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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법조프리즘 리스트

    주류적 삶

    주류적 삶

    "다 똑같이 살 필요는 없지"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주류적 삶이 가져다 주는 무시 못할 효용이 있다. 내 주변 동기들을 모집단으로 정규분포곡선을 그릴 수 있다면, 그 정중앙에 있는 이들의 모습은 이럴 것이다: 20세 전후로 대학에 입학하여 법학 전공, 휴학 몇 학기 하고 시험 공부, 졸업 전에 시험 합격, 2년 후 사법연수원 수료. 이러면 얼추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에 변호사, 검사, 재판연구원 중 하나가 된다. 이들은 이후 2~3년 내에 결혼을 하고 30대 중반에 부모가 된다.주류적 삶이 가져다 주는 여러가지 효용 중 백미는 굳이 뭘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나이, 학교, 연수원/로스쿨 기수 정도만 들어도 평가자는 모종의 안도감을 얻고, '얘가 남들만큼은 하겠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적정 연봉

    적정 연봉

    팀을 운영하다보면, 항상 두가지의 숫자를 염두하게 된다. 하나는 법률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팀원들의 연봉이다. 오늘 이야기는 연봉 이야기이다. 필자는 팀원들의 연봉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부서원들의 연봉을 신경 쓰는 것은 이직의 가능성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는 업종은 동종업계의 회사 숫자가 한정되어 있고, 새로운 사람들을 충원하고자 할 때 동종업계 경험이 있는 직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이는 우리 업종뿐만 아니라 많은 업종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 같다. 내가 근무하는 업종의 경우 좁은 업계라는 특징상, 서로 교류도 잦고, 상대적으로 유능한 직원들에 대한 소문(평가)은 쉽게 공유된다는 점에서, 유능한 직원들에 대해서 경쟁사의 스카우팅 공세가 잦은 편이다. 조금 과장을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휴식

    휴식

    해외로 여름 휴가를 갔는데 호텔방에서 일을 했다는 이야기, 휴가 5일 냈다가 고객 연락 받고 3일 만에 사무실로 복귀했다는 이야기, 연말이 다 돼 가는데 사건이 몰려서 휴가를 반도 못 썼다는 이야기 등등. 해마다 듣는 로펌 괴담이다. 변호사들이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변호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 혹은 고정관념을 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변호사들의 업무시간에 대하여 비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긴급 질의라면서 자정이 다 된 시각에 전화를 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새벽 1시에 이메일을 보내면서 즉시 회신을 바라는 파트너도 있다. 변호사는 원래 24/7 스탠바이 하는 직업이라면서 아예 희망의 싹을 자르려는 사람도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사내변호사가 다른 직역에서 일하는 변호사와 가장 다른 특징(장점 이자 단점?)은 통장에 매월 정해진 일자에 정해진 일정한 숫자가 Top Line으로 기록된다는 점이다. 때로는 보너스라는 이름으로 평소보다 좀 더 많은 숫자들이 아주 가끔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잘해야 1년에 한 번 있는 정말 드문 이벤트라 의지하기에는 힘들다. 이러한 일정한 Top line은 변동가능성이 적어서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을 준다.   반대로 지출은 가변적으로 변동된다. 예를 들면 이번 달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서 특별한 일회성 지출이 필요한 달이라, 갑작스러운 지출을 하였는데, 이런 지출은 1년에 한 번 있는 이벤트달이라고 간주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위로한다. 그런데 다음달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손절의 타이밍

    손절의 타이밍

    지난 금요일 동료 둘을 집으로 초대해 치맥을 했다. 싱가포르 국민 대부분이 나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많이 볼 것 같은데(참고로 지난 4주간 싱가포르 넷플릭스 TV 드라마 부문 부동의 1위는 빈센조), 그러다 보니 회사 동료들로부터 치맥에 관한 문의도 많이 받는다. 가장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싱가포르에서 치킨 제일 맛있는 집이 어디야?"다. "여기 와서 사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몰…"라고 하면 다들 뭔가 크게 배신이라도 당한 듯한 표정을 짓는데, 그러니 왠지 나도 크게 잘못한 것 같아져서 "대신에 내가 집에서 한 번 튀겨 줄게" 한 것이 이 모임의 발단이었다.   회사 동료와의 치맥은 한국에서 하든 외지에서 하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날 제출한 서면 얘기로 시작해 "우리는 왜 사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보험있으신가요?

    보험있으신가요?

