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 l Return To The Forest
logo
2024년 5월 21일(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헌법사건
헌법불합치
검색한 결과
146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산재·연금
헌법사건
'사실혼 포함 재혼할 경우 공무원 유족연금 수급권 상실' 공무연연금법은 "합헌"
공무원 유족연금을 받던 배우자가 사실혼을 포함해 재혼한 경우 일률적으로 연금 수급 자격을 상실케 하는 공무원연금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31일 서울고법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옛 공무원연금법 제59조 제1항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31)에서 재판관 5(합헌)대 4(헌법불합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 씨는 군무원인 배우자 B 씨가 사망하자 1992년 4월부터 매달 유족연금을 지급받아오다 2014년 10월부터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가 됐다. 이후 공무원연금공단은 2017년 A 씨에게 2014년 10월 이후 수령한 유족연금액 3800여만원을 환수하겠다고 고지했다. A 씨는 공단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 사건 2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A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2019년 12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구 공무원연금법 제59조 1항 2호는 '유족연금이나 순직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자가 재혼한 때(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경우 포함)에는 그 권리를 상실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유족연금은 본래 생계를 책임진 자의 사망으로 생활의 곤란을 겪는 가족의 생계 보호를 위해 도입된 것이므로 유족연금 수급권 인정 여부가 반드시 기여금에 대한 공동 부담 여부에 좌우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연금은 유족연금 수급권 상실사유가 발생하면 다른 유족에게 그 수급권이 이전되는데, 재혼 상대방 배우자의 사망이나 이혼 등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유족연금수급권이 회복될 경우 이미 수급권을 이전받은 다른 유족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별도의 복잡한 법률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김기영 헌법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선고를 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배우자는 혼인 기간 내내 공무원의 성실한 근무를 조력하고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함께 구성하면서 연금 형성에 기여한 사람"이라며 "이런 기여를 정당히 고려하지 않고 유족 지위를 상실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권 전부를 영구히 박탈하는 것은 합리적 입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이 조항은 실제 재혼으로 부양을 받을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생활 보장의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법률상 재혼 관계에 비해 불안정한 사실상 혼인 관계의 경우조차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영구히 수급권을 박탈하는 것은 유족연금의 사회보장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재혼을 유족연금수급권 상실사유로 규정한 구 공무원연금법 조항에 대한 헌재의 첫 결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유족연금
재혼
공무원연금법제59조
박수연 기자
2022-09-05
정보통신
헌법사건
"사후 통지 없는 수사기관 '통신자료 제공'… 헌법불합치"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이 규정하고 있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통신자료 제공은 법원 또는 검사나 수사관서·정보기관의 장 등이 수사나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자의 성명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등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등이 규정하고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과 달리 법원의 허가가 필요 없다. 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자료 제공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려줘야 할 의무도 없다. 이용자 본인이 직접 통신사와 포털업체에 자신에 대한 통신자료제공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만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영장주의 원칙 위반 및 남용 논란이 계속됐고, 지난해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언론사 기자와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헌재는 21일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388 등)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이 조항은 헌재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2023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헌재는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있는 경우, 정보 주체인 이용자에게는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있었다는 점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으며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 등에 통신자료를 제공한 경우도 이런 사실이 이용자에게 별도로 통지되지 않는다"며 "효율적인 수사와 정보수집의 신속성, 밀행성 등을 고려해 사전에 이용자에게 내역을 통지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를 취득한 후 수사 등 정보수집의 목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통신자료의 취득사실을 이용자에게 통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데, 해당 조항은 통신자료 취득에 대한 사후통지절차를 두지 않아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만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를 받으면서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헌법상 영장주의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강제처분에 적용되므로, 강제력이 개입되지 않은 임의수사에 해당하는 수사기관 등의 통신자료 취득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또 제공 요청을 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피의자나 피해자를 특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초 정보에 한정돼 있고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과잉금지원칙 위배도 아니라고 봤다. 