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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 "재판 현장에서 단련한 소통·공감 능력, 실효적 판단에 도움될 것"
한수현 기자
2023-03-29 11:36
"사회적 갈등 통합·조정…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사회 만들 것"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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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김도읍)는 29일 정정미(54·사법연수원 25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본격적인 후보자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헌법재판관은 법률과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균형 있는 판단을 내려 갈등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중책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족한 점이 많지만, 27년간 재판의 생생한 현장에서 단련한 사회·경제·문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 제가 가진 소통과 공감 능력은 헌법재판관으로서 실효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부산 남포동 골목에서 노점상으로 꽃장사를 시작하신 부모님은 가난했지만, 성실하고 정직하며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분들이었다"며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어머니는 '만인을 구하는 부처님이 되어라'고 하시며 항상 사람을 구하는 마음을 품고 살라고 가르치셨고, 이런 부모님의 마음은 법관 생활을 하는 데에 지표가 됐다"고 했다.


이어 "대전, 충남 지역에서 근무하는 동안 함께 근무한 선배, 동료, 후배 판사로부터 한량없는 가르침을 받았고 함께 근무한 직원들로부터는 진심어린 친절과 배려를 받았다"며 "법정에 온 재판당사자들은 흠이 많은 제게 '판사님, 판사님'하면서 저를 믿고 따라주었고, 그분들이 때때로 제게 보여준 신뢰는 법관으로서 보람을 느끼고 일하는 데에 커다란 힘이 됐고 스스로의 부족함에 좌절할 때엔 다시 법정으로 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정에서는 귀 기울여 경청함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의 '이청득심(以聽得心)'을 좌우명으로 삼았다"며 "경청을 통해 사안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당사자를 배려함으로써 절차적 만족감을 주고자 했다. 아픈 마음을 안고 법정에 들어서는 사건관계인들의 마음을 더 다치는 일이 없도록 경계했다"고 밝혔다.


또 "재판을 하면서 제 판단이 맞는지, 혹시 공부가 부족해서 잘못된 것이 없는지, 기록을 꼼꼼하게 보지 않아서 놓친 것은 없는지 늘 걱정했다"며 "결론적으로 유죄라고 판단한 때엔 피고인이 저지른 잘못과 그 결과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엄정한 양형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막상 판결을 선고하고 나서도 밤에 그 사건이 거듭 떠올라 혹시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닌지 하는 번민과 마음의 괴로움을 겪었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한편으론 막중한 책무를 생각할 때 두려움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검증을 통해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임명되는 영광이 주어진다면 법관으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재판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사회적 갈등을 통합·조정해 국민 모두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사회,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사회를 만드는 헌법재판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인 정 후보자는 부산 남성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 대전지법 판사, 대전고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대전지법 부장판사, 공주지원장 등을 지냈고 주로 대전과 충남 지역 법원에서 근무한 지역계속근무 법관이다. 정 후보자는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엄정한 양형을 통해 사회정의의 실현과 헌법적 가치의 수호에 충실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의지를 바탕으로 국민의 더욱 충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고 평가받는다. 또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역임하면서 형식적인 법리나 편협한 법해석에 매몰되지 않고 폭넓은 시각으로 권리구제가 필요한 사건들을 적극 발굴해 행정청 등 관계기관들의 협력과 제도개선을 이끌어냈고, 특히 후배 여성 법관들에게 법원생활과 업무자세 등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 후배들의 귀감과 모범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28일 퇴임한 이선애(56·21기) 헌법재판관의 후임 후보자로 김형두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4월 16일 정년으로 퇴임하는 이석태(70·14기) 헌법재판관의 후임 후보자로 정정미 대전고법 고법판사를 지명 내정한 뒤 14일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다음은 정 후보자 모두 발언 전문.


존경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도읍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의정활동으로 바쁘신 와중에도 귀중한 시간을 들여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여 주시고 오늘 청문회를 준비해 주신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의 부모님은 경상남도 하동 출신이고, 부모님은 하동을 떠나 부산으로 이주하면서 저를 낳으셨습니다. 저는 2남 3녀의 셋째이자 둘째 딸입니다.

