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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서초포럼 리스트

    서면심리주의의 잔재

    서면심리주의의 잔재

    대법원은 2016년 6월 1일 사실심 충실화와 기록 경량화의 조치로서 민사재판에서 준비서면, 상고이유서 등의 분량을 제한하는 내용의 민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개정안의 요지는 사실심에서 제출하는 준비서면, 상고심에서 제출하는 상고이유서·답변서 등의 쪽수를 30쪽 이내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준비서면 등의 쪽수에 관한 아무런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방대한 분량의 준비서면 등으로 효율적 심리가 저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사정을 고려하면 충분히 공감이 되기도 한다. 이미 2007년 11월 28일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하면서 준비서면의 제출횟수, 분량, 제출기간 및 양식 등에 관한 협의 및 합의에 관한 근거규정(제70조 제4항)을 신설한 바 있다. 그러나 실무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행정입원, 사법입원

    행정입원, 사법입원

    최근 발생한 강남역 사건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우연히 그 시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으로 인해 죽음을 맞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저지른 '묻지마 범죄'로 결론을 내리고, 강제 행정입원 조치를 대책으로 내놓았다. 이에 대하여 국가인권위는 '사회적 논의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ㆍ배제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언론보도에 나온 대검찰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 3년간 (2012~2014년) 발생한 '묻지마 범죄' 163건의 발생원인으로는 '정신질환'(59건, 36%)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정신장애인에 의한 '묻지마 범죄'에 노출되어 있고, 특히 약자인 여성과 아동의 경우 언제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가습기살균제 범죄

    가습기살균제 범죄

    정치적, 종교적, 이념적 목적을 위하여 폭력을 사용하거나 위협하는 행위를 테러리즘(terrorism)이라고 한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한 프랑스 혁명기에는 그 대상이 정치적 반대파라고 뚜렷하게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대상이 무고한 시민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총기류와 폭탄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충격과 공포를 줄 수만 있다면, 화학물질, 대중교통 등을 가리지 않는다.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 사건, 2001년 미국 9.11 사태가 그 예다. 테러는 그 성격상 철저한 사전 준비를 갖추고 은밀하게 시도된다. 대개 이념을 같이 하는 정교한 조직이 배후에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하여, 테러라는 말을 쓰더라도 단독으로 자행되는 대규모 살상행위의 경우 혼동이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법조비리는 활화산인가

    법조비리는 활화산인가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예우를 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 받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받는 쪽인 전관변호사나 법조브로커에게만 화살을 돌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접대의 대가이든, 각종의 인연이 작용했든, 잠재적 동업자의식을 가졌든 정의를 거래한 현관(現官)에게 돌을 던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거액의 수임료를 챙겨 돈은 있지만 힘은 없는 전관변호사 몇 명만 혼내고 말 모양새다. 그러면서 검찰이나 법원 모두 실효성도 없는 재탕, 삼탕의 근절책을 내놓고 마무리할 것이다. 온정주의와 동료의식이 버무려져 축소, 왜곡, 꼬리 자르기로 적당히 덮어 버릴까봐 조바심이 난다. 전관변호사만 징계하고 처벌한다면 예우를 해 준 현직은 없었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장외변론이나 전화접촉, 만남은 있었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퇴직판사와 전관예우

    퇴직판사와 전관예우

    우리 법조계는 여전히 전관예우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4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변호사의 90%는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또 80%는 '전관예우가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선 2011년 법무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4%가 '소송이 발생하면 판·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밝혔고, '전관예우와 관계없이 전문성 있는 변호사를 선택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40%에 불과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013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존경받는 법조 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와 평생법관제를 통해 전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전관예우의 치유책"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대법원은 2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변호사 소개료 수수와 탈세 관행 속히 척결돼야

    변호사 소개료 수수와 탈세 관행 속히 척결돼야

    전화가 걸려 왔다. "내가 아는 사람이 피의자로 억울하게 고소를 당했는데, 상담하러 들를 예정이다. 사건을 소개해 주면 소개료를 받을 수 있느냐?" 고질적이고 뿌리 깊은, 부끄러운 행태에 관해 질문을 받고 보니, 당혹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20여년 전 모 지방에서 검사로 근무하던 중 법조부조리의 실태를 확인하고, 그 지역 변호사님들께 협조를 요청해 그 분들 모두 앞으로는 소개료를 지급하지 않기로 서약서를 작성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서약서가 휴지조각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퇴직 후 변호사로 새출발하면서 "법조계에 널리 퍼져있는 소개료 관행에서 과연 나는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고민을 했다. 어떤 선배 변호사님께서 개인 법률사무소를 시작하셨는데, 평소의 대쪽같은 성품대로 소개료를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떠나보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떠나보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만개한 꽃들과 따사로운 햇살 속에 봄이 차고도 넘친다. 이때쯤 되면 습관처럼 지나간 첫 사랑이 찾아와서 따스함 속에 아련함을 남긴다. 봄에 떠났기에 떠난 계절에 다시 찾아오는 것일까. 상처받기 싫어서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었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잊어야 한다고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부족한 사람을 만나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봄마다 찾아오는 낯설지 않은 이 아련함이 결코 싫지 않다. 이제는 떠나보낼 때도 되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아름답기 때문이리라. 이처럼 애잔하지만 아름다운 추억과 꽃향기 속에 보내는 봄에 결코 아름답지 못한 추문이 들려온다. 전관예우와 법조브로커, 상상을 초월하는 변호사 수임료라는 자극적 소재들로 가득 찬 법조비리 스캔들이다.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말의 가치

