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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구멍 뚫린 법치주의

    구멍 뚫린 법치주의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이 1일부터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을 금지한 세무사법 제6조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개정시한을 2019년 12월 31일로 못박았지만 국회에서 개정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법률공백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무사 등록에 관한 근거 규정이 사라짐에 따라 세무사 등록 업무도 전면 중단됐다. 세무대리·세무조정 업무로 활동 폭을 키우려던 변호사들의 꿈도 기약 없이 가로막혔다.   더 큰 문제는 개정시한을 넘긴 늑장입법으로 법률에 구멍이 뚫려 사회·국가적 혼란이 초래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이다.   2016년 발생한 '선거구 공백기'가 대표적이다. 2014년 10월 헌재가 공직선거법

    홍수정 기자
    [취재수첩] 상처 남긴 법관의 '정치행보'

    상처 남긴 법관의 '정치행보'

    서초동 법원 기자실로 출근하는 길, 늘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판사 구속하라'부터 '이게 나라냐', '사법적폐청산'까지. 저마다 사연을 가진 이들이 엄동설한 매서운 추위에도 자리를 지킨다.    유튜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정권비호세력 판사 박멸' 등 빨간 화면에 담긴 원색적인 비난이 넘쳐난다. "정치판사 때문에 재판을 망쳤다"는 식의 막말이 넘쳐나면서 사법부의 권위와 신뢰가 그 어느때보다 낮다.   현직 부장판사 신분이던 이수진(51·사법연수원 31기)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세밑에 제21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7일 사직했다. 법조계에서는 충격과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지만, 그가 떠난

    손현수 기자
    [취재수첩] 과유불급

    과유불급

    '권덕진 아웃.' 지난해 12월 27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구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같은 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키워드이다. 영장심사가 있던 26일, 서울동부지법 앞에는 영장 발부와 기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지만, 영장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목적의 실력 행사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개탄스럽다. 사법부 독립, 재판의 독립은 우리 헌법이 규정한 기본 원칙이다.   재판 결과가 입맛에 맞지 않으면 법원이나 사법부는 물론 판사 개인에 대한 비난까지 서슴지 않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야 정치권이 그 선두

    박수연 기자
    [취재수첩] 흥정거리로 전락한 검찰개혁안

    흥정거리로 전락한 검찰개혁안

    23일 국회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제1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패스트 트랙' 법안 처리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 유치원 3법 등 패스트 트랙에 오른 법안 처리를 놓고 대치해왔다. 특히 내년 4·15 총선 룰을 정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꼬일대로 꼬인 상태였다. 서로 얼마나 많은 의석 수를 얻을 수 있을지 혈안이 되다보니 '교차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와 같은 생소한 용어마저 난무했다. 선거권자인 국민은 정작 선거법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할 판국이다.   선거법 셈법에만 올인(All-in) 하다보니 공수처 신설안과 수사권 조정안

    이승윤 기자
    [취재수첩] '령(令)치주의'의 한계

    '령(令)치주의'의 한계

    성경에 따르면 신 바빌로니아 제국의 네보카드네자르 2세(B.C 605~562)는 어느 날 모든 백성에게 금으로 만든 신상에 절을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유대인 출신의 현인 3명이 왕명을 거부하고 뜨거운 불속에 던져졌지만, 기적처럼 살아 돌아왔다. 기이한 현상을 목격한 왕은 다시 조서를 내려 이번에는 유대인의 하느님을 높이지 않는 자를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다(다니엘서 3:29).   절대 군주가 자신이 내린 왕령을 하루 아침에 뒤집고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모습은 바빌로니아 뿐 아니라 앗수르, 히타이트 등 고대 근동 제국의 공통된 특징이다. 법적 안정성 없이 권력자가 그때그때 내린 '행정명령'에만 의존해 국정이 좌우되던 이들 제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졌고, 사람들의 뇌리에서도 잊혀졌다. '

    왕성민 기자
    [취재수첩] 수사절차도 시대 따라야

    수사절차도 시대 따라야

    "범죄 수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신중히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법원이 피의자의 스마트폰 잠금해제를 위한 지문 검증 영장을 발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본보 보도<2019년 12월 9일자 1면 참고>를 본 한 변호사의 말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범죄 수사에서 스마트폰은 '증거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의 스마트폰을 확보하느냐 여부가 수사의 성패에 중요한 변수로까지 작용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압수하더라도 잠금해제를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이때문에 잠금해제를 위해 첨단기기가 동원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을 지원 받기 어려운 때에는 지문 검증 영장이라도 발부받아 잠금해제를 시도할 수 밖

