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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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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의 한 카페에서 있었던 일

    노르웨이의 한 카페에서 있었던 일

    요 며칠 사이, 하늘이 부쩍 높아지고 공기도 선선해졌다. 완연한 가을 날씨를 몸으로 느끼니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서 코로나 시국이 진정되고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그 날이 왔으면 한다. 해외에서의 추억을 되짚다 보니 2015년 노르웨이에 출장을 갔던 때가 떠오른다. 북유럽에 한 번쯤 가보고 싶었지만 막상 갈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당시 근무하던 회사에서 노르웨이 사업자와 계약협상을 하고 오라며, 프로젝트팀의 일원으로 출장을 보내주었다.오슬로는 생각보다 더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말로만 듣던 백야현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는데, 밤 11시가 되어도 마치 오후 3시처럼 꽤나 밝은 빛이 남아있었다. 곳곳에 테슬라 자동차가 길거리에 비치된 전기충전기 옆에 주차되어 있었다(당시 한국은

    김화령 변호사 (서울회)
    생명의 가치

    생명의 가치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최악의 테러'가 뉴욕 한복판에서 일어난 지도 벌써 20년이 되었다. 강산이 두 번은 변했을 세월이지만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은 그날의 상처와 교훈을 되새기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올해는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미국 전역에서 추모의 열기가 뜨겁다. TV와 라디오에서는 추모행사와 유족 인터뷰가 연일 방영되고, OTT 플랫폼에서도 관련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미국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워스(Worth)'도 9·11 테러에 대한 것이다. 영화는 실제 9·11 테러 직후 조성된 피해자 보상기금의 특별 위원장이었던 변호사 켄(Kenneth Feinberg)의 실화를 바탕으로, 켄이 소송전을 막기 위해 정해진 기간 내에

    최윤아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삶은 몸에 새겨진다

    삶은 몸에 새겨진다

    1년 전 이맘때였다. 오전 업무를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일어섰는데 갑자기 허리가 잘 펴지지 않았다. 일어서려고 할수록 허리 뒤쪽에 상당한 통증이 계속 느껴졌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대신 근처 정형외과에 들러 증상을 이야기하고 '신경차단주사'라는 것을 맞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들러 도수치료를 받고, 평소 근력운동을 챙겨서 하라는 처방과 함께. 충격이었다. 이런 증상은 50대쯤 되어야 겪는 줄 알았는데. 진료를 받고 나오면서 그동안의 생활을 돌아보니 '참 척추를 오래 고생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엔 좋은 대학에 가겠다고 오랜 시간 앉은 자세로 공부를 했고, 그 후엔 변호사가 되기 위해 또 오랜 시간 공부를 했다.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일과 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업무를 하고 있다. 하루

    김화령 변호사 (서울회)
    백신 접종 의무화 논쟁

    백신 접종 의무화 논쟁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이번 가을학기부터 대면수업을 재개했다. 필자가 LL.M. 과정을 밟고 있는 UC버클리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학생들로 캠퍼스 가득 활기가 넘친다. 단,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하고, 의학적 또는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 대학에 면제 신청을 해야 하며, 면제가 승인된 경우에는 1주일에 1회 이상 대학에서 하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팬데믹 시대의 해외유학을 걱정했던 나로서는 대학의 엄격한 방역지침 덕분에 한결 안전한 느낌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학생들에게 사실상 코로

    최윤아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단절

    단절

    우연한 기회에 울산지법 2019고합241 사건의 판결문을 읽게 되었다. 범죄사실만 읽었는데 이미 마음이 젖은 휴지조각 같다. 서른 즈음의 두 청년이 자살을 결심하고 함께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여 자살방조죄로 기소된 사건. 판결문을 찬찬히 읽다 보면 내가 얼마나 단절된 세상에서 살고 있었나, 아니 세상의 대부분을 외면하며 살고 있었나 깨닫게 된다. 이 청년들이 동반 자살을 모의하며 주고받은 메시지들이 몇 주째 문진처럼 가슴 한 켠을 누른다. 자살계획의 실행을 앞두고 그들이 걱정한 것은 돈이었다. "아침에 돈을 좀 썼는데 어찌어찌 6만 원을 만들었어요, 돈 구하기 진짜 힘드네요, 더 구해 볼께요 - 힘들죠 -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합니다. 제가 제일 미안해요. 멀리서 오시구. 차 준비해 주시구ㅠ - 예전에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슬픔 속에 그대를 지워야만 해(변액시트)

    슬픔 속에 그대를 지워야만 해(변액시트)

    최근 대한변호사협회가 주관하는 신입변호사 연수에 멘토로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어떤 신입변호사께서 "사내변호사는 계속 법무 업무를 하는 것이냐, 혹 다른 업무도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퇴직하면 어떤 업무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솔직히 답변하기 쉬운 질문은 아니었다. 주변의 변호사님들을 둘러보니 이른바 송무나 자문과 같은 전통적 변호사 업무에서 벗어나, 다른 업무를 시도하는 변호사님들도 많이 생긴 것 같다.    특히 사내변호사님들은 예전에는 다수가 법무팀에서 근무하고, 이를 벗어나 업무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준법감시팀 혹은 일반 현업부서에서 법무와 전혀 상관없는 업무를 보는 변호사님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또 사내변호사가 아닌 주변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다른 선택지

    다른 선택지

    올림픽이 끝났다. 시몬 바일스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몬 바일스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선수권 금메달만 19개, 리우 올림픽 4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한 체조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출전할 때마다 체조 역사를 새로 써 온 그녀였기에, 사람들의 관심은 '이번 올림픽에서 그녀가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인가'에 있지 않았고 '과연 몇 개나 딸 것인가'에 있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 도쿄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4개 종목 중 한 종목을 뛰고 난 뒤 돌연 나머지 종목을 뛰지 않겠다고 기권을 했다. 이유를 요약하면 이렇다. 그녀는 도마 종목을 뛰고 난 후에 본인이 정신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님을 자각했고,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태로 나머지 경기를 뛰었다가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사내변호사는 왜 존재하는가?

