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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리스트

    [취재수첩] 신뢰는 객관성으로부터

    신뢰는 객관성으로부터

    일하던 렌터카 업체에서 상무로 승진한 뒤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40대 가장의 유족들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1, 2심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그가 평소 대표의 질책을 받는 것을 두려워했고, 우울증 치료 과정에서 업무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호소한 점을 근거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업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지 않았고, 렌터카 업무 종사자들이 겪는 통상의 업무라 스트레스가 자살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었다며 산재(産災)로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재판부 판단이 제각각이다. 법리의 차이 때문이 아니다. 같거나 비슷한 사안인데도

    이장호 기자
    [취재수첩] 개헌논의, 국론분열 없게

    개헌논의, 국론분열 없게

    초등학교 3학년이던 1987년. '개헌'과 '국민투표'가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대학 때 헌정사를 공부하면서 당시 제9차 개헌에서 시민항쟁을 통한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 요구가 수용돼 여야 합의에 따라 개헌이 이뤄졌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됐다. 그 이전의 개헌은 권력구조를 개편해 정권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국민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3일 제20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헌 필요성을 언급한 뒤 사회 전반에서 개헌론 바람이 불고 있다. 법률신문이 최근 전국 25개 로스쿨에 재직 중인 헌법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무려 84%가 개헌이 필요하다는 답을 내놓을 정도다. 헌법학자들은 특히 권력구조 개편만을 위한 '원포

    이승윤 기자
    [취재수첩] 협량한 난민정책

    협량한 난민정책

    반년 넘게 햄버거로만 세끼를 떼우며 힘겨운 나날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공항 송환대기실에서 쪽잠을 자면서도 언제 악몽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본국으로 추방될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다. 바로 시리아 난민들이다. 지난해 11월 이들은 내전으로 인한 강제징집을 피해 목숨을 걸고 시리아를 탈출해 우리나라로 건너왔다. 이후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며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심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출입국관리소는 "난민인정신청이 명백히 이유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내렸다. 난민에 해당하는지 심사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난민법 시행령 제5조 1항 4호와 7호는 난민신청자가 박해의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국가 출신이거나 안전한 국가로부터 온 경우 또는 오로지 경제적 이

    이장호 기자
    [취재수첩] 법적근거 없는 포퓰리즘

    법적근거 없는 포퓰리즘

    "구체적인 징계 혐의도 없는 사람의 사건 수임내역 등을 법적 근거도 없이 어떻게 조사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모 대형로펌 관계자가 기자에게 한숨섞인 불만을 토해냈다. 지난 10년간 변호사로 개업한 전직 대법관 15명의 최근 3년간 사건수임내역을 조사해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재판부와의 연고관계를 내세워 사건을 수임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겠다는 대한변호사협회의 방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다.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전관예우 논란에 대한 자정 움직임의 일환이지만 법조계에서조차 '포퓰리즘적인 황당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직업수행의 자유 등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침익적 행위는 예외적으로 행해져야 하고, 이같은

    손현수 기자
    [취재수첩] 더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여기 한 사람이 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제모델 정원섭(82) 목사다. 만화가게를 운영하면서 신학대를 다니던 그의 삶을 바꿔놓은 건 단 하나의 사건이었다. 1972년 군사독재시절, 경찰은 정 목사가 파출소장 딸을 강간하고 살해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냈다. 그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15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2007년 1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결정 이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형사보상은 받았지만, 소멸시효가 열흘 전에 완성됐다는 이유로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 사과를 해야 할 경찰은 "다른 사건과 한꺼번에 국가사과로 처리하겠다"는 계획만 내놓고 뒷짐만 졌다. 이에 정 목사는 "국가는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이장호 기자
    [취재수첩] ‘제 식구 감싸기’ 없어야

    ‘제 식구 감싸기’ 없어야

    제20대 국회의 임기가 30일 시작됐다. 이번 국회에는 지역구에서 당선한 46명과 비례대표 3명 등 모두 49명의 법조인 출신이 의정활동을 한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16.3%다. 법조인 출신이 다른 전문가 그룹보다 많은 것은 법조인이 나서 국회의 입법기능을 정상화 시켜달라는 국민적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국회의 한 전문위원은 "법조인들이 입법부에 진출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법조인 출신 의원들은 국회 적응이 빠를 뿐만 아니라 일도 잘한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그들의 고향인 법조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 사건으로 변호사업계는 물론 법원·검찰 등 법조계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법원과 검찰,