    박미영 기자
    [취재수첩] 로스쿨 위기 원인과 해법

    로스쿨 위기 원인과 해법

    모든 위기의 순간에는 항상 기회가 숨어 있기 마련이다. '위기(危機)'라는 단어 자체가 위험을 나타내는 '위(危)'와 기회를 의미하는 '기(機)'가 합쳐진 말이다.   본보는 창간 69주년을 맞아 도입 10년을 맞은 로스쿨의 명암을 조명했다. 로스쿨 제도의 발전을 위해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 것인데 여기서도 위기라는 말이 등장했다.   연평균 법학박사 학위 취득자 수가 최근 10년 만에 처음으로 200명대 밑으로 떨어져 100명대로 추락했다. 변호사시험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현행 제도하에서 학문 후속 세대가 절멸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원 1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 '교육을 통해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 양성'이라는 제도

    이순규 기자
    [취재수첩] 더 신뢰받는 경찰 되려면

    더 신뢰받는 경찰 되려면

    "어떤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최선을 다해 연착륙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렇게 기사가 나오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경찰청(청장 민갑룡)이 지난 달 7일 전국 255개 경찰서에서 확대 시행한 '자기변호노트' 제도가 정작 일선 경찰서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찬밥신세'라는 본보 보도가 나가자<2019년 11월 25일자 3면 참고>, 한 경찰청 간부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한 말이다. 이 밖에도 여러 경찰관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고충 섞인 항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일부 사례를 가지고 성급하게 일반화했다"거나 "시행 초기인데, 질책보다는 격려가 더 필요한 것 아니냐"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왕성민 기자
    [취재수첩] '널다리' 밑의 잠룡

    '널다리' 밑의 잠룡

    "판교에 분사무소 낸 로펌들이요? 사실 카카오나 넥슨 같은 대어(大魚)를 노리지, 스타트업 지원은 그냥 겉치레 아닌가요?"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로펌 분사무소들을 취재하기 전 서초동에서 만난 어느 변호사가 한 말이다.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살뜰한 자문료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기업·중견기업을 염두에 두고 내려갔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말을 전해들은 한 대형로펌 판교 분사무소 변호사는 "어느 구름에 비가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우리는 지금의 카카오, 넥슨이 아니라 10년 뒤 카카오, 넥슨이 될 기업을 만나러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교(板橋)라는 지명은 마을 개천 위에 주민들이 왕래하기 위한 '널다리(

    왕성민 기자
    [취재수첩] 법조개혁 아직 늦지 않았다

    법조개혁 아직 늦지 않았다

    탄핵 정국을 수습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정치·외교·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성적표는 초라하다.   법조분야도 마찬가지다. 지난 2년 반 동안 숨가쁘게 벌여 온 적폐수사 외엔 신통한 게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까지 삼고 추진해왔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 패스트 트랙에 올라탔다는 것밖에 별반 소득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은 애초부터 진단에서 처방까지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이 법조계 안팎에서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수처 신설안이나 수사권 조정안 모두 여기저기 독소조항이 많은데도 정부와 여당은 그저 '패스트 트랙안 국회

    이승윤 기자
    [취재수첩] 빗나간 '수익자 부담원칙'

    빗나간 '수익자 부담원칙'

    변호사 실무연수를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이 내년부터 끊길 수 있다는 소식에 법조계는 비상이 걸렸다.   변호사 실무연수를 주관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의견서 제출 등을 통해 국회 설득 작업에 나섰고, 법무부도 "공공성과 윤리성이 강조되는 변호사 직역의 특성 등을 감안할 때 실무연수 교육 성과의 궁극적 수익자는 국민이므로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5일 "최소한의 운영비용 반영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예산심사검토보고서를 내 국고보조금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주목된다. 법사위 역시 국고 지원의 근거로 "변호사 직역은 고도의 윤리성과 공공성을 띠고 있으며, 우수한 변호사가 배출되면 국

    강한 기자
    [취재수첩] 법률번역은 경쟁력

    법률번역은 경쟁력

    "이제 5년차인데… 영어로 된 법률문서 번역, 외국인 클라이언트와의 통역 말고는 아직 번듯한 역할을 맡아본 적이 없어요."   "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로 저랑 관련 없는 사건의 번역 검토까지 떠맡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큽니다."   법률번역 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만난 국내 로펌의 외국변호사들이 한 말이다. 적지 않은 외국변호사들이 '번역'에 집중된 자신의 업무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번역을 홀대하는 건 고객들도 마찬가지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중요한 약관을 직접 번역해서 타임시트에 적었더니, 클라이언트로부터 '고작 번역이나 하라고 비싼 수임료 내는 게 아니다'라는 핀잔만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법률번역은 '잡일'이 아니다. 외국어

    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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