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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폐지… 가까스로 위헌 결정 면해
2018년 1월 1일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에게는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도록 한 세무사법 조항이 가까스로 위헌 결정을 면했다. 9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위헌(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이 다수였지만 위헌결정 정족수인 6명에는 이르지는 못했다. 헌재는 2018년 1월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A변호사 등이 "세무사법 제3조와 관련 부칙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8헌마279 등)을 15일 기각했다.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부여하는 내용을 삭제한 세무사법 제3조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이러한 개정 내용을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토록 한 세무사법 부칙 제1조 등에 대해서는 재판관 4(합헌)대 5(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1961년 9월 9일 세무사법이 제정된 이후 2017년까지 56년간 변호사는 세무사법 제3조 3호에 따라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을 부여 받았다. 하지만 2017년 12월 이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 내용은 부칙 제1조에 따라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개정법은 다만 부칙 제2조에 '법 시행 당시 종전의 제3조 3호의 규정에 따라 세무사의 자격이 있던 사람은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세무사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경과조치를 둬 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에게 자동 부여된 세무사 자격은 그대로 유지하게 했다. 2018년 1월 제47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A변호사와 같은 해 제7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B변호사 등은 개정 세무사법에 따라 세무사 자격을 자동 취득하지 못하게 되자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 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 부여 폐지에 대해 "특혜 시비를 없애고 세무사시험에 응시하는 일반 국민과의 형평을 도모하면서 세무분야의 전문성을 높여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면서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국가가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세무사법은 세무사 제도가 정착되고 세무대리시장의 수급이 안정됨에 따라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대상을 점차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 왔으며,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은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이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으로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하는 것 외에는 세무대리를 할 수 없게 돼 업무의 범위가 축소되는 불이익은 입었지만, 불이익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크지 않아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표면적으로 제시된 입법목적과 달리 세무사시험 합격자가 세무서비스 시장에서 가지는 지배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로스쿨 교육이념의 취지에 부합하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국가의 협력의무 이행을 저해하는 것이기에 정당한 입법목적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설령 입법목적을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고 파악해 정당성을 인정하더라도, 변호사에게는 세무사로서 수행할 수 있는 세무대리업무 전반에 관한 전문성이 인정되므로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은 부여하되 추가 교육 이수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입법목적을 동일한 정도로 달성할 수 있기에 피해의 최소성 원칙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는 개정 세무사법을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도록 한 부칙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A변호사 등은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있으므로 신뢰이익을 침해 받는 정도가 이 사건 부칙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크다고 보기 어려워 이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2017년 12월 26일 개정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일을 2018년 1월 1일로 정한 것은 개정 세무사법의 입법목적을 가급적 빨리 달성하기 위한 고려에서 내려진 입법적 결단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 헌법재판관은 반대의견(헌법불합치)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부여 제도는 1961년 세무사법이 제정된 이래 50년 이상 동안 줄곧 시행되어 왔으며, 이러한 제도가 단시일 내에 폐지 또는 변경되리라고 예상될 만한 별다른 사정은 없었다"며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이미 세무사 자격 취득에 대한 기대를 가진 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에 진입한 사람들은 이제 세무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종전과 달리 반드시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해야만 하게 됐는데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하거나 유예기간을 두는 등의 일체의 조치가 마련된 바도 없기 때문에 그 신뢰이익의 침해정도가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는 공익의 실현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개정 당시 이미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에 진입한 사람에게까지 시급히 적용해야 할 정도로 긴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단순 위헌을 선고하면 그나마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해 세무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 그 근거규정이 사라져버리는 법적 공백이 초래되므로 헌법불합치를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날 헌재 합헌 결정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보도자료를 내고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 수호를 