한편 이석태,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통신자료 취득행위의 공권력 행사성은 인정되나 그 근거 법률조항에 대해 본안 판단에 나아가는 이상 심판의 이익이 없다"는 별개의견을, 이종석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적법절차원칙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번 헌법소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이 2016년 청구했다. 이후 지난해 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 등 사건 수사 명목으로 기자와 시민, 정치인의 통신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을 문제 삼는 헌법소원도 제기됐는데, 헌재는 이들 모두를 병합해 심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뤄질 국회 법 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해 전기통신사업자로부터 통신자료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수사상 목적도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법 개정 전에는 통신자료 조회 심사 등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자체 통제방안을 통해 적법성을 넘어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통신자료
개인정보
수사
박수연 기자
2022-07-21
헌법사건
재심으로 감형돼도 '형사보상 불가' 형사보상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원판결의 근거가 된 가중처벌규정에 대한 위헌 결정으로 인해 열린 재심 절차에서 공소장 변경을 통해 원판결보다 형량이 줄었다면 재심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해 집행됐던 구금에 대해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첫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씨 등이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998 등)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개선 입법시한을 2023년 12월 31일로 못 박았다. A씨는 2007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집단·흉기등상해)죄, 폭력행위처벌법(집단·흉기등폭행)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 집행을 마쳤다. 그런데 2015년 9월 헌재가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1항 중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형법 제260조 1항(폭행), 제283조 1항(협박), 제366조(재물손괴등)의 죄를 범한 자'에 관한 부분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고, 2016년 1월 개정된 폭력행위처벌법은 제3조 1항 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가중처벌 규정도 삭제했다. 또 같은날 개정된 형법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상해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제258조의2(특수상해)가 신설됐다. A씨에 대한 재심 절차에서 검사는 재판대상판결 중 각 집단·흉기등상해죄로 유죄가 인정된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은 그대로 유지하고 죄명을 각 특수상해죄로 교환적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한편, 집단·흉기등폭행죄로 유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지한 채 죄명을 특수폭행죄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후 A씨는 2018년 4월 특수상해죄, 특수폭행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확정됐다. 하지만 형사보상을 받지 못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A씨가 청구한 헌법소원사건 외에도 비슷한 처지의 피고인 B씨에 대해 서울고법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고, 또 다른 피고인 C씨도 같은 이유로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현행 형사보상법 제26조 1항이 '면소나 공소기각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된 피고인이 그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 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을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국가에 대해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재심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하는 구금이 이미 이뤄진 상태라면 이는 위헌적인 법률집행으로 인한 과다 구금으로서 형사사법절차에 내재하는 위험으로 인해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중대한 피해 결과가 발생한 것인데 그럼에도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형벌규정에 관한 위헌 결정의 소급효와 재심 청구권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심판대상조항이 형사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 어렵고 다만 무죄 재판을 받을 수 없었던 사유가 '적용법조에 대한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며 "공소장 변경 제도는 형벌권의 적정한 실현과 소송 경제 도모라는 가치가 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이지, 형사사법 절차에 내재하는 위험의 결과로 이루어진 구금을 정당화하는 제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결과적으로 부당한 구금으로 이미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관한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이상 소장의 교환적 변경을 통해 무죄 재판을 피했다는 사정은 피고인에 대한 형사보상청구권 인정 여부를 달리할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이 사건의 경우 재심판결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해 집행된 구금에 대해 보상요건을 전혀 규정하지 않은 것은 현저히 자의적인 차별로서 평등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헌재는 단순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의 효력을 바로 상실시키면 다른 형사 보상에도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청구인들의 판결 주문과 이유 어디에서도 무죄의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무고한 사람을 구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심판대상조항이 형사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들과 본질적으로 다르고 실질적으로 형사보상이 요청되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해당 조항이 평등권이나 형사보상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형사보상및명예회복에관한법률
가중처벌
