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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리스트

    비록 열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비록 열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최근 유명 배우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허위로 신고한 후 거짓 진술을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검찰의 무혐의결정이 내려진 후, 오히려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한 업소 여종업원이 무고죄로 기소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검찰이 고소인인 업소 여종업원의 거짓 주장을 밝혀내어 피의자의 억울함을 벗게 해 준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만일 수사과정에서도 거짓 주장이 밝혀지지 않은 채 유명 배우가 기소까지 되었다면 과연 재판에서는 어떤 판결이 내려졌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성범죄 사건에 대한 형사 공판과정에서 피해자가 전과가 전혀 없고, 경찰 및 검찰, 그리고 법원에서 피해에 대한 진술을 일관되게 하는 평범한 일반인 여성이라면, 설사 cctv 내역 등 객관적인 추가증거

    강호석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
    형사사건도 전자소송으로 진행돼야

    형사사건도 전자소송으로 진행돼야

    개업변호사가 되고 처음 해보는 일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형사사건 기록복사다. 철끈으로 묶인 두꺼운 기록을 뒤집어들고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복사를 했다. 그러다보니 손가락과 손목이 아픈 건 둘째 치고, 기록편철은 너덜너덜 엉망이 되었고, 복사물은 원본보다 훨씬 보기가 좋지 않았다. 심지어 아침부터 시작된 기록복사 도중 오후가 되어서는 '판사님께서 기록을 찾으신다'며, 복사를 완료한 기록의 일부를 반납해야 하기도 했다. '전자소송'은 대한민국 법원이 운영하는 전자소송시스템을 이용하여 소를 제기하고 소송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2010년 4월 26일 특허법원에 제기되는 특허사건을 시작으로 민사, 가사, 행정, 그리고 민사집행·비송에 이르기까지, 전자소송은 현재 가장 보편적인 소송방식

    채다은 변호사(법률사무소 대헌)
    초심(初心)

    초심(初心)

    2008년 10월 어느 가을 날, 너무 긴장이 되어 견딜 수가 없어서 당시 개봉 중이던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영화 ‘맘마미아’를 보러 오전 11시경에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홍대 앞 영화관에 들어갔다. 물론, 눈과 귀가 매우 즐거운 영화임에 틀림없었지만, 영화에는 전혀 집중이 되지 않았고 좌불안석이었다. 그 날은 바로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발표일이었다. 벌써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영화관에서 나와 떨리는 마음으로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던 그 때가 또렷하게 기억나는 이유는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법조경력 40년이 넘는 우리법인 대표변호사님도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시는 것을 보면, 아마도 모두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는 것 같다. 일부 법조인들이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 잘

    강호석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
    넌 뭐하러 변호사를 하니

    넌 뭐하러 변호사를 하니

    대학 때부터 수년간 개인 사업을 하던 후배 A가 있다. 그는 사업을 하며 연간 억대의 수익을 올렸다. 그런 그가 요즘 법률사무소에 신입 변호사로 취업하기 위해 입사원서를 쓰고 있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A의 지인들은 그에게 하나같이 이런 질문을 한다. “넌 뭐하러 변호사를 하니?” 필자도 그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자신이 운영하던 사업은 이미 노련해져서 일주일에 몇 시간 투입하지 않아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새로 시작하려는 변호사 일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뿐만 아니라,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해가며 수년간은 묵묵히 해내야 겨우 익숙해질 수 있을 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사업에 비해 큰 돈을 벌기도 힘들다. 결국 변호사 일은 그가 운영하던 사업에 비해 어느 것 하나 좋을 게

    채다은 변호사(법률사무소 대헌)
    중용(中庸)의 미덕

    중용(中庸)의 미덕

    2년 전쯤 이른바 '집단 성폭행 사건' 피고인들을 변호하기 위해 재판에 출석한 적이 있다. 변호사로서 자주 맡는 유형의 사건은 아니었기에 긴장된 마음으로 법정에 출석하였는데, 변호인이었지만 마치 피고인의 심정으로 숨죽여 변론한 기억이 난다. 법정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고, 재판부에서 피고인들을 호되게 꾸짖을 때에는 마치 함께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러한 유형의 사건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변호사의 숙명이며, 또한 의뢰인의 입장에서 주로 이야기를 듣다보면 때로는 감정이 이입되어 비록 죄를 지었지만 피고인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변호사로서는 사건의 실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그 과정에서 의뢰인에게 적절한 법률적 조언을 하여야 할

    강호석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
    ‘작가 같은 변호사’도 말을 잘하고 싶다

    ‘작가 같은 변호사’도 말을 잘하고 싶다

    변호사의 ‘변(辯)’은 ‘말하다’ 또는 ‘말을 잘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호사는 말을 잘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나 드라마 속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말을 잘한다.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라고 시작하며 주인공 변호사는 화려한 언변으로 법정 분위기를 사로잡는다. 상대방이 누구이건 말로 싸워 이기고, 말로써 정의를 실현한다. 그러나 실제 변호사는 법정에서 큰 소리를 내며 상대방을 공격할 일도 거의 없음은 물론 증인신문을 제외하고는 장시간 말을 하지도 않는다. 막상 변호사가 되고 나니, 변호사는 말을 하는 직업이라기보다는 글을 쓰는 직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변호사는 누군가 자신에게 "뭐하시는 분이세요?"라고 물었을 때, "소설

