고 했다. 싱싱한 딸기를 골라낸 그룹의 아이들은 거의 정확한 답을 내놓았지만, 상한 딸기를 골라낸 아이들은 싱싱한 딸기의 양을 실제보다 훨씬 적다고 대답했다. 어른들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도 그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라고 하는데, 긍정적인 정보와 부정적인 정보가 동일한 양과 강도를 가지고 있을 때 사람들이 전자보다 후자에 가중치를 두어 대상을 평가하는 심리현

    홍종희 지청장 (공주지청)
    피곤한 판사, 행복한 판사?

    피곤한 판사, 행복한 판사?

    운동 시작한 지 3일째! 그간 행실에 비춰보면 기적이다. 나이 탓인지 하루가 다르게 피곤한 판사가 돼가는 것 같아 반성과 함께 여러 생각이 스친다. 판사가 일을 쉽게 하려면 ‘예전부터 정해져 온 틀’에 맞춰 기계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면 된다. 허나 법학도 시절부터 귀에 박히도록 들어온 것이 판사는 우리사회 다수의 이익 때문에 소외된 ‘소수자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는 말이고, 판사들은 이를 가훈처럼 품고 산다. 그런데 그 예전부터 정해져 온 틀이라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다수의 의사와 편의에 맞춰진 것이기 십상이다. 일례로 사적자치·계약자유의 원칙! 계약주체는 자기 의사에 따라 계약을 했으니 계약내용대로 모든 책임을 지라는 원칙이다. 연혁적으로 우리 법질

    김종복 목포지원 부장판사
    끼어들기와 새치기

    끼어들기와 새치기

    “음주·난폭·얌체운전 out!”이라고 버스에 쓰인 문구가 눈에 띈다. 음주운전을 단속하고 처벌한 지는 오래되지만, 난폭운전을 강력히 처벌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은 2016년 2월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서이다. 중앙선 침범이나 안전거리 미확보, 정당한 사유없는 소음발생 등 난폭운전에 해당하는 9개의 행위를 열거하고, 둘 이상의 행위를 연달아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 또는 반복하여 다른 사람에게 위협 또는 위해를 가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얌체운전이라고 할 수 있는 행위는 다양하고 그 의미가 불명확하지만, ‘끼어들기’나 ‘꼬리물기’ 등이 대표적인 얌체운전이라고 볼 수 있다. 끼어들기나 꼬리물기를

    홍완식 교수 (건국대 로스쿨)
    Zimmerman 사건과 지도자의 역할

    Zimmerman 사건과 지도자의 역할

    2012년의 일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 어느 마을, 자경단(自警團) 소속 백인(Zimmerman)이 귀가하던 10대 흑인 아이를 총으로 쏴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일부 방송에서 그 재판과정 전부가 생중계되었다. 증인들의 증언, 검사와 변호인의 주장을 일반 시청자들도 소상히 알 수 있었다. 피고인이 정당방위 주장을 하였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과잉방위에 불과해 보였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신체적 위험을 느꼈다고 판단했고, 주법('Stand Your Ground' statute)에 따라 총기 사용을 ‘정당방위’로 인정, 무죄평결이 선고되었다. 우선, 형사재판을 방송으로 생중계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찬반양론이 있겠지만, 국민들의 알권리와 건강한 정

    전재민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소년을 위로해줘

    소년을 위로해줘

    어느 시구(詩句)처럼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가 우리를 유혹하는 오월, 이맘때면 알록달록한 풍선과 달콤한 솜사탕 내음,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놀이동산과 엄마아빠의 가슴에 달린 서툰 솜씨의 카네이션 코사지가 떠올라 덩달아 설레고 행복해진다. 새삼 가정의 소중함이 강조되는 시기가 되니 가정해체나 불화와 같은 불우한 경험에 노출되며 범죄를 저지르고 검사실에 불려왔던 많은 소년들이 기억난다. 그들은 누군가 알아주기만 한다면 어떤 행동이든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년 비행의 요인으로 가정에서 충족되지 않은 애착관계나 애정관계, 인정욕구를 꼽는다. 부모의 정서적 결함과 스트레스 및 부재, 자녀 교육 실패 등 가족환경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

    홍종희 지청장 (공주지청)
    입법의 중요성

    입법의 중요성

    최근 대법원은 218억원의 재산을 기부받은 공익재단에 140여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장학재단설립 등 기부행위를 위축시키는 현행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대법원은 주한미군 면세담배를 일반인에게 4억7천만원 상당 판매하여 기소된 자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면세담배 불법유통을 근절해야 한다는 점은 이미 지적되고 있었고 일부 입법적 보완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이러한 판결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원천적으로 입법의 미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현행 법률인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특별법'은 남해안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이 2006년 남해안균형발전법안과 남해안발전특별법안 등을 발의한 것에서 비롯되었

    홍완식 교수 (건국대 로스쿨)
    '샌드위치 맨(Sandwich Man)'의 진정한 유래

    '샌드위치 맨(Sandwich Man)'의 진정한 유래

    '샌드위치 맨(Sandwich Man)'이란 몸 앞뒤로 광고판을 달고 다니는 사람, 흔히 1인 피켓 시위를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앞뒤로 광고판을 매단 모습이 샌드위치 같다는 데서 유래된 표현이다. 법원청사나 검찰청사 인근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랑곳 않고 1인 시위를 하는 샌드위치맨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10년도 더 된 일이다. 필자가 인천지역에서 근무할 때 그곳 검찰청에는 아주 유명한 민원인 아주머니가 있었다. 당시 검찰청에 근무하는 검사 중 이 아주머니로부터 고소를 안 당한 검사가 없을 정도였다. 생업을 전폐한 채 매일 아침 수사 검사와 결재자인 부장검사를 고소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고소가 각하되면 고소를 각하한 검사를 다시 고소하고, 급기야 지휘라인에 있는 검사장, 더 나아

    전재민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서명날입(?)

    서명날입(?)

    유부남인 甲男이 이혼녀인 乙女를 상대로 차용금 1000만원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다. 甲男이 결정적인 증거라며 제출한 갑1호증에는, 각서라는 제목과 함께 ‘절대 잊지 않고 꼭 갚겠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희한하게도 각서 말미 서명 옆에는 도장이나 지장 대신에 빨간 립스틱의 입술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사정은 이렇다. 동호회에서 만나 정분이 난 甲男과 乙女는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왔다. 어느 날 乙이 시름에 잠겨있어 자초지종을 물으니 급히 1000만원이 필요한데 도저히 마련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甲은 호기 있게 자신이 해결해 주겠다며 1000만원을 마련하여 건네주었다. 대부분의 불륜이 이르는 결말처럼 이들도 얼마 후 파탄을 맞게 된다. 甲은 빌려준 돈이니 돌려달라고 청구한다. 乙은 대

    정재헌 부장판사 (수원지법)
    마키아벨리의 고백

    마키아벨리의 고백

    얼마 전 딸아이가 수업 중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관한 토론을 하였다며 정치적 지도자의 도덕성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물어왔다. 국익을 위해서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국제정세에서 “정치의 사명은 도덕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는 마키아벨리의 말도 상당히 매혹적이지만, 국정농단 사태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이 되니 다산 정약용의 “백성이 잘 살려면 지도자가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아무리 좋은 능력도 도덕성을 갖추지 않으면 백성에게 해가 된다. 도덕성을 가진 후라야 전문성도 개혁성도 가치가 있다”는 말이 오히려 설득적이라고 딸아이에게 대답해 주었다. 정치적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최근 한 언론사가 차기 대선 주자에게 바라는

    홍종희 지청장 (공주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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