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법조프리즘

    법조프리즘 리스트

    변호사의 저울

    변호사의 저울

    '1미터'는 미터법에 따라 빛이 진공에서 2억 9979만 2458분의 1초 동안 이동한 길이라고 한다. 이처럼 객관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1미터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그 의미가 주관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나에게 1미터는 입수가 가능한 극한의 수심이다.   필자는 대한변호사협회에 해상(海商) 분야를 전문으로 등록한 해상전문변호사 16명 중 한 명이다. 심지어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이전에 상선에서 항해사로 근무한 경험까지 있으니, 의뢰인들은 나를 만나면 으레 물개처럼 수영을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바닷물에 빠져 생사를 넘나든 경험으로 인해, 1미터를 넘는 수심을 보면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수영무능력자'이다.   누구나 직접 대상을 인식

    성우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한국의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 기후소송

    한국의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 기후소송

    2019년은 한 16세 소녀가 지구를 들썩인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타임지가 선정한 2019년의 인물 그레타 툰베리 말이다. 스웨덴 출신인 그녀는 2018년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 이른바 '기후파업'을 하여 주목받았고, 이는 전 세계 수 백만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Fridays for Future)'으로 번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그레타 툰베리가 한국에도 있다. 바로 '청소년 기후행동'이라는 단체, 혹은 거기 속한 청소년 활동가들이다. 그들은 작년 한 해에만 3번의 기후파업을 진행했고, 모두 정규수업이 있는 금요일이었지만 마지막 집회에 무려 500여명이 참가했다. 

    김지은 변호사(서울회)
    모두가 등 돌릴 때 얼굴을 바라봐 주는 사람

    모두가 등 돌릴 때 얼굴을 바라봐 주는 사람

    "변호사는 모두가 등을 돌릴 때 얼굴을 바라봐 주는 사람이어야 해."    웹툰으로 동명의 드라마까지 만들어졌던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변호사로 분한 주인공의 대사 중 하나다. 가끔은 저 대사처럼 누군가에게 시련이 닥칠 때, 변호사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의지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변호사의 '숙명'과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3년여 전, 영흥도 부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낚시어선이 충돌하면서 낚시어선 승객을 포함한 15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고로 낚시어선의 선장도 사망하면서 급유선의 선장 등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 혐의의 피의자로 해경에 긴급체포되어 조사를 받았다.   사고가 발생한 후 이틀 만에 피의자들의 변호인으로 선임되어

    성우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가 환경운동가가 된 이유

    변호사가 환경운동가가 된 이유

    약 한 달 전인 2월 16일 서울에도 모처럼 눈 다운 눈이 왔다. 26개월에 들어선 딸은 걸을 수 있게 되고 처음 맞이하는 쌓인 눈으로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얼굴에는 내내 함박 웃음이 걸려 있었다. 그럼에도 내 딸이 앞으로 살면서 눈사람 만들기를 얼마나 더 많이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때문이다.    필자는 현재 기후변화 문제를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환경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이 칼럼 제안이 왔을 때 한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기후변화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북극곰의 문제가 아니고, 단순한 환경보호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의 생존이 걸린 코 앞에 닥친 일이다. 그리고 이게 문제라는 점에 대

    김지은 변호사 (서울회)
    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홀로 고기잡이 하는 노인이었다. 여든 날 하고도 나흘이 지나도록 고기 한 마리 낚지 못했다.”   1954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차지한 대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200번 이상 고쳐 썼다는 소설 ‘노인과 바다’의 첫 구절이다.   최근 이 소설을 다시 접하면서, 어린 시절 그 구절을 읽었을 때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소설의 노인 ‘산티아고’의 모습에서, 그와 같이 바다에서 생계의 터전을 두고 상선의 항해사로서 근무했던 ‘과거의 나’의 모습과, 급격한 변호사 수의 증가와 법조유사직역과의 경쟁 등으로 치열해진 법률시장에서 각자의 생존을 위해 고투하는 ‘현재의 나’를 포함한 변호사들의 모습을 떠올

    성우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패소의 풍경

    패소의 풍경

    변호사 개업 후 얼마 되지 않아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중 일명 ‘상간자 소송’의 피고 측을 대리하게 됐다. 우리 측 의뢰인은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원고의 배우자와 내연관계를 유지했던 사실이 있었기 때문에 도의적으로 원고에게 혼인파탄으로 인한 위자료를 배상할 책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원고의 배우자가 부정행위로 인한 혼인파탄의 위자료를 이미 지급했다면 법적 책임은 도의적 책임과 정반대의 판단이 나올 수도 있다.   필자는 원고의 전 배우자에 대한 증인신문까지 하며 이혼 당시 원고의 전 배우자가 피고와의 부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모두 지급했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는 사실여부를 떠나 피고가 추가적으로 위자료를 지급해야할 법적 근거가 없음을 입

