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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2023 법조산업, 성장과 도약으로 ① 성장 없는 법조산업
홍수정 기자
2023-01-02 07:38
직역 확대·시장 개척도 미미… 위기의 법조산업
법률시장 7조… 성형 제외 의료 시장 72조, TI 산업 70조, 배달시장 25조


대한민국 법조는 자타 공인 최고의 인재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그러나 산업으로서의 법조는 그에 걸맞은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변호사 1인당 매출은 10년째 제자리 걸음이고, 시장 구조도 수출 없는 내수에 그친다. 산업의 확장을 고민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지만 법조의 논의는 직역 수호에 머물고 있다. 시대 변화를 읽고 더 큰 바다로 나아가야 할 어부들이 동네어장을 지키는데 골몰하는 셈이다. 대한민국은 인구 절벽에 직면했고 법률시장 수요자들은 고령화되어 간다. 이런 상황에서 변호사 수는 가파르게 늘고 있으며 그중 다수가 송무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말라가는 물가에 어부들이 더 많이 몰려든다. 

 

법률신문은 새해를 맞아 법조 산업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2023 법조산업, 성장과 도약으로’ 시리즈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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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1인당 매출액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법조 산업 성장이 더딘 것과 달리 의료 등의 산업 분야는 빠르게 성장해 1인당 매출액과 전체 규모 등에서 법률시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 리걸테크 산업은 걸음마 단계이고 법률 분야 주식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빈약한 상황이다. 법률시장도 고령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어, 법조의 성장과 도약을 위한 돌파구를 찾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의료인 1인당 매출액 4.5억…변호사 2배 = 의료·IT·배달앱 서비스 등 다른 산업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의 1인당 매출액은 4억 5496만 원을 기록했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 수의업, 의료업 기타를 제외한 보건업(의료업) 신고수입금액은 72조 7807억 700만 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은 15만 9970명이다. 이를 기초로 산정한 의료인의 1인당 매출액은 4억 5496만 원이다. 2021년 기준 변호사 1인당 매출액인 2억 4632만 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이는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으로 행해지는 성형수술 시장의 매출액을 제외한 수치이므로, 실제 의료인 1인당 매출액은 4.5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IT 산업은 법조 시장과 1인당 매출 규모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체 시장 규모는 9배에 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콘텐츠 생산(매출)액은 70조 4921억 원이다. 2021년 법조 산업 매출액인 7조 7051억 원의 9.1 배이다. 같은 분야 종사자 수는 2020년 기준 31만 8699명이며, 이를 통계로 산정한 1인당 매출액은 2억 2119만 원이다.

 

코로나 시기 급성장한 ‘음식 배달앱’ 시장 규모는 법조 시장 규모의 3배를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음식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5조 6783억 원이다. 법률 시장의 3.3배 규모다.


◇ 미국 리걸테크 200여 곳…한국은 30여 곳 불과 = 전 세계 리걸테크 시장 규모가 35조에 육박할 정도로 법률 부가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는 법률 분야 주식회사가 5곳 남짓으로 발전이 더딘 실정이다.

독일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2022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리걸테크 시장의 수익은 276억 달러(2022년 12월 30일 기준 34조 8450억 원)이다. 2027년에는 356.2억 달러(44조 9524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기업정보 사이트 빌트인(builtin)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미국 내 리걸테크 기업은 200여 개이며 이 가운데 주식회사는 30여 개로 파악된다. 판례·법률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웨스트로, 법률과 판례 추이를 분석해 입법 가능성을 예측하는 피스컬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영미권에서는 전자증거개시(e-Discovery·이디스커버리) 업무를 전담하는 서비스도 발달했다. 대표적 기업으로 CS 디스코, 로직컬, 큐라 등이 있다.

 

한국의 리걸테크 산업은 이제 태동하는 단계이다. 국내 최대 스타트업 협의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 따르면 산하의 리걸테크산업협의회에는 31개의 리걸테크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법조계 대표적인 주식회사도 △내부감사 컨설팅을 제공하는 에이치엠컴퍼니(대표 조근호) △AI 법률 번역을 제공하는 베링랩(대표 문성현) △법률 및 지식재산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걸테크(대표 정인호) △판례 및 법률정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박스(대표 이진) △로톡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앤컴퍼니(대표 김본환) 등에 머물러 있다.


◇ 성장 법조산업 턱없이 빈약 = 직역  확대와 새로운 시장 개척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송무 및 자문 업무를 벗어나 법률 분야의 주식회사를 설립하거나 창업을 하려는 노력은 미미하다.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뒤 디지털 포렌식 업체를 설립한 조근호(64·사법연수원 13기) 에이치엠컴퍼니 대표는 “법조 인근 산업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률 시장을 로펌이 담당하는 업무에만 국한하지 말고 넓혀서 볼 필요가 있다. (에이치엠컴퍼니가 수행하는) 디지털 포렌식을 이용한 내부감사 업무도 사실상 법률 업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호사가 매년 2000여 명씩 배출된다면 적어도 절반인 1000여 명은 일반 기업이나 인접 산업에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서초동에 다수가 몰리는 현실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조원희(53·30기)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표변호사는 “당초 법무법인의 자회사로 리걸테크 주식회사를 설립하려고 했는데, 변호사법 위반의 소지가 거론되며 사업 내용을 애초의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했다”며 “법조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때지만, 현재는 법조인이나 로펌이 법조 외의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여력도, 투자받을 기회도 희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늙어가는 법조 시장 = 2021년 기준 대한민국 출산율이 0.8명으로 떨어지는 등 인구 절벽이 다가오며 법조 시장도 고령화되어가고 있다. 지난 10년(2012~2021년) 동안 수형자의 연령별 인원을 살펴보면 60세 이상이 2012년 2150명(6.8%)에서 2021년 5291명(15.5%)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30~40대 수형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2012년 전체 수형자 중 30~40대 수형자의 비율은 55.3%로 절반이 넘었으나 2021년에는 41.5%로 줄었다. 2021년 수형자 연령별 인원 구성비를 보면 50세 이상이 25.4%로 가장 많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법률 시장 수요자의 연령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더 강화될 것”이라며 “새로운 먹거리를 통한 돌파구가 절박한 때”라고 말했다.

 

 
신년기획 특별취재팀

홍수정·이용경·홍윤지·박선정·임현경 기자

soojung·yklee·hyj·sjpark·h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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