위해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협은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세무사법이 개정될 당시 로스쿨에 재학중이었던 청년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까지 일괄 박탈한 세무사법 부칙 제2조에 대해 재판관 5명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고, 청년 변호사들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를 폐지한 세무사법 제3조에 대해서도 재판관 4명이 반대의견을 냈다"며 "과반수의 재판관들이 위헌 의견을 낸 것은 현행 세무사법의 위헌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수(42·변호사시험 2회) 대한변협 부협회장은 "청년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만 일괄 박탈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자의적 차별"이라며 "변협은 세무사법이 폐기될 때까지 계속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 자격도 자동 취득돼 모든 변호사가 제한 업이 세무업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3년 12월 세무사법이 개정되면서 2004~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1만8100여명은 세무사 자격은 있지만 세무사 등록을 하지 못해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 또 2017년 12월에는 세무사법이 또 개정돼 2018년 1월부터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 부여하는 제도도 폐지됐다. 그러다 2018년 4월 헌재의 결정(2015헌가19)으로 세무사 자격을 자동 취득했던 변호사들에 대해서는 세무대리 업무와 세무조정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재는 당시 "세무사법이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세무소송 등)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경우 이외에는 세무대리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면서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과 관련한 세무사법 제6조 1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개선입법시한을 2019년 12월 31일까지로 못박았다. 그러나 개정입법이 지연되며, 2020년 1월 1일부터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이 전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입법 공백 상태가 발생했다. 결국 지난해부터 한시적으로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은 국세청으로 임시 관리번호를 부여받아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세무사법
변호사
세무사
박수연 기자
2021-07-15
헌법사건
"관리부실로 면세유류 잘못 팔면 20% 가산세… 합헌"
면세유류 관리기관인 수협의 관리부실로 면세유류 구입카드를 잘못 교부·발급한 경우 감면세액의 20%를 가산세로 징수하도록 한 조세특례제한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15일 A수협 등이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의2 11항 2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338등)을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면세유류 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수협은 어업용 면세유 공급을 위한 면세유류 구입카드나 출고지시서를 교부·발급해왔다. 그런데 세무서는 A수협 등이 관련 증거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관리부실로 면세유류 구입카드를 잘못 발급했다며 감면세액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과했다. 이에 A수협 등은 가산세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재판과정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해줄 것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의2 11항 2호는 면세유류 관리기관인 조합이 관련 증거서류를 확인하지 않는 등 관리부실로 농·어민 등에게 면세유류 구입카드 등을 잘못 발급하거나 농·어민 등 외의 자에게 면세유류 구입카드 등을 발급한 경우에는 해당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및 자동차세의 감면세액의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이 조항은 면세유류 관리기관인 수협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해 어업용 면세유의 부정유통을 사전에 방지하고, 궁극적으로는 어업용 면세유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수협이 관리부실로 면세유류 구입카드를 어민에게 잘못 교부·발급하거나 어민이 아닌 자에게 교부·발급한 경우 감면세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하도록 한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면세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하도록 한 것은 의무위반의 정도를 고려한 제재로 볼 수 있고, 20%라는 가산세율이 본래의 제재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어업용 면세유의 부정 유통을 방지해 면세유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은 면세유류 관리기관인 수협이 관리부실로 인해 감면세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당하는 불이익보다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수협의 관리 부실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어업용 면세유 부정 유통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 의무위반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경우와 어업용 면세유 부정 유통의 결과가 발생해 의무위반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경우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한 가산세율을 적용토록 하고 있다"며 "그 결과 관리부실이 인정되기만 하면 수협은 실제로 어업용 면세유 부정유통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의무위반의 정도를 넘는 금전적 부담을 지게 되는데, 이는 헌법상 비례원칙에 어긋난 재산권 침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면세
수협
조세특례제한법
감면
박수연 기자
2021-07-15
헌법사건
마트 포장대서 실수로 가져온 남의 사과 1개
