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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서초포럼 리스트

    화양연화(花樣年華)

    화양연화(花樣年華)

    ECCC의 전심재판부는 지난 9월말 마지막 사건을 선고함으로써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개인적으로 부임한 지 6년여 만에 마침내 사건을 모두 처리하게 되어 감개무량한 측면도 있지만 캄보디아에서 보낸 짧지 않은 세월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스스로 되새겨 보지 않더라도 그간 세계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인턴으로 지원하여 같이 일했거나 인터뷰 등을 요청하는 젊은 법률가들에게 왜 이런 일을 해 오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여야 할 기회가 자주 있었다.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가 합의한 ECCC의 설립 목표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사건 중 하나인 크메르 루즈의 범죄에 대하여 책임자를 밝혀내어 합당한 처벌을 하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처벌을 받았거나 재판 중인 사람들의 숫자가 극히 적다는 점에서 보면 위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양육비 산정기준표 개정에 관한 단상

    양육비 산정기준표 개정에 관한 단상

    서울가정법원은 2021년 11월 5일 양육비 산정기준표의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2012년 5월 30일 양육비 산정기준표가 제정·공표된 후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 개정이 있었으니 이제 세번째 개정이다. 민법은 부부가 이혼할 경우 양육비 산정의 구체적인 기준이나 산정방법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이혼하는 당사자가 양육비 합의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법원의 양육비 결정에도 많은 기간이 소요되어 합리적인 양육비의 산정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가정법원이 마련한 양육비 산정기준표는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혼 전·후 당사자들이 양육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개정되는 양육비 산정기준표는 부모 합산 소득 구간을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미생과 완생 그리고 약팽소선(若烹小鮮)

    미생과 완생 그리고 약팽소선(若烹小鮮)

    인생의 축소판인 바둑에서 한 집이 나면 미생(未生)의 삶이고, 두 집이 독립적으로 나야 완생(完生)의 삶이 된다는 사활의 공식이 있다. 의식주의 하나에 속하는 주거의 안정은 행복한 삶의 조건이다. 주거의 불안정 문제는 정부의 정책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이다. 주거정책의 기본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주거기본법 제3조를 개정하여 1세대가 1주택을 보유·거주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주거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여당 국회의원에 의하여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 중이다. 1세대에 1주택 보유 강제는 인간의 주택 소유의 다양한 가능성과 더 나은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를 차단하고, 오히려 고급 아파트나 주택으로 몰리는 기현상과 지방주택의 가격하락 등 심각한 부작용

    김용섭 교수 (전북대 로스쿨)
    리걸클리닉(Legal Clinic)

    리걸클리닉(Legal Clinic)

    리걸클리닉(Legal Clinic: 법률임상수업)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교수나 실무가(변호사 등)의 지도 아래 학생들로 하여금 의뢰인을 위한 상담, 법률 자문 또는 소송 등을 수행하면서 실무적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의 목적상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법률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떨어지면서 수험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임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여 법률문제를 안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법률지원에 참여하겠다고 마음먹은 학생들이 대견해 보인다.우선 리걸클리닉을 수행하려면 법률지원을 받을 의뢰인을 찾아야 하는데, 2년 동안의 코로나 상황으로 대면수업을 하기 어려운 상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헌법을 다시 읽어 보자

    헌법을 다시 읽어 보자

    변호사로서 일을 해 오면서 피부로 느끼는 변화 중 하나는 압수수색 현장에 변호사들이 대거 참여하여 대응하는 사례가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압수수색이 있게 되면 기업으로서는 당혹감을 넘어 현장에서 그 대응에 허둥지둥하게 된다. 현장의 압수수색은 수사기관이 스스로 압수대상을 찾는 것 외에도 피압수자가 압수대상을 찾아 건네야 하는 상황도 있어 법적 대응이라기 보다는 사실적 대응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 압수수색영장 청구건수는 31만 6611건, 발부건수는 28만 8730건으로 영장 발부율은 91.2%라고 한다. 여기에 일부 발부율 7.8%를 포함하면 압수수색영장의 발부율은 99%에 이른다. 인터넷 포털의 경우에도 작년 네이버와 카카오등의 계정 386만 6000개의 정보가 제공되었다고 한다. 이는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형사재판 기피

    형사재판 기피

    법정에 서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꺼려지는 일이다. 생사여탈이 달린 형사재판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요즘엔 재판을 주재하는 판사에게도 형사는 절대 피하고 싶은 재판이 되었다. 법관인사와 사무분담에서 형사재판을 피하기 위한 치열한 두뇌싸움과 아슬아슬한 긴장관계가 생겨날 지경이다. 법치국가에서 사적 복수는 금지되고 국가가 독점적인 형벌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형사재판은 사법의 핵심 징표이고, 형사재판이 바로 서지 않는 한 사법에 대한 신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 출발점에는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판사가 있다. 주어진 일에 대한 법관의 성실함을 믿는다 할지라도, 마지못해 떠맡은 일과 흔쾌히 떠안은 일이 같을 수 있을까.사법정책연구원에서 법관 업무부담과 관련하여 민·형사에 대한 선호도를 조