    사내변호사는 왜 존재하는가?

    회사생활을 시작함에 있어서 많은 가르침을 주신 어떤 상사 분이 필자에게 어느날 이렇게 물어온 적이 있었다. "사내 법무팀(변호사)이 외부 로펌과 차별화된 점은 어떤 것이 있는가? 다시 말하면 사내변호사가 외부 로펌의 변호사보다 나은 점이 무엇인가? 사내변호사는 왜 존재하는가? 사내변호사 없이 모든 것을 외부 로펌에 의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이 질문들을 받은 것이 벌써 10년도 지난 일이었지만, 아직도 답을 내리기에는 쉬운 질문은 아니다. 그래서 필자(법무팀)에 대한 이른바 강점과 약점 분석을 혼자 해본 적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반적으로 외부로펌 변호사님들은 ① 사내변호사(법무팀)에 비해 더 다양한 회사나 고객들의 사건들을 접하다 보니 다양한 주제의 사건에 대해서 다루어본 경험과 지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여자변호사

    여자변호사

    A 변호사는 회사에 몇 안 되는 여자 시니어 파트너 변호사이다. 분 단위로 쪼개서 사는 바쁜 일정이지만, 자녀들의 학교 성적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까지 직접 챙기면서 자녀 둘을 모두 명문대에 입학 시켰다. B 변호사는 50대 미혼 여자 변호사다. 연봉이 몇억씩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월급 나오는 직장에 다니고 있고, 또 다른 미혼 여자 변호사 친구와 함께 적금을 부어 매년 하계, 동계 두 번씩 보름 정도 스케줄을 빼서 해외로 여행을 간다.C 변호사는 작년에 출산을 했다. 원래 작은 로펌에서 일하던 그녀는 임신과 출산 계획을 고려해 사내변호사 자리로 미리 직장을 옮겼고, 출산 후에는 휴직을 최대한 붙여 써서 몇 개월간 아이를 돌보다가 얼마 전에 회사로 복직을 했다.D 변호사는 대형로펌에서 일하는 30대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Legal COO(Chief Operation Officer)

    Legal COO(Chief Operation Officer)

    필자가 경험한 회사 법무팀들은 일반적으로 그 규모가 작은 편이었고, 법률의견서 제출과 같은 업무와 같이 일반적인 변호사의 업무도 많이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법무의 업무라고 보기에는 힘든 업무도 많이 수행했었다. 예를 들어 회사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변호사가 front로서 매출 창출원인 로펌과는 다르게 사내변호사는 일반적으로 expense부서라고 여겨지는 back office 소속이라는 점, 일반적으로 법무팀 근무인원의 숫자가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 그리고 회사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팀(function) 중 하나라는 점이 필자가 지켜본 일반적 법무팀의 특징처럼 보인다. 한편 필자가 일했던 한 외국계 회사의 본사나 지역본부에는 법무팀 안에 Legal COO 조직이라고 불리우는 팀이 있었다.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좋은 일

    좋은 일

    변호사가 되면 좋은 일도 많이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어렵다. 내 앞가림 하느라 정신없고, 벌어먹고 사느라 바쁘고, 짬이 나면 가족, 친구도 만나야 하니 좋은 일을 할 틈이 없다. 물론 이 모든 건 핑계겠지만, 그렇다고 이걸로 비난까지 받긴 좀 억울하다. 티나게 이기적인 사람은 아니더라도 또 그렇게까지 이타적인 사람이 아닌 나로서는 주말 늦잠을 포기하고 모처럼 칼퇴한 금요일 저녁을 포기하면서까지 좋은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정당화는 어지간히 된 것 같은데도 늘 묘한 부채의식이 있었다. 특히 BBC 자연 다큐 볼 때마다 빚 독촉을 받는 기분이었다. 양심의 흑자 전환을 해볼까 하고 몇 년째 환경단체에 기부도 조금씩 하고는 있는데, 이게 역시나 돈으로 되는게 아니다. 연말정산 할 때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숨듣명

    숨듣명

    최근 보이는 단어 중에 '숨듣명'이라는 단어가 있다. '숨어서 듣는 명곡'이라는 말의 줄임말인데, "나에게는 명곡이나 타인들과 함께 듣기에는 왠지 부끄러워 숨어 듣는, 즉, 대놓고 듣기에는 민망하지만 좋은 노래"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른바 바깥에서 듣기 민망한 노래이거나, 컨셉 등이 독특한 노래가 숨듣명에 들어간다고 한다. 필자는 근무할 때 이른바 '노동요'를 즐겨듣고는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의견서를 작성하면 어쩐지 집중력이 향상되고, 평소보다 능률과 효율이 오르면서, 생각이 안나던 답들이 떠오르는 것 같다. 그런데 필자에게도 숟듣명 노래가 있는 것 같다. 노동요 플레이리스트를 한번 회사 직원들과 살짝 공유한 적이 있었는데, 플레이리스트의 노래들에 대해 직원들로부터 "취향이 상당히 독특하다"는 코멘트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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