헌법재판소가 절도의 고의 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최근 절도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 받았다며 낸 헌법소원(2020헌마157)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A씨는 2019년 10월 서울의 한 마트에서 자율 포장대 위에 놓인 사과 1봉지를 가져가 절취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 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헌재는 "A씨가 사건 당일 마트에서 결제한 신용카드 영수증을 살펴보면 A씨 역시 이 사건 사과봉지와 같은 사과를 구입했음을 알 수 있다"며 "A씨가 사건 당시 노령이고 후두암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정신과 신체가 몹시 불편했던 점을 함께 고려하면, A씨가 자율 포장대에서 식료품을 포장하면서 순간적으로 이 사건 사과봉지를 자신이 구입한 사과로 착각했을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신문조서를 제외할 경우 A씨에게 절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로는 CCTV 영상 캡처 사진이 있으나, 사진을 보더라도 A씨가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둘러본다거나, 이 사건 사과봉지를 유심히 살펴보거나, 자신이 구입한 사과와 비교해 보는 등 A씨에게 미필적으로라도 절도의 고의를 인정할 사정은 찾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검찰은 A씨가 '순간적인 욕심'에 따라 범행을 일으켰다고 판단하면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며 "이는 경찰의 수사기록을 면밀히 살피지 않은 탓에 청구인의 내심의 의사를 막연히 확장 해석한 결과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복추구권
절도
기소유예
마트절도
절취
박미영 기자
2021-07-05
헌법사건
헌재 "옥외집회 사전신고제는 합헌"
옥외집회를 할 때 경찰에 미리 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토록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다시 나왔다. 헌재는 최근 장애인단체 대표 A씨가 "집시법 제6조 1항 본문 중 '옥외집회'에 관한 부분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663)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이 같은 옥외집회 사전신고제를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집시법 제22조 2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4(합헌)대 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9명의 재판관 가운데 다수인 5명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 6인에 미달해 법정의견은 합헌으로 정해졌다. A씨는 2017년 5월 광주시의회 앞 광장에서 신고를 하지 않고 약 600명과 함께 확성기, 플래카드, 피켓을 이용해 '사회복지 종사자 단일 임금체계도입' 등을 주장하는 등 미신고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2018년 4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집시법 제6조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집시법의 사전신고는 협력의무로서의 신고"라며 "집시법은 일정한 신고절차만 밟으면 일반적·원칙적으로 옥외집회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으므로, 집회에 대한 사전신고제도는 헌법 제21조 2항의 사전허가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신고 옥외집회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아 이에 대해 행정형벌을 과하도록 했다고 해도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면서 "나아가 법정형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과중한 처벌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과잉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1994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같은 이유로 옥외집회 사전신고제 등은 합헌이라는 결정을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불가결한 근본요소이자, 소수집단에게 그들의 주장을 개진하기 위한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수의 보호를 위한 중요한 기본권에 해당한다"면서 "옥외집회의 목적, 방법 및 형태, 참가 인원의 수 및 구성, 집회장소의 개방성·접근성, 주변 환경 등에 비춰 옥외집회가 열리더라도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 질서가 침해될 개연성 또는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사전신고의무를 부과할 실질적인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선애 재판관은 "집시법은 집회 시까지 채 48시간이 남아 있지 않은 긴급집회를 주최한 경우에 대해 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긴급집회에 대해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청구인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옥외집회 사전신고제 위반시 처벌 조항에 대해 문형배 재판관은 "행정절차적 협조의무인 옥외집회에 대한 신고의무의 이행 확보는 과태료 등 행정상 제재로도 충분함에도 이에 대해 형벌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그는 "처벌조항은 미신고 옥외집회의 주최자를 집시법이 금지하는 옥외집회 주최자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하고 있다"며 "이는 법익침해의 정도가 질적으로 현저히 다른 것을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으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시법
옥외집회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사전신고제
박미영 기자
2021-07-02
헌법사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합헌”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토록 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10호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5)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자동차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혐의로 경찰로부터 범칙금 통고서를 받았지만 이를 납부하지 않아 즉결심판을 거쳐 기소됐다. 이후 법원은 A씨에게 벌금 1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재판을 받던 중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10호는 운전자 준수사항 중 하나로 긴급자동차 운전시 등을 제외하고는 운전 중 휴대전화(자동차용 전화 포함)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같은 법 156조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진다. 국민의 생명 등 보호 위해 필요 헌재는 "운전 중 전화를 받거나 거는 것, 수신된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과 같이 휴대용 전화를 단순 조작하는 경우에도 전방주시율,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등이 저하되므로 교통사고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더라도 도로교통법에서는 자동차 등이 정지하고 있는 경우, 긴급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 등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휴대전화 사용 금지로 인한 불편함은 최소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조항으로 청구인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의 편익을 누리지 못하고 위반할 경우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질 수 있으나 이러한 부담은 크지 않다"면서 "이에 비해 교통사고 발생을 줄임으로써 보호되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 공익은 중대하다"고 했다.