재심
원판결
박수연 기자
2022-02-24
헌법사건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이후 입국한 경우 '국내 투표 불허'는 선거권 침해
재외선거인과 국외부재자신고인이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후 입국한 경우 국내에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전에 입국한 재외선거인 등'만 국내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27일 A씨가 "공직선거법 제218조의16 3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마895)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개선 입법시한을 2023년 12월 31일까지로 못 박았다. A씨는 교육부의 한·미 대학생 연수프로그램에 선발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턴십을 받던 중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2020년 1월 28일 국외부재자 신고를 했다. 그는 재외투표기간인 2020년 4월 1~6일 사이에 현지에서 투표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20년 3월 30일 미국 주재 재외공관에 설치된 재외선거관리위원회의 사무를 중지하는 결정을 했다. A씨는 귀국일정을 앞당겨 2020년 4월 8일 귀국했고, 선거일인 같은 달 15일 투표를 하기 위해 자신의 주소지 부근의 투표소를 찾았지만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재외투표기간 개시일인 2020년 4월 1일 전에 귀국해 이를 신고한 경우가 아니라면 선거일에 국내에서 투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공직선거법 제218조의16 3항이 자신의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면서 2020년 6월 헌법소원을 냈다. 이 조항은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전에 귀국한 재외선거인 등은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전에 귀국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해 주소지를 관할하는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후 선거일에 해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정하는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즉,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이후 귀국한 재외선거인 등이 국내에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는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헌재는 "이 조항은 재외투표소에서 선거권을 행사한 자가 국내에서 다시 선거권을 행사하는 중복투표를 방지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면서도 "해당 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선거의 공정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지만, 선거의 공정성도 결국에는 선거인의 선거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불충분·불완전한 입법으로 인한 청구인의 선거권 제한을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에 비해 작지 않으므로 해당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선거실무를 살펴보면, 관할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투표가 끝난 후 재외선거인명부 등 등재번호 정보가 부착된 재외투표 회송용 봉투를 받아서 이를 확인하고 재외선거인명부 등과 대조해 재외선거인의 재외투표 여부 및 중복투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그런데 재외투표기간은 선거일 전 14일부터 선거일 전 9일까지의 기간 중 6일 이내의 기간이므로, 재외투표기간이 종료된 후 선거일이 도래하기 전까지 적어도 8일의 기간이 있어, 이 기간 내에 선거일 전까지 재외투표관리관이 재외선거인등 중 실제로 재외투표를 한 사람들의 명단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경유하여 관할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 선거일 전까지 투표 여부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외투표기간 개시일에 임박해 재외선거사무 중지결정이 있었고 그에 대한 재개결정이 없었던 예외적인 경우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이후에 귀국한 재외선거인이 국내에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만 단순위헌 결정을 할 경우 재외선거인들이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전에 귀국해 투표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없어져 법적 공백이 발생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재외투표
재외선거
공직선거법
박수연 기자
2022-01-27
헌법사건
지방의회의원 재직기간 동안 퇴직연금 정지 공무원연금법 '헌법불합치'
퇴직한 공무원이 지방의회의원에 당선되면 재직기간 동안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2017년 7월 이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했던 기존 입장(2015헌마1052)을 변경한 것이다. 헌재는 27일 지방의회의원 A씨 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연금법 제47조 1항 2호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161)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개선 입법시한을 2023년 6월 30일로 못박았다. 공무원연금법 제47조 1항 2호는 퇴직연금을 받는 사람이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경우 그 재직기간에는 퇴직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부칙 제12조 1항 단서는 법이 시행되기 전에 연금을 받을 사유가 생긴 사람도 적용 대상으로 명시했다. 이후 2018년 3월 국회가 공무원연금법을 전부개정하면서 해당 조항이 개정법 제50조 1항 2호로 조문위치가 변경되고 일부 문구는 수정됐지만 실질적 내용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제50조 1항 2호 중 '지방의회의원' 부분도 심판대상에 포함됐다.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금수급자이면서 2014년 6월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지방의회의원으로 당선된 A씨 등는 2016년 2월께부터 그 무렵 개정·시행된 공무원연금법 조항 등에 따라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자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연금청구소송을 냈다. 