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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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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같은 변호사’도 말을 잘하고 싶다

    ‘작가 같은 변호사’도 말을 잘하고 싶다

    변호사의 ‘변(辯)’은 ‘말하다’ 또는 ‘말을 잘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호사는 말을 잘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나 드라마 속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말을 잘한다.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라고 시작하며 주인공 변호사는 화려한 언변으로 법정 분위기를 사로잡는다. 상대방이 누구이건 말로 싸워 이기고, 말로써 정의를 실현한다. 그러나 실제 변호사는 법정에서 큰 소리를 내며 상대방을 공격할 일도 거의 없음은 물론 증인신문을 제외하고는 장시간 말을 하지도 않는다. 막상 변호사가 되고 나니, 변호사는 말을 하는 직업이라기보다는 글을 쓰는 직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변호사는 누군가 자신에게 "뭐하시는 분이세요?"라고 물었을 때, "소설

    채다은 변호사(법률사무소 대헌)
    변호사, 어쏘 그리고 파트너

    변호사, 어쏘 그리고 파트너

    최근 개봉한 영화 ‘더킹’에서 부장검사 역할을 맡은 배우 정우성이 후배 평검사역의 배우 조인성에게 “그럴거면 변호사 개업해서 법률서비스나 제공하지 그래. 넌 사시 패스해서 법률서비스나 제공하면서 살거니?”라며 후배를 나무라는 장면이 있었다. 영화 맥락으로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대사였지만, 순간 내가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묘한 웃음이 났다. 이렇게 변호사라는 직업은 의뢰인을 만족시키는 최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가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로펌들 사이의 경쟁도 매우 치열해졌고, 더 나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용변호사(associate lawyer), 일명 어쏘에게 지워진 업무 부담도 크게 늘어났다. 현재 어쏘 변호사로 재직 중이거나,

    강호석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의 방

    변호사의 방

    최근 변호사회 선거와 관련하여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할 일이 많았다. 수백 명의 변호사가 일하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한 명의 변호사가 일하는 작은 법률사무소까지, 많은 분들을 뵙고 또 많은 곳을 다녔다.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변호사의 방’을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변호사에게는 방이 있다. 요즘은 상황이 많이 바뀌어 1년차 변호사에게 방을 제공하지 않는 사무실이 제법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변호사에게는 자신의 방이 있고, 이는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징 중 하나이다.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에게는 십여 년 동안을 근무해도 내 방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변호사에게는 취업과 동시에 바로 자신의 방이 생기니 말이다. 어떤 방에는 커튼이

    채다은 변호사 (법률사무소 대헌)
    헌법을 부탁해

    헌법을 부탁해

    얼마 전 사무실 근처 강남역 사거리 길을 걷다가 택시 두 대가 사소한 접촉사고를 일으킨 장면을 목격했다. 택시 운전기사들이 서로 언성을 높이며 다툼을 하던 중 한 기사가, “헌법재판소로 가서 누가 잘못했는지 제대로 따져봅시다”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문득 언제부터 헌재가 사인간의 권리분쟁을 직접 담당하는 기관이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가볍게 웃고 지나가다가도, 최근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헌법재판과정을 통하여 국민들의 헌법재판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증가하였기 때문이겠거니 라고 생각하였다.  학부 시절 헌법학 기본서를 통하여 공부할 때 헌법이 다소 재미없는 과목이라는 선입견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규정 자체가 다른 법률에 비하여 워낙 거시적이고 추상적

    강호석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
    뭣이 중헌디 - 생명과 법

    뭣이 중헌디 - 생명과 법

    작년 이맘때쯤, 연로하셨지만 치명적인 질병은 없었던 아버지와의 준비 없는 이별 이후부터 죽음, 혹은 생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1년간 유독 생명에 관한 책이나 영화를 많이 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숨결이 바람될 때’인데, 나와 동갑인 77년생 젊은 의사 폴 칼라티니가 갑작스러운 암 선고를 받은 후 2년 반에 걸쳐 써내려간 수필로서, 저자의 사후에 부인이 덧붙여 쓴 에필로그가 특히 감동적이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니 생명의 문제야말로 법률가들이 치밀하게 연구해야 할 분야임을 알게 되었다. 존엄사, 낙태, 배아복제와 줄기세포, 시험관아기시술과 여분의 배아 폐기, 유전자가위(편집), 다태아 임신과 선택적 유산, 인공지능, 동물실험과 이종이식, 사후피임약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라미드 우프닉스(Lamed Wufniks)

    라미드 우프닉스(Lamed Wufniks)

    유대 신비주의 전승에 따르면 이 세상에는 언제나 정직하고, 선하며, 의롭게만 살도록 되어 있는 36명의 의인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죽으면 다른 사람이 의인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 그 수를 유지한다. 이 전설은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멸망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 사건에 앞서 신은 두 도시를 멸망시키려 계획을 세우고 아브라함에게 알렸는데, 아브라함은 ‘의인과 죄인을 함께 멸망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항변한다. 이때 아브라함은 처음에 의인 50명이 그 도시에 있으면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한다. 신이 흔쾌히 동의했다. 이어서 아브라함은 45-40-30-20-10명의 순서로 감축했다. 신은 그것까지 동의했다. 그러나 두 도시는 의인 10명이 없어 끝내 멸망한다. 그래서 유대