휴대전화
도로교통법
운전
박미영
2021-07-01
헌법사건
13세 미만 아동 강제추행범 '공소시효 정지' 부칙 소급적용은 합헌
13세 미만 아동 대상 강제추행범의 공소시효를 정지하도록 한 성폭력처벌법 부칙을 성폭력처벌법 시행 전에 발생해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범죄에 대해서도 적용토록 한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 제3조 중 제21조 1항 및 3항 1호 가운데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에 관한 부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457)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2005년 당시 12세인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하고 간음한 혐의로 2017년 11월 기소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A씨가 저지른 범죄의 공소시효는 각각 7년이었다. 그런데 2010년 4월 제정·시행된 성폭력처벌법 제20조 1항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인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도록 규정했다. 또 이 조항은 같은 법 부칙 제3조에 따라 이 법 시행 전 행해진 성폭력범죄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되도록 했다. 개정 성폭력처벌법에도 이 내용은 제21조 1항으로 이동해 그대로 유지됐고, 제21조 3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강제추행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개정 법은 또 같은 법 부칙 제3조에서 해당 법률 시행 전 행해진 성폭력범죄 중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제21조의 개정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특수성 등 고려한 조항 개정 규정에 따라 1심 법원은 2018년 4월 A씨에게 징역 12년을, 2심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항소심 재판 중 "성폭력처벌법 부칙 제3조는 범죄행위의 성립 후 당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의 기산점을 불특정 기간 동안 소급해 연장하는 것으로 이는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우리 헌법이 규정한 형벌불소급의 원칙은 '행위의 가벌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소추가능성에만 연관될 뿐이고 가벌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소시효에 관한 규정은 원칙적으로 그 효력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행위의 가벌성은 행위에 대한 소추가능성의 전제조건이지만 소추가능성은 가벌성의 조건이 아니므로 공소시효 정지 규정을 과거에 이미 행한 범죄에 대해 적용하도록 하는 법률이라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헌법 제12조 1항 및 제13조 1항에 규정한 죄형법정주의의 파생원칙인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언제나 위배되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공소시효 규정은 형벌불소급 원칙 대상 아니다 이어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는 미성년자의 인식·표현 능력의 제한으로 피해사실에 대한 인지 및 발견이 어렵고, 피해사실을 인지한 때에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따라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적인 특성이 있을 수 있으며,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비난 가능성, 수사·공판과정에서 겪게 될 2차 피해를 염려해 피해사실을 공론화하기 어려운 점 등 특수성이 있다"면서 "심판대상조항은 이 같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해 실체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이 형사소송법의 공소시효에 관한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고 새롭게 규정된 조항을 적용하도록 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제한되는 성폭력 가해자의 신뢰이익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해 훼손된 불법적인 상태를 바로잡고자 하는 실체적 정의라는 공익에 우선해 특별히 헌법적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강제추행
형법
공소시효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아동추행
박미영
2021-06-30
헌법사건
안경사 개인에게만 안경점 개설 허용은 합헌
안경사 면허를 취득한 개인에게만 안경점 개설을 허용하는 의료기사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1항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7헌가31)에서 최근 재판관 4(합헌)대 5(헌법불합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9명의 재판관 가운데 다수인 5명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 6인에 미달해 법정의견은 합헌으로 정해졌다. A씨는 법인을 통해 안경점 9곳을 개설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다. A씨가 설립한 법인 역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재판 중에 "의료기사법 제12조 1항 등은 안경사들로 구성된 법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안경사 개인의 법인 안경점 개설이라는 직업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의료기사법 제12조 1항은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을 조제하거나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소(이하 '안경업소'라 한다)를 개설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30조 1항 6호는 이를 위반해 안경사 면허 없이 안경업소를 개설한 자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법인 안경업소가 허용되면 영리추구 극대화를 위해 무면허자로 하여금 안경 조제·판매를 하게 하거나 소비자에게 과잉비용을 청구하는 등의 일탈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고용된 안경사의 책임감이나 윤리성 등이 감소하며, 안경 조제·판매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는 결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의료기사법과 이 사건 금지조항에 의하더라도 안경사들은 협동조합, 가맹점 가입, 동업 등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는 법인의 안경업소 개설과 같은 조직화, 대형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눈과 관련된 국민건강보건 및 소비자 후생은 매우 중대하며, 부작용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다. 