이들은 재판 과정 중 이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9년 5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 조항은 악화된 연금재정을 개선해 공무원연금 제도의 건실한 유지·존속을 도모하고 연금과 보수의 이중수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금 지급을 정지하기 위해서는 대체할 만한 소득이 전제돼야 하는데, 지방의원의 의정비 중 의정 활동비는 의정활동 경비 보전을 위한 것이므로 월정수당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지방의원 중 약 4분의 3이 퇴직연금보다 적은 액수의 월정수당을 받고, 2020년 기준 월정수당이 정지된 연금 월액보다 100만원 이상 적은 지방의원도 상당수 있으며 월정수당은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편차가 크고 안정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조항처럼 소득 수준을 고려하지 않으면 재취업 유인을 제공하지 못해 정책 목적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도 크다"면서 "다른 나라의 경우 연금과 보수 중 일부를 감액하는 방식으로 선출직에 취임해 보수를 받는 것이 생활 보장에 더 유리하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있어 기본권을 덜 제한하면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이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지 못하기에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A씨 등의 재산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조항의 위헌성은 연금지급정지 제도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받게 되는 보수가 연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도 연금 전액의 지급을 정지하는 것에 있고, 위헌성 제거 방식에 대해서는 입법자에게 재량이 있으므로, 적용을 중지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남석·이선애·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은 누적되어온 연금재정의 악화를 개선해 공무원연금제도의 건실한 유지·존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퇴직연금 지급을 정지하게 되면 그만큼 연금지출이 감소해 공무원연금재정의 안정과 적자 해소에 기여할 수 있어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종전 이 견해와 달리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헌법재판소 결정(2015헌마1052)은 이 결정 취지와 저촉되는 범위 안에서 변경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공무원연금법
퇴직연금
박수연 기자
2022-01-27
헌법사건
축산업 근로자에 휴일조항 적용제외… 가까스로 ‘합헌’
축산업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 조항 등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 근로기준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A씨가 "축산업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 제4장의 근로시간, 휴일에 관한 조항을 적용하지 않은 같은 법 제63조 2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563)에서 최근 재판관 1(합헌)대 5(헌법불합치)대 3(각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영진 재판관 1명만 합헌(기각) 의견을 냈지만,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 5명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이선애·이은애·이종석 재판관 등 3명이 각하 의견을 내, 위헌 결정 정족수 6인에 미달, 법정의견이 합헌으로 정해졌다. 2017년 8월부터 두 달가량 축산업 근로자로 일한 A씨는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계속 일했지만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에 대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A씨는 "축산업 종사자에 대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과 휴일 관련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63조 2호는 위헌"이라며 2018년 1월 국선대리인 선임 신청 후 같은 해 6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축산업은 가축의 양육과 출하에 기후와 계절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근로시간과 근로내용에 일관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근로시간·휴일에 관한 사적 합의는 해당 조항의 제한을 받지 않는 데다, 한국 축산업 상황을 고려할 때 축산업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작용이 초래될 위험이 있는 점 등을 볼 때 해당 조항이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 합헌1·헌법불합치5·각하3 의견으로 위헌 정족수 못 채워 이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에 관한 조항이 전제하고 있는 공장직 또는 사무직 근로자의 경우와 달리 계절과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사업'을 기준으로 축산업 근로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휴일 조항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달리 취급하는 것은 합리성이 인정돼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헌법불합치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한국 축산업은 지위가 불안정한 일용직이나 임시직 근로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라 사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근로조건을 정하기 어려워 축산업 근로자들에게 육체적·정신적 휴식 보장과 장시간 노동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필요한 데도 해당 조항은 축산 사업장을 근로기준법 적용 제한의 기준으로 삼고 있어 축산업 근로자들의 근로 환경 개선과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으므로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면서 "근로시간·휴식시간의 불규칙성을 수반하는 다른 사업 종사 근로자들과 비교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축산업 종사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평등권 침해"라고 밝혔다. 다만,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축산업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과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전부 적용돼 법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통해 입법형성권의 범위 내에서 개선입법을 하도록 함이 타당하다"고 했다. 한편 이선애·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각하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A씨는 근로시간에 관한 근로조건에 대해 근무시작일인 2017년 8월 25일에, 주휴일에 관한 근로조건에 대해 근무 시작 후 1주일이 지난 2017년 9월 1일에, 가산임금에 관한 근로조건에 대해 정식직원으로 첫 임금을 수령한 2017년 10월 10일에 해당 조항에 의한 기본권 침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한 2018년 1월 29일 심판청구를 위한 국선대리인 선임신청을 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9조 1항에서 정한 청구기간을 도과해 제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
축산업
휴일
근로시간
박수연 기자
2021-09-08
헌법사건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폐지… 가까스로 위헌 결정 면해