    이승윤 기자
    [취재수첩] 변호사의 공익활동

    변호사의 공익활동

    "많아야 50~60명 수준입니다." 염형국(42·사법연수원 33기) 서울지방변호사회 프로보노지원센터장이 지난달 19일 센터 출범식에서 '우리나라 공익인권변호사의 수가 어느 정도 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법률전문가이자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지도층으로 인정 받으며 엘리트로 불려왔던 직종이 변호사다. 변호사의 공공성을 규정한 변호사법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공익활동은 그 지위에 따르는 의무이자 권리인 셈이다. 그런데도 공익인권활동에 전념하는 변호사 수는 전체 2만여명 가운데 0.3%에 불과하다니, 민망한 수준이다. 센터는 지난 20일 첫 공식활동으로 서울 구로동에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독거 어르신들을 찾았다. 서울변회는 전 회원들에게 행사 안내를 담은

    손현수 기자
    [취재수첩] 법관지원자 블라인드 평가

    법관지원자 블라인드 평가

    "법관이 되고 싶어하는 일부 로클럭 출신 변호사들은 대형로펌보다 개인법률사무소로 가는 걸 더 선호하더군요. 일이 많으면 법관 임용시험 준비에 올인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는 도서관 등에서 법관 임용시험 공부만 한 사람은 법관 되기가 힘들 겁니다."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는 법관이 한 말이다. 대법원이 최근 경력법관 임용과정을 개선해 '법조경력'을 위주로 지원자의 능력과 자질을 심사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였다.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가진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에도 불구하고, 로스쿨 입학 때부터 일찌감치 진로를 결정해 법관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들은 로클럭을 마친 뒤 국선변호사로 활동하거나, 업무부담이 적은 소

    홍세미 기자
    [취재수첩] 미흡한 ‘국제아동탈취협약’

    미흡한 ‘국제아동탈취협약’

    "법원에 아동 반환 청구를 하기 전에 법무부에 아동 소재 파악을 요청하면 좀 더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제결혼 커플이 크게 늘면서 최근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이 주목받고 있지만 개선돼야 할 점도 많다며 가정법원 판사가 한 말이다. 이 협약은 불법으로 무단 이동된 아동을 신속하게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마련됐다. 국적이 다른 부부가 불화 등으로 이혼을 하거나 별거를 할 때 배우자 일방이 협의 없이 자녀를 데리고 모국으로 떠나버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최근 법원이 아동 반환 결정을 내릴 때 법적 근거로 많이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배우자 일방이 자녀를 다른 나라로 데려가 버리면 아동의 소재 파악에 장시간이 소요돼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동반환을 신청하기 전에 법무

    신지민 기자
    [취재수첩] 좌초된 ‘양형조사위원 제도’

    좌초된 ‘양형조사위원 제도’

    '양형조사위원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양형은 피고인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그 판단요소인 양형인자를 전문가들에게 맡겨 심층적·객관적으로 조사하게 함으로써 양형심리를 충실화하고 형사재판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그러나 2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 의사일정에도 포함되지 못하면서 지난 17, 18대 국회에 이어 이번 국회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양형기준을 구체적인 사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 사건마다 양형에 참작할 자료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확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양형심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중범죄 사건에서 이해할 수 없는 낮은

    이승윤 기자
    [취재수첩] 흔들리는 ‘변호사의 위상’

    흔들리는 ‘변호사의 위상’

    "예상은 했지만 통계로 확인된 결과를 보니 그야말로 충격입니다." "그럴줄 알았습니다. 아들 돌잡이 때도 법봉은 올려놓지도 않았습니다." 법률신문이 서울지방변호사회와 공동실시한 '변호사의 삶' 특별설문조사 기사를 본 변호사들의 반응이다. "허허 참…", "이게 정말인가요"라는 반응도 많았다. 착찹한 마음은 판·검사들도 다르지 않았다. 언제가는 자신들의 미래가 될 변호사라는 직종의 위상 추락에 걱정을 넘어 불안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한 검사는 "정년까지 끝까지 버텨야겠다"며 "어렵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운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한 판사는 "씁쓸함과 답답함이 밀려온다"고 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동네에는 물론 출신 학교에도 경축 현수막이 걸리던 시절이 불과 1

    손현수 기자
     [취재수첩] 요원한 유연근무제

    [취재수첩] 요원한 유연근무제

    법조계의 유연근무제 실태를 취재하면서 이 제도가 자리를 잡으려면 갈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근과 야근을 밥 먹듯 하지 않으면 처리가 불가능한 과중한 업무량 등 유연근무제 정착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하는 요소들이 법조계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많은 법조인들이 유연근무제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일이 산더미라 구성원 가운데 누군가가 유연근무제를 하면 다른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런 시각에는 한 가지 전제가 깔려 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현재의 업무 효율성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깔려 있는 한 국가적 현안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유연근무제는 제역할을 할 수 없다. 법조인들이 효율성과 성과만을 강조

    이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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