법인 안경업소의 개설을 허용함에 따른 부작용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관련 조항으로 제한되는 사익에 비해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남석·이석태·이영진·김기영·문형배 헌법재판관은 "의료기사법은 안경사 자격을 가진 자연인에게만 안경업소 개설을 허용하고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을 일체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안경사들로만 구성된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까지 허용하지 않는 것은 직업의 자유에 대한 필요 이상의 제한"이라는 반대의견(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을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부정적 효과들은 안경업소의 개설 주체가 법인인지 자연인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기보다는 안경의 조제·판매에 있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안경사의 의사결정권한이 유지되고 있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는 문제로 봄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안경사
안경점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안경사면허
의료기사법
박미영 기자
2021-06-29
헌법사건
'보안관찰 대상자, 거주지 변동 때마다 신고' 보안관찰법 헌법불합치
보안관찰 대상자가 출소 후 거주지가 바뀔 때마다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한 보안관찰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씨가 "보안관찰법 제6조 2항과 제27조 2항 중 제6조 2항에 관한 부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7헌바479) 사건에서 재판관 4(위헌)대 2(헌법불합치)대 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헌재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2023년 6월 30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A씨는 2013년 7월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수집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 받고 복역 후 2016년 7월 출소했다.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지정된 A씨는 출소 후 출소 사실 등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또 2016년 9월 주거지를 옮겼음에도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보안관찰법은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수집 등의 혐의로 기소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그 형기가 3년 이상인 사람을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정하고, 같은 법 제6조 2항 등은 보안관찰처분 대상자가 출소 후 주거지 등에 변동이 있을 때 7일 이내에 변동 사항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보안관철처분 대상자에게 출소 후 기존에 신고한 거주예정지 등 정보에 변동이 생기기만 하면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의무기간의 상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무기한의 신고의무를 부담해 과도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해당 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해 그 효력이 즉시 상실되면 대상자에 대해 변동사항 신고의무를 부과함이 정당한 경우에도 그러한 의무가 즉시 사라지게 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해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잠정 적용을 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변동신고조항 및 위반 시 처벌조항은 아직 재범의 위험성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대상자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돼 보안관찰처분을 받은 사람과 유사한 신고의무 및 그 위반 시 동일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재범의 위험성이 없으면 보안처분을 부과할 수 없다는 보안처분에 대한 죄형법정주의적 요청에 위배되고,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하지 않은 제한까지 부과하는 것"이라며 단순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간첩, 내란·이적 등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보안관찰 해당 범죄는 민주주의체제의 수호와 사회질서의 유지, 국민의 생존 및 자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범죄이므로 재범 억제가 특별히 중요하다"며 "대상자가 부담하는 신고의무는 기존에 신고한 적이 있는 내용에 대한 변동사항에 국한되므로, 과도한 부담이 아니다"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이날 보안관찰 대상자가 출소 후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출소사실을 신고하도록 한 보안관찰법 제6조 제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신고의무 내용에 비춰볼 때 대상자의 불편이 크다고 볼 수 없고 행정 편의를 위해 국민에게 과중한 신고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거나 7일의 신고기간이 지나치게 짧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보안관찰 대상자라는 이유만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신고의무 및 그 위반 시 형사처벌하도록 정해 보안처분에 대한 죄형법정주의적 요청에 위배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국가보안법
신고
교도소
거주지
보안관찰법
박미영 기자
2021-06-24
헌법사건