2018년 1월 1일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에게는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도록 한 세무사법 조항이 가까스로 위헌 결정을 면했다. 9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위헌(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이 다수였지만 위헌결정 정족수인 6명에는 이르지는 못했다. 헌재는 2018년 1월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A변호사 등이 "세무사법 제3조와 관련 부칙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8헌마279 등)을 15일 기각했다.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부여하는 내용을 삭제한 세무사법 제3조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이러한 개정 내용을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토록 한 세무사법 부칙 제1조 등에 대해서는 재판관 4(합헌)대 5(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1961년 9월 9일 세무사법이 제정된 이후 2017년까지 56년간 변호사는 세무사법 제3조 3호에 따라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을 부여 받았다. 하지만 2017년 12월 이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 내용은 부칙 제1조에 따라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개정법은 다만 부칙 제2조에 '법 시행 당시 종전의 제3조 3호의 규정에 따라 세무사의 자격이 있던 사람은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세무사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경과조치를 둬 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에게 자동 부여된 세무사 자격은 그대로 유지하게 했다. 2018년 1월 제47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A변호사와 같은 해 제7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B변호사 등은 개정 세무사법에 따라 세무사 자격을 자동 취득하지 못하게 되자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 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 부여 폐지에 대해 "특혜 시비를 없애고 세무사시험에 응시하는 일반 국민과의 형평을 도모하면서 세무분야의 전문성을 높여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면서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국가가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세무사법은 세무사 제도가 정착되고 세무대리시장의 수급이 안정됨에 따라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대상을 점차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 왔으며,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은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이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으로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하는 것 외에는 세무대리를 할 수 없게 돼 업무의 범위가 축소되는 불이익은 입었지만, 불이익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크지 않아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표면적으로 제시된 입법목적과 달리 세무사시험 합격자가 세무서비스 시장에서 가지는 지배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로스쿨 교육이념의 취지에 부합하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국가의 협력의무 이행을 저해하는 것이기에 정당한 입법목적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설령 입법목적을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고 파악해 정당성을 인정하더라도, 변호사에게는 세무사로서 수행할 수 있는 세무대리업무 전반에 관한 전문성이 인정되므로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은 부여하되 추가 교육 이수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입법목적을 동일한 정도로 달성할 수 있기에 피해의 최소성 원칙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는 개정 세무사법을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도록 한 부칙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A변호사 등은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있으므로 신뢰이익을 침해 받는 정도가 이 사건 부칙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크다고 보기 어려워 이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2017년 12월 26일 개정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일을 2018년 1월 1일로 정한 것은 개정 세무사법의 입법목적을 가급적 빨리 달성하기 위한 고려에서 내려진 입법적 결단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 헌법재판관은 반대의견(헌법불합치)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부여 제도는 1961년 세무사법이 제정된 이래 50년 이상 동안 줄곧 시행되어 왔으며, 이러한 제도가 단시일 내에 폐지 또는 변경되리라고 예상될 만한 별다른 사정은 없었다"며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이미 세무사 자격 취득에 대한 기대를 가진 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에 진입한 사람들은 이제 세무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종전과 달리 반드시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해야만 하게 됐는데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하거나 유예기간을 두는 등의 일체의 조치가 마련된 바도 없기 때문에 그 신뢰이익의 침해정도가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는 공익의 실현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개정 당시 이미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에 진입한 사람에게까지 시급히 적용해야 할 정도로 긴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단순 위헌을 선고하면 그나마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해 세무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 그 근거규정이 사라져버리는 법적 공백이 초래되므로 헌법불합치를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날 헌재 합헌 결정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보도자료를 내고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 수호를 