    말의 가치

    "이 안에 너 있다." 이 간단한 대사가 얼마나 절절한 사랑 고백인지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2004년)을 본 사람은 안다. '이', '안', '너', '있다'라는 단 4개의 가치중립적인 단어로 언어가 할 수 있는 예술미를 보여 주었다. 소설가 지망생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변신한 김은숙은 그녀가 손을 댄 드라마마다 유행어를 만들었다. "길라임 씨는 몇 살부터 그렇게 이뻤나?"(시크릿 가든, 2010년), "짝 사랑을 시작해보려고 해요. 댁을. 사양은 안 하는 걸로"(신사의 품격, 2012년), "뭘 받지마? 내 마음, 그러면 꽃 할래?"(상속자들, 2013년). 모두가 간단, 명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과 맥락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까닭에 대사는 완결된 시 한편이 된다. 올해 대히트를 기록한 '태양

    윤배경 변호사 (법무법인 율현)
    정책결정과 예측가능성

    정책결정과 예측가능성

    이번 어린이날은 느닷없이 연휴가 되었다. 어린이날이 공휴일이나 토요일이어서 대체공휴일이 적용되어 연휴가 된 것도 아니다. 갑작스레 어린이날 다음날인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4일이나 연휴가 되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이유로 '내수진작에 의한 경기부양'을 들면서 경제적 효과에 대한 전망수치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러니 적어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문외한으로서 달리 할 말이 없다. 국가경제에 관한 문제인데도 정부가 나서서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것도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건의로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무회의에 상정하여 4월 28일 국무회의의 의결에 따라 지정되었다. 임시공휴일 8일 전의 일이다.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위를 보면 정부의 정책결정이 얼마나 자의적(恣意的)이고, 단견(短見)인지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오대산 선재길에서

    오대산 선재길에서

    얼마전 법인 행사의 일환으로 오대산 선재길을 다녀왔다. 1400여년 전 신라의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얻은 부처님 사리를 적멸보궁에 안치하기 위하여 걸었다고 하는 길. 자장율사가 창건한 월정사에서 시작하여 상원사로 올라가는 이십여 리의 길은 고즈넉한 맛과 함께 깊은 산중이라 그 존재를 연상하기가 쉽지 않은 강을 품고 있어 흘러가는 물길을 보며 세월을 낚을 수도, 속세의 염을 떨칠 수도 있는 길이다. 계곡이라기에는 그 넓이가 인간의 발길로 쉬이 건너뜀을 허락하지 않아 마땅히 강이라고 불러야 할 물길을 거슬러 길은 위로 올라가고, 한 발 한 발 위로 갈수록 속세와는 점점 멀어져 간다. 아마도 그렇게 올라가며 흘러 내려가는 강물에 세상의 근심과 속세의 때를 씻는 것이리라. 오랜 세월 얼마나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한국수화언어법 시행, 인권신장 계기 되길

    한국수화언어법 시행, 인권신장 계기 되길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국어로 소통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국민 가운데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은 27만 명이 넘는다. 청각장애와 언어장애 등으로 언어장벽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각성을 알지 못한다. 언어 소통의 곤란에 따른 고통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 추구권에 심각한 침해를 야기한다. 유엔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 따르면, 협약 당사국은 장애인이 선택한 모든 의사소통 수단을 통하여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얻고 전파하는 자유를 포함한 의사 및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도록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수어의 사용을 인정하고 증진해야 한다. 장애인복지법에는 장애인이 국가·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치·경제·사회·문화, 그 밖의 모든 분야의 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규정하고

    이건리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시민단체의 신뢰성

    시민단체의 신뢰성

    시민운동의 절정기가 있었다. 시민단체의 신뢰도가 정부보다도 훨씬 높은 적이 있었다. 민주화시대 이후 경실련을 시작으로 환경운동연합과 참여연대가 출범하며 대중적 전문운동시대가 열렸다. 시민의 힘으로 민주적 가치와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한 시도였다. 국가 및 경제 권력을 감시하고 실천적 정책대안을 제시하면 경제적 불의도 타파할 수 있고 자유와 정의가 흐르는, 살만한 세상으로 바뀔 것이라는 희망으로 열과 성을 다하자 시민의 관심과 지지는 기대 이상이었다.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으로 국민의 신뢰도는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그 이후 안타깝게도 시민들은 시민단체에 거는 기대와 신뢰를 거두기 시작했다. 신뢰의 기반인 공익성과 도덕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외부적으로는 보수언론의 집요하고도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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