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명의수탁자에게 해당 주식에 대한 압류처분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는지 여부
가.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주식의 실제 소유자가 원고보조참가인이라며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는데, 이는 원고들 스스로 이 사건 주식의 명의수탁자에 불과함을 자인하는 것이다. 주식의 명의수탁자에 불과한 원고들은 주식압류로 인하여 침해받는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원고적격이 없다.
나. 원고들에게 처분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 주식 명의신탁의 경우, 대외적 관계에 있어서는 수탁자에게 소유명의가 있고 그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이나, 신탁자와 수탁자와의 대내적 관계에 있어서는 신탁자가 소유권을 보유하고 이를 관리하며 사용 수익하는 것이다(대법원 1989. 10. 24. 선고 88다카15505 판결,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3다20175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명의신탁에 있어서 대외적으로는 수탁자가 소유자라고 할 것이고,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침해배제를 구하는 것은 대외적 소유권자인 수탁자만이 가능한 것이며, 신탁자는 수탁자를 대위하여 그 침해에 대한 배제를 구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다36484 판결 등 참조).
○ 일반적으로 주권이 발행된 경우는 주권 자체가 집행의 대상이므로 유체동산집행의 방법으로 현금화하게 된다(민사집행법 제189조 제2항 제3호). 국세징수법 제38조, 제39조의 규정에 의하면 동산의 압류는 세무공무원이 점유함으로써 행하되, 다만 일정한 경우 체납자로 하여금 보관하게 하고 그 사용 또는 수익을 허가할 수 있을 뿐이며, 여기서의 점유는 목적물에 대한 체납자의 점유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고 세무공무원이 이를 직접 지배, 보관하는 것을 뜻하므로, 과세관청이 조세의 징수를 위하여 체납자가 점유하고 있는 제3자의 소유 동산을 압류한 경우, 그 체납자는 그 압류처분에 의하여 당해 동산에 대한 점유권의 침해를 받은 자로서 그 압류처분에 대하여 법률상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지는 것이어서 그 압류처분의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두15151 판결 등 참조).
○ 주식을 양수하였으나 아직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여 주주명부에는 양도인이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려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빌려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 타인의 명의로 주주명부에의 기재까지 마치는 경우에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주주명부상 주주만이 주주로서 의결권 등 주주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판단
원고들이 소외회사의 주주명부에 이 사건 주식의 주주로 등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써 이 사건 주식을 압류하고 그 중 우리사주조합원(원고 1 내지 64) 명의의 주식 합계 6만 주에 대하여 발행된 주권까지 인도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그 명의와 같이 이 사건 주식의 실제 소유자이든, 그렇지 않고 I 또는 원고보조참가인의 명의수탁자에 불과하든, 어느 경우라도 이 사건 주식의 대외적 소유자는 소유명의자인 원고들이라 할 것이고, 주식발행회사인 소외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 또한 원고들뿐이다. 그런데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위와 같은 대외적 소유권 및 소외회사에 대한 주주권(이익배당청구권 등)을 행사하는 데 제한을 받게 되었다. 더구나 원고 1 내지 64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위 6만 주의 주권에 관한 (간접)점유권 침해까지 받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법률상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지는 자들로서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원고적격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