위해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협은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세무사법이 개정될 당시 로스쿨에 재학중이었던 청년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까지 일괄 박탈한 세무사법 부칙 제2조에 대해 재판관 5명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고, 청년 변호사들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를 폐지한 세무사법 제3조에 대해서도 재판관 4명이 반대의견을 냈다"며 "과반수의 재판관들이 위헌 의견을 낸 것은 현행 세무사법의 위헌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수(42·변호사시험 2회) 대한변협 부협회장은 "청년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만 일괄 박탈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자의적 차별"이라며 "변협은 세무사법이 폐기될 때까지 계속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 자격도 자동 취득돼 모든 변호사가 제한 업이 세무업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3년 12월 세무사법이 개정되면서 2004~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1만8100여명은 세무사 자격은 있지만 세무사 등록을 하지 못해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 또 2017년 12월에는 세무사법이 또 개정돼 2018년 1월부터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 부여하는 제도도 폐지됐다. 그러다 2018년 4월 헌재의 결정(2015헌가19)으로 세무사 자격을 자동 취득했던 변호사들에 대해서는 세무대리 업무와 세무조정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재는 당시 "세무사법이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세무소송 등)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경우 이외에는 세무대리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면서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과 관련한 세무사법 제6조 1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개선입법시한을 2019년 12월 31일까지로 못박았다. 그러나 개정입법이 지연되며, 2020년 1월 1일부터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이 전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입법 공백 상태가 발생했다. 결국 지난해부터 한시적으로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은 국세청으로 임시 관리번호를 부여받아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세무사법
변호사
세무사
박수연 기자
2021-07-15
헌법사건
안경사 개인에게만 안경점 개설 허용은 합헌
안경사 면허를 취득한 개인에게만 안경점 개설을 허용하는 의료기사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1항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7헌가31)에서 최근 재판관 4(합헌)대 5(헌법불합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9명의 재판관 가운데 다수인 5명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 6인에 미달해 법정의견은 합헌으로 정해졌다. A씨는 법인을 통해 안경점 9곳을 개설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았다. A씨가 설립한 법인 역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재판 중에 "의료기사법 제12조 1항 등은 안경사들로 구성된 법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안경사 개인의 법인 안경점 개설이라는 직업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의료기사법 제12조 1항은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을 조제하거나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판매업소(이하 '안경업소'라 한다)를 개설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30조 1항 6호는 이를 위반해 안경사 면허 없이 안경업소를 개설한 자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법인 안경업소가 허용되면 영리추구 극대화를 위해 무면허자로 하여금 안경 조제·판매를 하게 하거나 소비자에게 과잉비용을 청구하는 등의 일탈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고용된 안경사의 책임감이나 윤리성 등이 감소하며, 안경 조제·판매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는 결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의료기사법과 이 사건 금지조항에 의하더라도 안경사들은 협동조합, 가맹점 가입, 동업 등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는 법인의 안경업소 개설과 같은 조직화, 대형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눈과 관련된 국민건강보건 및 소비자 후생은 매우 중대하며, 부작용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다. 법인 안경업소의 개설을 허용함에 따른 부작용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관련 조항으로 제한되는 사익에 비해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남석·이석태·이영진·김기영·문형배 헌법재판관은 "의료기사법은 안경사 자격을 가진 자연인에게만 안경업소 개설을 허용하고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을 일체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안경사들로만 구성된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까지 허용하지 않는 것은 직업의 자유에 대한 필요 이상의 제한"이라는 반대의견(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법인 형태의 안경업소 개설을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부정적 효과들은 안경업소의 개설 주체가 법인인지 자연인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기보다는 안경의 조제·판매에 있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안경사의 의사결정권한이 유지되고 있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는 문제로 봄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안경사
안경점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안경사면허
의료기사법
박미영 기자
2021-06-29
헌법사건
'보안관찰 대상자, 거주지 변동 때마다 신고' 보안관찰법 헌법불합치
