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29기가 역대 최다인 17명의 검사장을 배출했다. 다음으로 검사장을 많이 배출한 기수보다 4명이 많다. 전국에 검사장급 직위의 검사는 총 46명, 고검장급까지 합치면 총 55명이다. 검찰에서 29기 전성시대를 넘어 ‘점령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9기 검사장 ‘17명’…평균 ‘51.2세’
법무부에 따르면 사법연수원 29기 출신 검사 중에서 총 17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기수가 배출한 검사장의 수 중에서 역대 가장 많다. 7일자로 단행된 대검 검사급 검찰 고위간부 인사 내용을 반영한 수치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1.2세로 막 50대에 진입했다. 49세인 1974년생이 6명으로 가장 많다.
29기가 처음 검사장으로 승진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이다. 당시 구자현(50) 전 법무부 검찰국장, 홍종희(56)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 박재억(52) 전 수원고검 차장검사, 김양수(55) 전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 4명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29기는 본격적으로 검사장 승진 대열에 올랐다. 권순정(49)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양석조(50) 전 서울남부지검장, 송경호(53) 서울중앙지검장, 김유철(54) 전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시작으로 노만석(53)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 황병주(49) 전 대검 형사부장, 신봉수(53)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정진우(51) 전 대검 과학수사부장, 송강(49)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 정영학(50) 전 서울북부지검장 등 10명이 검사장급으로 승진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는 박세현(49) 대검 형사부장, 손준성(49)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진수(49) 서울북부지검장 등 총 3명이 승진했다.
기수의 에이스로 꼽혔던 손준성 검사장은 2003년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금융·기업범죄전담부장 등을 지냈다. 2021년 9월 고발사주 의혹으로 부침을 겪다 올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마찬가지로 에이스로 평가받은 박세현 검사장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대검 검찰연구관,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쳐 이번 인사 때 대검 형사부장에 낙점됐다. 29기 엘리트로 꼽혔던 이들이 역설적으로 동기 중 가장 늦게 검사장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에서 함께 근무하며 신임을 얻은 인물도 다수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특수2부장에, 검찰총장일 때 3차장에 기용됐다. 양석조 검사장은 윤 대통령이 중앙지검장이었던 시절 특수3부장으로, 윤 총장 시절 대검 선임연구관으로 근무했다. 김유철 검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과거 ‘범죄정보기획관’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맡아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인사 때 남부지검장에 발탁됐다.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맡아 ‘총장의 입’ 역할을 맡았던 권순정 실장은 형사부 출신으로 이른바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지휘했다.
29기를 제외하고 역대 한 기수에서 가장 많이 배출된 검사장 수는 13명이다. 13기, 14기, 16기, 17기, 28기 등 5기수가 이에 해당한다.
29기 점령시대
29기 출신으로 검찰을 떠나 다른 직역에서 활약하는 인물도 있다.
김웅(53)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인천지검 공안부장검사 등을 거치고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교수를 마지막으로 퇴직했다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백혜련(56)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했다가 2010년 대구지검 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2016년 제20대 국회부터 국회의원으로 있다.
올 초 대통령실에 들어간 이영상(50) 대통령실 국제법무비서관은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대구지검 사행행위·강력범죄전담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법무법인 율촌을 거쳐 2021년 쿠팡에 법무 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홍수정 기자 soojung@lawtimes.co.kr
임현경 기자 hylim@lawtimes.co.kr
박선정 기자 sjpark@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