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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엔스'로부터 배우는 행복론

    사피엔스'로부터 배우는 행복론

    전화가 온다. 발신자 표시와 함께 '행복하세요' 라는 문구가 뜬다. 상투적 문구이지만 고맙다. 설날 지인들로부터 받은 문자 중 가장 흔한 덕담은 '건강하고 행복하세요'이다. 주위의 격려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할지는 잘 모른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생물학과 역사학을 결합한 거시적 관점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개관한 빅 히스토리(Big History)의 명저이다. 그런데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 의 뒷 부분에서 "인류가 지난 5백년 간의 과학혁명을 통해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냈지만 과연 우리는 더 행복해졌는가?"라며 행복의 문제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행복은 부나 건강, 가족과 공동체같은 객관적 조건에 영향을 받지만 이에 전적으로

    안식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대표)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내가 사는 동네 인근에 화장장이나 공동묘지, 교도소가 설치되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반대로 그런 시설이 모두 없어지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올 1월 서울추모공원에서 지인을 하늘나라로 보내 드렸다. 대학생 시절 수시로 찾아가 허심탄회하게 술 한잔 나누던 분이라 씁쓸함이 더했다. 추모공원은 깔끔하고 현대적이었다.  쇼팽과 로시니, 오스카와일드가 잠들어 있는 파리 페르라셰즈 묘지에는 사람들이 소풍을 간다. 묘지는 아름답고 녹음은 우거졌다.  작년 12월 헌법재판소는 교정시설의 과밀수용에 대해 위헌결정을 했다. 시설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수용된 것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는 이유다. 그래도 큰 죄를 지은 사람을 무조건 방면할 수는 없

    조종태 부장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조정에서의 뉘우침

    조정에서의 뉘우침

    몇 년 전 의료 사건을 담당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그 날도 매주 1일씩 열리는 조정기일에 들어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양쪽 대리인들의 의견을 듣고 조정금액을 조율하던 중 의견이 더 이상 좁혀지지 않아 조정불성립으로 종결짓고 나왔다. 그런데 1주일 후 그 조정기일에 참석했던 원고 누나의 쓴소리를 우연히 간접적으로 듣게 되었다.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게 될 원고에 대한 변호사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나 의사의 사과도 듣지 못한 채 조정액수만을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맞춰보는 것을 보고 사람의 생명이 돈으로 환산되는 우시장 같았다는 내용이었다. 그 사건의 원고는 척추 수술 후 하반신이 마비가 된 장애를 입어 그 당시도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미혼인 원고를 돌봐주고 있던 누나가 원고를 대신하여 변호사

    오용규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등기보수의 공익성, 변호사는 예외인가?

    등기보수의 공익성, 변호사는 예외인가?

    법무사의 주무대였던 등기시장에 변호사들이 대거 진입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법무사의 등기보수는 법무사보수표에 의해 규제받는 반면, 변호사는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는다. 이는 불공정하고, 같은 일을 하면 적용되는 잣대도 같아야 한다는 ‘평등의 기본 원리’에 정면 배치된다. 전문자격사의 보수가 모두 자율화된 마당에 법무사의 등기보수만 유일하게 규제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공익성'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6월 26일 '법무사법' 제19조 위헌소원 사건(2002헌바3)에서 “법무사보수기준제는 국민으로 하여금 예측가능한 적정한 비용으로 쉽게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법률생활의 편익을 도모하고 사법제도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려는 데 있으므로 그 입법목

    김태영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사실과 상식에 기반하자

    사실과 상식에 기반하자

    탄핵심판 사건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의 어느 원로 변호사가 “촛불은 국민의 민심이 아니며, 사실상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이다, 촛불의 주도 세력은 종북세력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논란이 되었다. 촛불집회와 대통령에 대한 탄핵가결은 국민 대다수의 지지와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을 얻은 일이다. 이러한 압도적 지지를 얻은 이유는 '최순실 게이트'에서 나타난 집권세력의 문제점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기본을 벗어난 비정상과 반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과 상식에서 벗어난 이념론(색깔론)은 문제해결의 큰 장애요인이다. 보수 대 진보 식의 진영논리와 대립이 한국 정치와 시민사회에서 판을 치고 있다. 이러한 이분법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들을 빨아들이고 왜곡시킨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안식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대표)
    법은 목욕탕

    법은 목욕탕

    많은 사람들이 법치주의 붕괴를 우려하는 지금 우리사회의 ‘법’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작년 1월 법무부 업무보고가 끝난 이후 여러 언론에서는 ‘법은 목욕탕’ 이라고 표현한 대통령의 말을 보도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출처를 추적하기도 했었다. 아마 법을 목욕탕에 비유한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사실 그 말은 법무부 ‘법사랑 사이버랜드’ 에 있는 ‘법은 00이다’ 라는 코너 속 어린이의 작품에서 빌려온 것이다. 원작은 ‘공중목욕탕’으로 되어 있다. 목욕탕의 이미지 덕분에 ‘따뜻하고 꼭 필요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평생 법으로 먹고 살아가는 법조인의 한사람으로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법의 의미를 추측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 법사랑 사이버랜드에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조종태 부장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스스로 뇌를 바꿀 수 있다