보안관찰 대상자가 출소 후 거주지가 바뀔 때마다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한 보안관찰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씨가 "보안관찰법 제6조 2항과 제27조 2항 중 제6조 2항에 관한 부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7헌바479) 사건에서 재판관 4(위헌)대 2(헌법불합치)대 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헌재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2023년 6월 30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A씨는 2013년 7월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수집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 받고 복역 후 2016년 7월 출소했다.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지정된 A씨는 출소 후 출소 사실 등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또 2016년 9월 주거지를 옮겼음에도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보안관찰법은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수집 등의 혐의로 기소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그 형기가 3년 이상인 사람을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정하고, 같은 법 제6조 2항 등은 보안관찰처분 대상자가 출소 후 주거지 등에 변동이 있을 때 7일 이내에 변동 사항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보안관철처분 대상자에게 출소 후 기존에 신고한 거주예정지 등 정보에 변동이 생기기만 하면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의무기간의 상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무기한의 신고의무를 부담해 과도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해당 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해 그 효력이 즉시 상실되면 대상자에 대해 변동사항 신고의무를 부과함이 정당한 경우에도 그러한 의무가 즉시 사라지게 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해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잠정 적용을 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변동신고조항 및 위반 시 처벌조항은 아직 재범의 위험성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대상자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돼 보안관찰처분을 받은 사람과 유사한 신고의무 및 그 위반 시 동일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재범의 위험성이 없으면 보안처분을 부과할 수 없다는 보안처분에 대한 죄형법정주의적 요청에 위배되고,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하지 않은 제한까지 부과하는 것"이라며 단순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간첩, 내란·이적 등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보안관찰 해당 범죄는 민주주의체제의 수호와 사회질서의 유지, 국민의 생존 및 자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범죄이므로 재범 억제가 특별히 중요하다"며 "대상자가 부담하는 신고의무는 기존에 신고한 적이 있는 내용에 대한 변동사항에 국한되므로, 과도한 부담이 아니다"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이날 보안관찰 대상자가 출소 후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출소사실을 신고하도록 한 보안관찰법 제6조 제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신고의무 내용에 비춰볼 때 대상자의 불편이 크다고 볼 수 없고 행정 편의를 위해 국민에게 과중한 신고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거나 7일의 신고기간이 지나치게 짧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보안관찰 대상자라는 이유만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신고의무 및 그 위반 시 형사처벌하도록 정해 보안처분에 대한 죄형법정주의적 요청에 위배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국가보안법
신고
교도소
거주지
보안관찰법
박미영 기자
2021-06-24
헌법사건
헌재 "불처분결정 소년부송치 사건도 기록 삭제 규정 마련해야"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해 수사경력자료 보존기간이나 삭제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서울행정법원이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과 3항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2018헌가2)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2023년 6월 30일까지 이 조항을 개정하라고 입법개선 시한을 못박았다. 2002년 3월 당시 미성년자였던 A씨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소년부송치 처분을 받은 뒤 창원지법에서 불처분 결정을 받았다. A씨는 2016년 4월 수사경력자료를 관리하는 경찰청장에게 2002년 사건에 대해 수사경력자료 삭제를 신청했지만, 형실효법에는 관련 삭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후 A씨는 2016년 5월 경찰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건을 심리하게 된 서울행정법원은 직권으로 헌재에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수사경력자료의 정리 등을 규정하고 있는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 및 3항은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한 수사경력자료의 삭제와 보존기간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반면 소년법 제2조는 소년에 대한 수사경력자료는 불송치 결정이 날 경우 결정일로부터 4개월 이내,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 시 처분일로부터 3년 이내에 삭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혐의없음, 공소권없음, 죄가안됨을 이유로 한 불기소 처분 시에도 삭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죄를 범한 소년에 대해 형사재판이 아닌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는 절차를 마련한 소년법의 취지에 비춰, 법원에서 소년부송치된 사건을 심리한 후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해 불처분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전력이 소년의 장래 신상에 불이익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범죄가 행해진 후 시간이 흐를수록 수사의 단서로서나 상습성 판단자료, 양형자료로서의 가치가 감소하므로, 해당 사건의 경중이나 결정 이후 경과한 시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당사자가 사망할 때까지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한 수사경력자료의 보존기간과 삭제에 대해 규정하지 않은 이 사건 관련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소년부송치 후 불처분 결정을 받은 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형실효법
형의실효에관한법률
소년부송치
박미영 기자
2021-06-24
1
2
3
4
5
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공인중개사가 ‘권리금계약’하고 돈 받으면 위법”
판결기사
2024-05-09 12:2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