    채다은 변호사(법률사무소 대헌)
    변호사, 어쏘 그리고 파트너

    변호사, 어쏘 그리고 파트너

    최근 개봉한 영화 ‘더킹’에서 부장검사 역할을 맡은 배우 정우성이 후배 평검사역의 배우 조인성에게 “그럴거면 변호사 개업해서 법률서비스나 제공하지 그래. 넌 사시 패스해서 법률서비스나 제공하면서 살거니?”라며 후배를 나무라는 장면이 있었다. 영화 맥락으로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대사였지만, 순간 내가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묘한 웃음이 났다. 이렇게 변호사라는 직업은 의뢰인을 만족시키는 최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가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로펌들 사이의 경쟁도 매우 치열해졌고, 더 나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용변호사(associate lawyer), 일명 어쏘에게 지워진 업무 부담도 크게 늘어났다. 현재 어쏘 변호사로 재직 중이거나,

    강호석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의 방

    변호사의 방

    최근 변호사회 선거와 관련하여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할 일이 많았다. 수백 명의 변호사가 일하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한 명의 변호사가 일하는 작은 법률사무소까지, 많은 분들을 뵙고 또 많은 곳을 다녔다.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변호사의 방’을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변호사에게는 방이 있다. 요즘은 상황이 많이 바뀌어 1년차 변호사에게 방을 제공하지 않는 사무실이 제법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변호사에게는 자신의 방이 있고, 이는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징 중 하나이다.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에게는 십여 년 동안을 근무해도 내 방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변호사에게는 취업과 동시에 바로 자신의 방이 생기니 말이다. 어떤 방에는 커튼이

    채다은 변호사 (법률사무소 대헌)
    헌법을 부탁해

    헌법을 부탁해

    얼마 전 사무실 근처 강남역 사거리 길을 걷다가 택시 두 대가 사소한 접촉사고를 일으킨 장면을 목격했다. 택시 운전기사들이 서로 언성을 높이며 다툼을 하던 중 한 기사가, “헌법재판소로 가서 누가 잘못했는지 제대로 따져봅시다”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문득 언제부터 헌재가 사인간의 권리분쟁을 직접 담당하는 기관이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가볍게 웃고 지나가다가도, 최근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헌법재판과정을 통하여 국민들의 헌법재판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증가하였기 때문이겠거니 라고 생각하였다.  학부 시절 헌법학 기본서를 통하여 공부할 때 헌법이 다소 재미없는 과목이라는 선입견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규정 자체가 다른 법률에 비하여 워낙 거시적이고 추상적

    강호석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
    뭣이 중헌디 - 생명과 법

    뭣이 중헌디 - 생명과 법

    작년 이맘때쯤, 연로하셨지만 치명적인 질병은 없었던 아버지와의 준비 없는 이별 이후부터 죽음, 혹은 생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1년간 유독 생명에 관한 책이나 영화를 많이 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숨결이 바람될 때’인데, 나와 동갑인 77년생 젊은 의사 폴 칼라티니가 갑작스러운 암 선고를 받은 후 2년 반에 걸쳐 써내려간 수필로서, 저자의 사후에 부인이 덧붙여 쓴 에필로그가 특히 감동적이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니 생명의 문제야말로 법률가들이 치밀하게 연구해야 할 분야임을 알게 되었다. 존엄사, 낙태, 배아복제와 줄기세포, 시험관아기시술과 여분의 배아 폐기, 유전자가위(편집), 다태아 임신과 선택적 유산, 인공지능, 동물실험과 이종이식, 사후피임약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라미드 우프닉스(Lamed Wufniks)

    라미드 우프닉스(Lamed Wufniks)

    유대 신비주의 전승에 따르면 이 세상에는 언제나 정직하고, 선하며, 의롭게만 살도록 되어 있는 36명의 의인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죽으면 다른 사람이 의인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 그 수를 유지한다. 이 전설은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멸망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 사건에 앞서 신은 두 도시를 멸망시키려 계획을 세우고 아브라함에게 알렸는데, 아브라함은 ‘의인과 죄인을 함께 멸망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항변한다. 이때 아브라함은 처음에 의인 50명이 그 도시에 있으면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한다. 신이 흔쾌히 동의했다. 이어서 아브라함은 45-40-30-20-10명의 순서로 감축했다. 신은 그것까지 동의했다. 그러나 두 도시는 의인 10명이 없어 끝내 멸망한다. 그래서 유대

    조원익 변호사
    부패방지와 준법경영

    부패방지와 준법경영

    일개 경리과장이 재벌기업의 회계부정 비리를 밝혀내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 ‘김과장’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비리뉴스로 홍수를 이루는 사회 속에서, 비리를 보고도 입을 닫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니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정의롭더라도 조직의 일원으로서는 정의감을 감추고 잠잠해야만 살아남는 한국사회이다 보니 ‘김과장’에 감정이입하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으리라.  자기가 속한 조직의 비리를 외부에 알려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는 사람을 내부제보자(whistleblower)라고 하는데, 우리 현실에서는 배신자 낙인이 찍히고 동종업계로의 이직도 막히는 등 치러야 할 대가가 엄청나다. 내부제보를 유도하고 공적·사적 영역에서의 투명도를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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