헌재 "불처분결정 소년부송치 사건도 기록 삭제 규정 마련해야"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해 수사경력자료 보존기간이나 삭제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서울행정법원이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과 3항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2018헌가2)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2023년 6월 30일까지 이 조항을 개정하라고 입법개선 시한을 못박았다. 2002년 3월 당시 미성년자였던 A씨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소년부송치 처분을 받은 뒤 창원지법에서 불처분 결정을 받았다. A씨는 2016년 4월 수사경력자료를 관리하는 경찰청장에게 2002년 사건에 대해 수사경력자료 삭제를 신청했지만, 형실효법에는 관련 삭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후 A씨는 2016년 5월 경찰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건을 심리하게 된 서울행정법원은 직권으로 헌재에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수사경력자료의 정리 등을 규정하고 있는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 및 3항은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한 수사경력자료의 삭제와 보존기간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반면 소년법 제2조는 소년에 대한 수사경력자료는 불송치 결정이 날 경우 결정일로부터 4개월 이내,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 시 처분일로부터 3년 이내에 삭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혐의없음, 공소권없음, 죄가안됨을 이유로 한 불기소 처분 시에도 삭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죄를 범한 소년에 대해 형사재판이 아닌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는 절차를 마련한 소년법의 취지에 비춰, 법원에서 소년부송치된 사건을 심리한 후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해 불처분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전력이 소년의 장래 신상에 불이익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범죄가 행해진 후 시간이 흐를수록 수사의 단서로서나 상습성 판단자료, 양형자료로서의 가치가 감소하므로, 해당 사건의 경중이나 결정 이후 경과한 시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당사자가 사망할 때까지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한 수사경력자료의 보존기간과 삭제에 대해 규정하지 않은 이 사건 관련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소년부송치 후 불처분 결정을 받은 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형실효법
형의실효에관한법률
소년부송치
박미영 기자
2021-06-24
헌법사건
헌재, "검사징계법 위헌" 주장한 윤석열 헌법소원 '각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을 징계할 징계위원 대다수를 법무부 장관이 임명·위촉하도록 한 검사징계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윤 전 총장이 "구 검사징계법 제5조 2항 2,3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20헌마1614)을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이번 사건에서 회피했다. 구 검사징계법 제5조 2항은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법무부 차관 △법무부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법무부장관이 위촉하는 1명으로 위원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또 법무부 장관은 검사 중에서 예비위원을 지명할 권한도 갖도록 했다. 이 조항은 올해부터 법조계와 학계 등에 추천권을 주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윤 전 총장 측은 지난해 12월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에서 법무부 장관은 징계 청구도 하고, 징계위에서 심의할 위원 대부분도 지명·위촉한다"며 "법무부 장관이 징계위원 과반수를 구성할 수 있으므로 검찰총장이 징계 혐의자가 되는 경우 공정성을 전혀 보장받을 수 없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윤 전 총장 측은 "검사징계법상은 징계 청구자가 심판기관인 징계위원회 위원의 대다수를 지명·위촉해 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적법절차에 있어 적정성 보장을 위한 원리인 '적절성'과 '공정성'을 심히 결여하고 있다"며 "소추와 심판의 분리라는 핵심적인 내용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절차를 강행했고, 결국 윤 전 총장에게 정직 2개월의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헌재는 "윤 전 총장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는 심판대상조항 자체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행하는 해임, 면직, 정직 징계처분이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 심판청구는 직접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징계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해 이 사건 결정 선고일 현재까지 계속 중"이라며 "집행행위에 대한 구제절차가 없거나 그 구제절차에서는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어 청구인에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경우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이 사건에서 예정된 집행행위인 징계처분이 사후에 있게 되었고 그에 대한 항고소송이 제기돼 법원에 계속되어 있다고 해서, 집행행위의 예정에도 불구하고 법리에 따라 인정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직접성을 집행행위의 존재를 이유로 사후적으로 부정한다는 것은 그 논리가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기본권 보장에 사각지대를 발생시키는 것이 된다"며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의 법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등 적법요건을 충족하므로, 본안 판단에 나아가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헌재 선고 직후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현재 계류 중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징계처분의 절차적·실질적 위법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사징계법
윤석열
검찰총장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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