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소의 멤버 첸, 백현, 시우민이 지난해 말 SM엔터테인먼트와 신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SM 측은 소속 가수들이 새로운 계약을 맺은 뒤 5개월 만에 입장을 뒤집은 데는 배후가 있다고 보고 있다. SM은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 내용증명을 보내 경고하고 나섰다. 이중 계약이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첸·백현·시우민 "12~13년 전속 계약은 무효"
1일 법률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SM엔터테인먼트와 첸, 백현, 시우민은 작년 12월 30일 신규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세 멤버는 SM과 신규 계약을 맺은 뒤,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기존 전속계약에 대한 해지를 SM에 요구한 것이다. 이날 세 사람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린 이재학(39·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 "아티스트들은 3월21일부터 최근까지 SM에 모두 7차례에 걸쳐 내용 증명을 발송하였으며, 이를 통해 투명한 정산자료 및 정산 근거의 사본을 거듭 요청한 바 있다"며 "SM은 끝내 자료 사본을 제공할 수 없다는 부당한 입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SM은 종래 12년~13년이 넘는 장기 계약을 아티스트들과 체결한 뒤, 다시금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해 최소 17년 또는 18년 이상에 이르는 장기간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는 등 부당한 횡포를 거듭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속 전속계약서'는 작년 12월 30일 SM과 세 사람이 체결한 신규 전속계약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SM "이중계약 의심, 배후세력 존재"
SM은 이들의 행동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대형로펌을 통해 수 개월간 협상 끝에 재계약을 맺어 놓고 입장을 뒤집은 데는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본 것. SM 측은 "외부세력은 허위 정보, 잘못된 법적 평가를 전달하며, 당사와 계약을 무시하고 자신들과 체결하는 제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가 당사와의 유효한 전속 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아티스트를 통해 당사 소속 다른 아티스트까지 전속계약을 위반하거나 이중계약을 체결하도록 유인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SM은 정산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반박하고 나섰다. 이날 추가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아티스트는 언제든지 정산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 하에 수 년간 정산을 해오고 있었으며, 그렇게 이루어진 그간의 정산 과정 중 아무런 이견을 제기하지 않아 왔다"고 설명했다.이어 "정산 자료는 상시 열람 가능하다"며 "외부 세력이 다른 목적을 위해 정산 자료의 사본 제공을 요구하면서 해지 사유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분히 열람할 수 있었음에도 사본 요구만 한 뒤 법적 분쟁으로 몰고 갔다는 주장이다.
홍윤지 기자 hyj@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