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강석훈)은 지난해 로스쿨 1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방탈출 게임'을 시도했다. 인턴들은 6~8명이 한 조를 구성해 로펌 내 회의실과 사무실 등을 활용해 힌트를 찾고, 추리하며 범인을 찾아다녔다. 이처럼 율촌은 색다른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이고 성장 욕구가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율촌에서 신입변호사 채용을 담당하는 표정률(42·38기) 변호사는 "인턴십을 시작하면서 자기소개를 할 때 '본인에 대해 SWOT 분석을 해보라'고 하기도 한다"며 "자신을 드러내고 협업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성장하려는 잠재력이 있는지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올해 율촌은 법무관 출신 1명을 포함해 총 36명의 신입 변호사를 채용했다. 남성 20명(55.6%), 여성 16명(44.4%)으로, 모두 로스쿨 출신이다. 신입 변호사들의 평균 나이는 29.1세이며, 연령대는 만 26~34세에 분포한다.
율촌은 로스쿨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을 통해 신입변호사를 채용한다. 재학생들은 인턴십을 지원할 때 율촌의 전문 분야 7개 부문 가운데 하나를 지망해야 한다. 입사 후 일할 분야를 정하기 위해서다.
표 변호사는 "지원자가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울 것인지, 어떤 변호사가 되고 싶은지 보기 위한 것"이라며 "분야는 원한다면 입사 이후 바꿀 수 있고, 율촌 내 로테이션 제도를 통해 다른 분야를 경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지행(38·변호사시험 4회) 변호사는 "자기소개서도 본인이 지망한 분야와 경험을 연결해 지원동기를 설명할 때 잘 읽힌다"고 말했다.
인턴십은 △전문 분야 특강 △법률문서 작성 과제 △ 교류 활동 등의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법률문서 작성 과제는 주로 의견서, 리서치, 소송서류 작성 등을 주제로 3건가량이 주어진다. 지난해 겨울 인턴십에서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 여부에 대한 의견서 작성과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대한 소장, 답변서 작성 등이 출제됐다.
김건희(38·41기) 변호사는 "과제는 실무상 중요한 부분을 출제하는데, 로스쿨에서 배우지 않아 어려울 수 있다"며 "현직 변호사도 임대차보호법 같은 전문 분야를 처음 접하면 어려운 게 당연하다. 평가할 때 법률 지식이 아니라 리걸마인드를 가지고 얼마큼 잘 대응하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에서는 지원 동기, 로스쿨 진학 이유, 미래에 대한 포부 등을 묻는다. 표 변호사는 "면접에서 율촌 20주년 기념 책자를 구해서 가져오신 분이 계셨다"며 "직원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라 율촌에 대한 열정이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턴십 기간에 소위 '인싸력(친화력)' 테스트를 하는 것인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단지 본인의 장점과 소통의 원활함만 보여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황 변호사는 "율촌은 다양성이 존중되고 세대 간 소통이 원활하다"며 "편안한 분위기라 후배 변호사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 변호사님들께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큰 사건에 참여할 기회와 해외 저널 기고, 학회 발표 등의 지원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율촌은 신입변호사에게 △아침·점심·저녁 식대 제공 △사내 카페 운영 △교통비 지원 △휴대전화 요금 지원 △휘트니스 센터 이용 지원 △법인 명의 리조트 이용 지원 △대학병원 건강검진 프로그램 지원 △심리상담 서비스 등의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김 변호사는 "식사와 운동까지 율촌이 있는 '파르나스타워'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며 "업무 외 생활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