    홍기태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변호사시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다보니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김남국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 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2가지이다. 첫째, 현행법은 변호사시험 응시기회를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5년 이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도록 제한하며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에만 유일하게 예외가 인정되고 있으나, 출산이나 질병 등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응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고려하여 응시기간 5년 이내라는 제한을 없애고 그냥 5회까지 응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5년 이내에 5회만'의 응시기회로 더 이상 응시할 수 없게 된 분들에 대한 구제방안이 없으며, 더구나 5회까지 응시하여 불합격한 수험생들은 앞으로도 평생 응시금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인맥지수

    인맥지수

    로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던 때다. 갑자기 어떤 지방법원의 형사사건을 맡아 달라는 전화가 심심찮게 오기 시작했다. 공정거래, M&A 등 기업자문을 하던 나로서는 뜻밖의 일이었다. 알고 보니 그 법원의 형사단독 판사 한 분과 내가 사법연수원 기수, 출신학교, 나이 등이 비슷해서 변호사 소개 사이트의 '인맥지수'가 99점이나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친한 분이기도 했다. 형사는 전문분야가 아닌 데다가 로펌에 소속된 몸이라 수임이 어렵다고 일일이 거절했지만, 꼭 맡아 달라는 부탁 너머에서 인맥지수 99점 변호사에 대한 비릿한 기대가 느껴졌다. 같은 지역에서 자라거나 같은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직접적으로든 한 다리 건너서든 다양한 인연을 맺게 된다. 서로 어울려 놀고 다투고 공부하면서, 함께 추억을 쌓기

    천경훈 교수 (서울대 로스쿨)
    Sense and Sensibility

    Sense and Sensibility

    2018년 두 개의 대법원 판결(2017두74702, 2018도7709 판결)에서 등장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를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듯 하다. 대법원이 이 개념을 이용하여 하급심의 사실 인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그 의미가 모호하고, 번역에도 문제가 있으므로 다른 용어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용어의 유래에 대해서는 대체로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여성대회를 시초로 보는 입장이 다수이고, 영어 원문에 대해서는 'gender sensitivity'로 보되, '성인지적 관점'으로 통상 번역되는 'gender perspective'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논의들은 국제적으로 오래 전부터 확립된 젠더 평등을

    백강진 재판관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재판과정의 정확한 기록 - 조서 위의 진실

    재판과정의 정확한 기록 - 조서 위의 진실

    오랜 기간 법정 공방으로 지친 사건의 어느 변론기일에서 상대방이 재판 중에, 그것도 재판장님의 질문에 답변하는 중에 중요 사실을 자백하였다. 상대방이 계속 부인해오던 것이었기 때문에 그 자백 진술을 듣는 순간 소리를 지를 뻔하였다. 그런데 다음 기일 변론을 준비하기 위해 직전 변론조서를 확인한 순간, 상대방이 했던 진술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는 것을 보고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당한 시간 법정 다툼 끝에 상대방의 구술 자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서에 그러한 내용이 한 줄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실무관에게 문의하였으나, 별다른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준비서면에 그에 대한 주장을 하였으나 판결문에는 상대방의 자백 부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항소심에서 "상대방이 해당 사실을 법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누가 수사를 하나

    누가 수사를 하나

    올해부터 수사권조정에 따라 검찰의 수사개시범위가 대폭 줄어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는 일부 범죄에 대해 우선 수사권이 주어졌다. 그런데 연초에 'LH 부동산투기사건'이 터졌고 누가 수사를 해야 하는지가 문제되었다. 결국 경찰이 수사를 맡고 검찰은 협력하는 것으로 조정되었는데, 얼마나 성과가 있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근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다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이 터졌다. 또 누가 수사하는지가 문제되고 수사기관마다 고발장이 쌓였다. 고발사주 사건은 검찰에서 많은 검사가 투입되어 수사하던 중 검사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공수처에 이첩되었다. 대장동 사건은 국민여론이 날로 악화된 후에야 누군가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록을 들고 들어갔기 때문인지 검찰에서 수사를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스마트계약, 스마트유언

    스마트계약, 스마트유언

    근래 한 번쯤 스마트계약이란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스마트계약에 대한 정의는 통일되어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계약의 체결 및 이행이 자동화되어서 불이행의 문제를 남기지 않는 계약이다. 스마트계약의 원형(prototype)으로 자동판매기를 들기도 한다. 자동판매기는 돈을 넣고 물건을 선택하는 순간 바로 물건이 나오도록 설계되어 불이행의 문제를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적인 모습으로는 건물 임대차계약이 스마트계약으로 이루어지는 사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임대인이 프로그램 코드로 계약 조건을 설계하여 플랫폼에 공개하고 임차인이 그 조건에 따른 보증금과 월세를 암호화폐로 지불하면 자동적으로 임차인의 스마트폰으로 건물 열쇠가 발급되어 임차인이 즉시 건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스

    정소민 교수 (한양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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