    조원익 변호사
    부패방지와 준법경영

    부패방지와 준법경영

    일개 경리과장이 재벌기업의 회계부정 비리를 밝혀내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 ‘김과장’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비리뉴스로 홍수를 이루는 사회 속에서, 비리를 보고도 입을 닫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니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정의롭더라도 조직의 일원으로서는 정의감을 감추고 잠잠해야만 살아남는 한국사회이다 보니 ‘김과장’에 감정이입하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으리라.  자기가 속한 조직의 비리를 외부에 알려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는 사람을 내부제보자(whistleblower)라고 하는데, 우리 현실에서는 배신자 낙인이 찍히고 동종업계로의 이직도 막히는 등 치러야 할 대가가 엄청나다. 내부제보를 유도하고 공적·사적 영역에서의 투명도를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뚝심

    뚝심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인상 깊은 증인들이 여럿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인상을 느낀 증인은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다. 그가 증권사 사장으로서 고객이 맡긴 돈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지키고자 하였고, 그 과정에서 갖은 외압이 있었으나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고, 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필자에게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판단할 깜냥은 없지만 합병에 유일하게 반대한 소수의견이 자리까지 내던질 정도의 소신에 기반한 것이라면 그 소수의견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상황판단과 성실함, 직업윤리는 법률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사내변호사에게도 필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경영자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조원익 변호사
    포퓰리즘 선거

    포퓰리즘 선거

    탄핵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조기대선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유력후보들의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출마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다수의 후보들 사이에서 국민의 이목을 끌기 위해 내놓은 포퓰리즘적 공약도 눈에 띈다.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는 공약, 재원 대책이 없는 공약도 문제지만 수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과감히 써버리는 인기영합주의 공약이 더 문제다. 현 정부에서는 매년 5조2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만84개월 미만 영유아의 보육료 및 양육수당에 사용되고 있다.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예산 8조원은 그나마 하위 70%에게만 지급되지만, 보육료 및 양육수당은 소득구간, 재산유무와 관계없이 전계층에게 지급된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대책 수립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달마가 법무팀으로 간 이유는?

    달마가 법무팀으로 간 이유는?

    인사이동으로 팀원이 바뀌었다. 그동안 유능하고 성실히 일하시던 직원분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분을 모시면서 업무를 재분장하고, 자리배치도 바꾸는 등 한동안 분주하고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다. 학창시절 짝꿍을 바꾸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밖에서 일견 그려지는 공무원의 근무환경은 급여가 낮은 단점과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칼퇴근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정도겠다. 그러나 실상은 직원이 어느 부서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라서, 어떤 부서는 야근이 계속되거나 언제 걸려올지 모르는 민원 전화를 대기하며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하고, 또 어느 부서는 일이 고되더라도 근무평정을 잘 받아 승진 기회가 생긴다는 부서도 있다. 그래서 부서배치가 근무환경의 많은 부분을 결정하고, 인사발령 시즌이 되면 모두 기대

    조원익 변호사
    사법에서 입법으로

    사법에서 입법으로

    1987년 이후 30년 만의 개헌논의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일부 국가기관이나 단체들은 자기 잇속 챙기기에 열심인 모습도 보게 된다. 개헌이 이루어지고 나면 수십년 후에나 기회가 올지 모르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사활을 거는 것이다. 개헌보다야 덜하지만 개별 법률의 제정, 개정도 정부기관, 각종 단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 최종적인 사법 판단을 내리는 사법부의 영역도 중요하지만, 입법 분야야 말로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법조인들의 관심과 진출이 미흡하다. 제18대 국회에서 제안된 입법 건수는 총 1만3913건인데, 그 중 의원입법 건수는 1만2220건(87.8%)에 달하며 이는 17대 국회의 2배에 가까운 양이다.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법들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살(殺)처분

    살(殺)처분

    ‘치느님’의 살과 달걀의 은총이 여전히 필요한 중생은 가격이 오른 데도 기꺼이 버선발로 나가 영접할 것이지만, 당장 없어서 살 수 없는 현실 앞에, 조류독감(AI)의 공포가 피부로 다가왔다. 도시 사람에게야 계란 부족과 높은 물가로 다가올 문제겠으나, 살처분의 현장에서 공포를 직면하고 있는 농가와 공무원들의 고통은 형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2일 현재 가금류 3천만 마리를 살처분한 비극은 단지 AI라는 바이러스 탓이 아니라 이에 대한 인간의 잘못된 대응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류는 동물을 가축화하면서 그 동물이 가진 전염병(천연두, 결핵, 독감 등)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고, 비교적 최근에 백신개발과 공중위생 발전으로 상당부분 극복하였다. 그러나 살처분은 질병의 급속한 전염을 일시 차

    조원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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