    친구들에게 종종 "(인)보험 가입한 것이 있냐"고 물어본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부모님이 (지인의 부탁 때문에 든, 내용은 모르는) 보험이 있기는 하다 들었다. 보험료를 내기 아깝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보험료를 내고 있기는 하나, 보험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어서 보험금 역시 받은 적이 없어, 보험료는 허공으로 날리는 듯한 느낌인 것 같다.   금융상품 중 보험상품은 다른 금융상품과 다른 여러 가지 특징이 있는데,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푸시(push) 영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보험상품은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고객 대부분 스스로 그 필요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아, 자발적으로 보험회사를 찾아와서 보험을 사는 사람은 드물고, 보험 판매인들이나 TV,

    정웅석 변호사 (서울회)
    라마단

    라마단

    법률신문에 웬 라마단인가 했을 수도 있겠다.   얼마 전 회사 전체메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돌았다: "Dear All, Please be informed that Ramadan begins on 13 April 2021, … Your kind understanding towards our Muslim colleagues during this fasting month would be very much appreciated." 곧 라마단이 시작되니 무슬림 동료들을 배려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요즘은 전원이 사무실 근무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 좀 덜 하지만, 코로나 전에는 모두 한 공간에서 부대끼며 일하다 보니 라마단 기간에 본의 아니게 무슬림 동료들의 신경을 긁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일출부터 일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그녀에게 전화 (안)오게 하는 방법(Feat. Verbal Jint)

    그녀에게 전화 (안)오게 하는 방법(Feat. Verbal Jint)

    변호사의 업무는 계약서를 검토하거나, 의견서 혹은 서면과 같은 문서를 작성하는 등 책상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끄적이는 일이 대부분이다. 다른 변호사님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업무를 할 때, 리듬을 많이 타는 편이다. 그 리듬과 함께하지 못할 때에는 끙끙대면서 '집필의 고통과 친구'가 되곤 하지만, 한창 영감충만할 때에는 일필휘지로 뚝딱하고 결과물을 산출하곤 한다. 이런 영감충만을 위해서 일정한 소음이 도움이 된다. 어머니께서는 절대 이해못하셨고, 지금도 여전히 이해못하시지만, 학창시절 이문세씨가 '별에 빛나는 밤에'라는 오프닝 멘트와 함께 하는 음악프로를 들으면 이상하게 집중이 잘되어서, 라디오를 벗삼아 책과 씨름하곤 했다. 그 후로 집중하고 싶을 때에는 일정한 소음(음악)등이 집중하는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직업과 직장

    직업과 직장

    이번 주부터 점진적으로 오피스 근무 체제로 전환하는 로펌들이 많다. 일년 넘게 재택근무를 하다 사무실로 돌아가려니 어째 반응들이 미적지근하다.   재택근무 초기만 해도 "아무래도 사무실 근무가 낫지"가 중론이었다. 기록은 어떻게 만들 것이며, get-up은 어떻게 하냐(여기는 기일이 1~2주씩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기일 직전에 한 방에 모여 며칠동안 기일 준비를 하는데, 이걸 'get-up'이라고 한다) 등등 걱정이 많았는데, 딱히 저항은 하지 않은 덕에 일단 재택근무로 체제 전환은 됐다.   그렇게 집으로 유배된 변호사들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거실에서, 식탁에서, 옷방에서, 베란다에서 해도 일이 손에 안 잡혔다. 옆에서 업무를 서포트 해주던 유익한 인간들은 없고, 집에는 나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너희는 재택근무가 되잖아."

    "너희는 재택근무가 되잖아."

    코로나 시대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재택근무일 것 같다. 일반적으로 동양문화권은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사용하지 않아 문맥에 따른 의미 파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표정·말투 등을 지레짐작해야 하며, 직원이 보이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문화는 재택근무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하였다(언택트 비즈니스, 2020). 하지만, 코로나 시대는 회사들로 하여금 어쩔수 없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강요하였고, 필자를 비롯한 사내변호사들이나 회사의 다른 구성원들도 다양한 형태의 재택근무를 1년 이상 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고 보니, 예전에 생각하지 못한 재택근무에 대한 여러 가지 시사점이 있었다. 첫째,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예견된 불확실성의 시기

    예견된 불확실성의 시기

    지난해 1월 23일, 싱가포르에서 첫 COVID-19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이후 본격 전염이 시작되었다. 3월 21일 최초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3월 27일에는 법원에서도 기일 출석 기타 사건 진행과 관련한 제한조치를 발표하였다.   법원의 제한조치 내용을 대략 요약하자면 이렇다. '불가피하거나 긴급을 요하는 기일이 아니면 기일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체하거나, 영상회의 또는 전화회의 방식으로 진행할 것.' 이 제한조치의 발효일이 4월 1일이었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수일 내에 어떻게든 준비를 끝내야 했다.   로펌에서는 기일 출석 인원 감축, 내부/고객회의 방식 전환, 기일 변경 등이 논의되었고, 불변기간 점검을 촉구하는 이메일이 회람되었다. 회사 내 회의실 몇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답이 없다

    답이 없다

    자문업무를 수행하다보면, "답이 없네"라고 스스로 되뇌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생각해보면, '답이 없다'라는 말은 대개 2가지 의미로 대부분 나타나는 것 같고, 필자는 이 두 개를 교차로 사용하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지상군으로는 답이 없죠. 캐리어로 가야합니다"와 같이 무엇을 하여도 못 구제할 만큼 상황이 어렵다(萬事休矣)와 같은 상황을 묘사함이고, 다른 하나는 객관식 시험에서 '위의 것 중 맞는 것은? 보기 (3)번: 정답없음'와 같이 선택지안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나타내는 것 같다.   변호사업무를 시작하던 시점에서는 주로 두 번째 경우의 "답을 찾아봐도 답이 없네(혹은 답을 모르겠네)"를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첫 번째 "답이 없네"를 사용하는 경우가 더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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