    스스로 뇌를 바꿀 수 있다

    이안 로버트슨이 쓴 승자의 뇌(Winner Effect)란 책을 보면 권력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의 권력은 꼭 히틀러와 같은 절대적 권력자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속한 소집단 속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안 로버트슨은 권력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수치를 높여 뇌의 화학적 상태를 바꾼다고 한다. 이러한 작용의 긍정적 효과로서 성공의 경험이나 권력이 우리를 더 똑똑하고 더 집중력 있게 만들어서 훨씬 더 많은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고 한다. 반면에 부정적 효과로서는 자만해지고 다른 사람의 감정 표현에 담긴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하며, 다른 사람들을 사람이 아닌 자기 목적

    오용규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본인확인의무, 변호사도 함께 하자!

    본인확인의무, 변호사도 함께 하자!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부동산은 전국 곳곳에 파악된 것만 이미 수천억 원 대에 이르며, 아직 파악되지 않은 자산이 더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1993년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데 이어 95년 부동산실명제가 시행되어 부동산명의신탁이 금지되어 있지만 여전히 검은 돈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은닉되고 있다. 다행히 내년 초 변호사·회계사 등 비금융 전문직에도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다고 한다. 이 법이 통과되면 비금융 전문직 관계자들도 고객 부동산의 매매, 자산관리 등의 일을 할 때 고객확인, 기록보관, 의심거래보고 등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현재 '특정금융정보법'상 자금세탁방지 의무는 금융회사와 카지노에만 부과돼 있다. 이에 따

    김태영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The News : A User's Manual

    The News : A User's Manual

    요즘은 뉴스가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시대이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진보, 보수언론의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여러 언론기관이 커다란 역할을 하였고, 촛불을 든 시민들도 숨가쁘게 쏟아지는 언론 보도에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뉴스의 시대'에 일상의 철학자로 유명한 알랭 드 보통이 쓴 'The News : A User's Manual'(한글판제목 : 뉴스의 시대?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떠오른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는 정치뉴스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악당, 나쁜 놈들(crooks)의 나쁜 짓을 찾아내는 워터게이트 스타일의 저널리즘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설사 재벌 혹은 권력을 휘두르는 각료들을 죄다 감옥에 가둔다 해도 국가는

    안식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대표)
    시민성 교육이 필요한 이유

    시민성 교육이 필요한 이유

    수원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인 A군은 반장선거에 나갔지만 반장이 되지 못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애가 반장이 되면 다른 반 애들이 놀릴 거라면서 반 친구들이 그를 찍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년 전부터 초등학생 사이에는 임대아파트 거주자를 비하하는 '휴거'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 그 용어를 검색하면 아이들이 자라면서 놀림받을까봐 걱정하는 임대아파트 거주민들의 고민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교 순서를 정한 '대학서열가'가 버젓이 나돌고, 틀니를 끼고 소리를 내는 노인들을 비하하는 '틀딱충'이란 용어도 등장했다고 한다. 이 모두는 나와 상대방을 서로 다른 편으로 갈라놓고 자신의 우월감을 과시하거나 상대방을 이유없이 비하하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조종태 부장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소년재판과 판사

    소년재판과 판사

    얼마 전 ‘창원지방법원에서 소년보호재판을 받았던 보호관찰 소년범 재범률이 3년 연속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봤다. 지난해 기준으로 소년 재범률이 12%가 넘는데, 창원은 8.51%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아주 반가웠다. 기사에도 나온 내용이지만 대안가정 역할을 하는 청소년회복센터, 대안학교와 같은 지역사회 어른들의 관심이 가장 큰 변화의 동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년재판은 아주 특별한 재판이다. 비행을 저지른 보호소년이 부모님과 함께 나란히 법정에 서는 유일한 재판이고,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리는 재판이다. 부모는 아이를 잘못 이끌었다는 회한과 반성으로 눈물을 흘리고, 아이는 자신의 지금 상황에 대한 후회와 반성, 부모님에 대한 죄스러움의 눈물을 흘린다. 법대 위에 있는

    오용규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법무통, 올 것이 왔다!

    법무통, 올 것이 왔다!

    지난 11월 19일, 대형사고가 터졌다. 법무사 사무소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했던 자가 우연히 습득한 분실 제출사무원증으로 해당 법무사의 명의를 도용하여 '법무통'(등기알선 앱)에 가입한 후 10여 건의 이전등기사건을 수임 받아 불법으로 서면신청을 한 것이다. 법원이 이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일부 등기가 교합된 상태였고, 일부는 여러 등기소에서 조사대기중이었다. 법원은 서둘러 조사대기중인 사건들을 각하했다. 현재 명의도용자는 고발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을 접한 대다수 법무사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등기시장이 대량 덤핑판매를 내세운 등기브로커들의 포식지로 초토화된 지 오래고, 여기에 법률서비스의 전자상거래 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사고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김태영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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