    김재희 변호사 (김재희 법률사무소)
    ‘소송’이란 이름의 늪

    ‘소송’이란 이름의 늪

    “누군가 요제프 K를 모함했음이 분명하다.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으니 말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가 어느 날 일어나 보니 벌레가 되어 있었던 것처럼, 소설 '소송'의 주인공 요제프 K는 어느 날 갑자기 체포가 되어 있었다. 흔히 인간을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하는데, 시민들은 누군가의 고소나 고발로 인해 갑작스럽게 소송이라는 상황 속으로 내던져진다.    “무죄가 되어도 상관없다. 오직 그(녀)가 고통 받기를 바랄 뿐”이라는 의뢰인의 분노에 변호사의 묵인 내지 방조(!)가 더해지고, (ⅰ) “사기죄의 기망은 반드시 중요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않는다”(95도2828), (ⅱ)

    이종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선배님, '라떼(나 때)는' 커피숍에서…

    선배님, '라떼(나 때)는' 커피숍에서…

    꼰대를 감별하는 ‘꼰대 육하원칙’이 유행이다. WHO(내가 누군지 알아), WHAT(뭘 안다고), WHERE(어딜 감히), WHEN(나 때는 말이야), HOW(어떻게 나에게), WHY(내게 그걸 왜)이란다. 작년 영국 BBC방송은 오늘의 단어로 한국어 '꼰대(KKONDAE)'를 선정하며 "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청년에서 중견 변호사에 가까워지고 있는 내게 '꼰대 육하원칙'이나 '꼰대 체크리스트'는 웃으며 지나칠 수 있는 단순한 유머가 아니다. 젊은 의뢰인들과 상담하거나 대학생과 신입사원을 만나 강의를 할 때면 겉으로는 젊은 세대에게 공감하는 척,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척 하지만 뼛속까지 경직된 틀에 갇혀 있는 '청바지를 입은 꼰대'로서의 면모를 발견하

    김재희 변호사 (김재희 법률사무소)
    다시 태어나도

    다시 태어나도

    “오빠,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꺼야?”    우리는 살면서 많은 곤란한 질문을 받는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우리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도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의 소리(96헌가11)에는 잠시 귀를 닫고 출제자가 원하는 정답을 정확하고도 신속하게 말해야 한다.    변호사로 일을 하면서도 곤란한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새로운 사건에 관여가 가능한지’, ‘내일까지 서면을 작성할 수 있는지’, ‘심야조사에 동의할 것인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와 같은 질문을 받을 때면, 정말 나에게 거부할 권리가 있긴 한 것인지, 이것들이 과연 질문으로서

    이종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변호사로서 승소전략 만큼 고민이 필요한 것은 법적구제가 희박해 보이는 사건에 대한 수임여부일 것이다. 개업 직후, 연인이었던 성인남성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미성년 피해자가 사무실을 찾아와 많은 고민을 했다. ‘데이트폭력’이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시절, ‘연인 간 성폭력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은 당연히 맞는 명제였을지 모른다.   이 사건은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예상대로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 그러나 강간사건을 관계의 친밀성에 매몰되어 사랑싸움으로 치부한 불기소이유서를 검토하며 전투력이 치솟아 재정신청을 진행하게 됐다. 국회 국정감사 등 통계자료에 의하면 작년 상반기 전국평균 재정신청 인용률은 0.31%로 검찰이 불기소한 사건이 재정신청을 통해 다시 공소제기 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김재희 변호사 (김재희 법률사무소)
    나쁜 놈들의 변호인

    나쁜 놈들의 변호인

    “역사적 심판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사법적 진실만을 추구할 뿐이다.”    2년 전, 국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방송사 중 한 곳은 악당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파트리크 메조뇌브’의 이 발언을 인용하며 국내에서 가장 큰 로펌을 비판하였다. 그 회사는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변호사들만 모여 있는,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로펌이라 다행히(?)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긴 하지만, 선량한 시민들은 재판정에서 대부분 나쁜 놈이 되기 마련이므로, 단순히 남의 회사 일이라고 무시해 버리기는 어렵다.   괴테는 열심히 일하는 것은 훌륭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나쁜 놈을 변호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왜 법학을

    이종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자유의 소가(訴價)

    자유의 소가(訴價)

    “자유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데, 50년 걸렸네요. 수백억을 줘도 자유와 바꾸지 않을 겁니다.”   50년 만에 한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되찾는 순간, 70대 할머니 의뢰인께선 자유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소감을 내뱉으셨다. 할머니는 배우자의 통제와 폭력으로 50여 년의 혼인 생활 동안 사소한 자유도 허락되지 않았고, 잠자는 순간까지도 흉기를 머리맡에 두고 위협을 가하는 배우자에게 자녀들을 남겨두고 집을 나설 용기를 낼 수 없었다. 유난히 보름달이 밝았던 어느 밤 할머니는 성인이 된 자녀들과 가정폭력피해지원단체의 도움으로 비닐봉지에 슬리퍼 달랑 하나 넣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와 쉼터에 숨어 이혼소송을 시작하셨다.   이혼전문변호사로서 다양한 이혼 사건을 진행

    김재희 변호사 (김재희 법률사무소)
    1. 1
    2. 2
    3. 3
    4. 4
    5. 5
    6. 6
    7. 7
    8. 8
    9. 9
    10. 10
  •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