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3조 제3항은 ‘친족의 행위와 본인 간에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아무런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친족이라는 사유 그 자체만으로’ 불이익한 처우를 가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배우자는 후보자와 일상을 공유하는 자로서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분신과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65조 본문 중 ‘배우자’에 관한 부분(‘이 사건 법률조항’)은 배우자가 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와 불가분의 선거운명공동체를 형성하여 활동하게 마련인 배우자의 실질적 지위와 역할을 근거로 후보자에게 연대책임을 부여한 것이므로 헌법 제13조 제3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연좌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선무효를 초래하는 배우자의 위법행위의 범위를 그 불법성이 대단히 중대하여 금권선거의 중핵을 이루는 범죄들로 국한하고 있으며, 당선이 무효로 된 자에 대하여 동일 선거구에서 상당기간 동안 동일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도록 제한함이 없이 단지 당해 보궐선거등에서만 후보자가 될 수 없도록 당선무효에 수반되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중핵을 이루는 대단히 중요한 가치인 반면 후보자의 가족 등이 선거의 이면에서 음성적으로 또한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불법ㆍ부정을 자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선거의 실상이라는 판단 하에, 배우자와 후보자는 선거에 임하여 분리하기 어려운 운명공동체라고 보아 배우자의 행위를 곧 후보자의 행위로 의제함으로써 선거부정 방지를 도모하고자 한 입법적 결정의 전제와 목표 및 선택이 현저히 잘못되었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감독상의 주의의무 이행이라는 면책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후보자에게 일종의 법정무과실책임을 지우는 제도를 형성한 것이 반드시 필요이상의 지나친 규제를 가하는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후보자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후보자책임의 법적 구조의 특징, 배우자에게 재판절차라는 완비된 절차적 보장이 주어진다는 점, 당선무효라는 효과를 발생시킴에 있어 후보자에게 변명·방어의 기회를 따로 부여하는 절차를 마련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종합하면 후보자에 대하여 그러한 절차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적법절차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권 성, 재판관 김경일의 별개의견
스스로의 생각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가 있고 그 대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는, 그리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만 자기가 책임을 진다는 자기책임의 원리는 헌법의 내재적 원리의 하나이고, 연좌제금지의 배경과 근거에 비추어 볼 때 헌법 제13조 제3항속에는 ‘타인’의 행위로 인한 불이익한 처우를 금지한다는 뜻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할 것이므로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하는 제재를 받지 아니할 권리’, 즉 자기행위와 무관한 제재를 받지 아니할 권리는 헌법 제37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로서 기본권성을 지닌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이 권리의 침해 여부가 독립적이고 우선적인 심사기준이 되어야 하는바,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이러한 권리를 제한하고는 있지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
재판관 권 성의 별개의견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법령이 당해 공무원에게 부여한 ‘권한’이지 공무원 개인에게 부여된 ‘권리’, 즉 주관적 공권이 아닌바, 이 사건에서 문제된 국회의원의 공무담임권이란 것은 이미 선거에서 당선된 자에게 관계법령이 부여한 권한일 뿐이지 공직에 취임할 기회를 향유할 주관적인 권리는 아니므로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기관의 지위 내지 권한을 일정한 객관적 사유를 근거로 사후적으로 박탈하는 성질의 것으로서 결국 객관적 권한질서의 조정에 관한 것일 뿐 주관적 공권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