 
부모님은 빈손으로 하동에서 나와 부산에 정착하여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중학교 2학년이던 해에 파산하다시피 하셨고, 생계를 위해 부산 남포동 골목에서 노점상으로 꽃장사를 시작하셨습니다. 그 무렵은 집에 쌀이 없어 버스를 타고 부모님 계신 곳으로 가서 쌀값을 받아와 동생들과 밥을 지어먹기도 하였습니다.

 
부모님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 년 365일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장사를 하셨습니다. 5남매를 먹이고, 키우기도 버거웠는데,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저를 서울로 대학을 보내주셨고 하숙비와 학비를 주셨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고생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지금의 저는 부모님의 헌신과 애정, 열정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가난했지만, 성실하고 정직하며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분들이었습니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어머니는 저에게 “만인을 구하는 부처님이 되어라”고 하시며 항상 사람을 구하는 마음을 품고 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제가 원고나 피고, 피고인 이야기를 하며 불만을 말하면, 부모님은 “그 사람이 있어 우리 딸이 판사를 하는 거야. 누구든지 가엽게 여기고 도와주어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부모님의 따뜻한 마음은 제가 법관 생활을 하는 데에 마음의 지표가 되었습니다.

 
저는 1996년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판사로 처음 임관하였고, 그 다음 해에 당시 사법연수원생이던 김병식 판사와 결혼하여 딸 셋을 두었습니다. 남편인 김병식 판사는 겉으로는 조용하고 말이 없지만 굳센 의지와 선비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제가 법관생활을 하는 동안 때때로 길이 헷갈릴 때마다 대쪽 같은 이정표가 되어 주었습니다. 김병식 판사는 1999년 서울지방법원에 예비판사로 임관하였는데, 저와 김병식 판사는 임관 일자가 3년이 차이가 나서 법관 경향 교류 원칙에 따르면 평생 동안 주말부부를 해야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가족이 함께 살기 위해서 대전에서 계속 근무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남편에게는 홀로 되는 어머니를 부양할 책임이 있었고, 저 역시 부모님과 가까이 살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대전, 충남 지역에 근무하는 동안 저는 함께 근무한 선배, 동료, 후배 판사로부터 한량없는 가르침을 받았고, 함께 근무한 직원들로부터는 진심어린 친절과 배려를 받았습니다. 법정에 온 재판당사자들은 흠이 많은 저에게 “판사님, 판사님” 하면서 저를 믿고 따라주었습니다. 그 분들이 때때로 저에게 보여준 신뢰는 제가 법관으로서 보람을 느끼고 일하는 데에 커다란 힘이 되었고, 스스로의 부족함에 좌절할 때에는 다시 법정으로 갈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저는 적어도 제가 받은 만큼은, 성실과 책임, 친절과 배려를 하고자 하였으나 마음만큼 잘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하며, 죄송한 마음입니다.

 
저는 1996년 법관으로서의 삶을 시작한 이래 서울과 군산에서 근무하다가 2004년부터 대전, 충남 지역에서 주로 근무하였습니다. 제가 법관으로 근무한 기간은 총 27년 정도이고, 그 기간 동안 각종 재판업무와 교육업무, 행정사무 등을 처리하였습니다.

 
저는 법정에서 “이청득심(以聽得心)”을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 이청득심은 귀기울여 경청함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경청을 통해 사안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당사자를 배려함으로써 절차적 만족감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아픈 마음을 안고 법정에 들어서는 사건관계인들이 마음을 더 다치는 일이 없도록 경계하였습니다.

 
재판을 함에 있어서는 저의 판단이 맞는지, 혹시 공부가 부족해서 잘못된 것이 없는지, 기록을 꼼꼼히 보지 않아서 놓친 것은 없는지 늘 걱정하였습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무고하게 처벌받는 피고인이 없어야 하기에, 최종 선고를 하는 순간까지 돌이켜 생각해보고,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고 하는 번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유죄라고 판단한 때에는 피고인이 저지른 잘못과 그 결과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엄정한 양형을 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판결을 선고하고 나서도 밤에 그 사건이 거듭 떠올라 혹시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닌지, 너무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것은 아닌지, 법정구속을 한 것이 잘못이 아닌지 하는 번민과 마음의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저는 대전 충남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제가 근무함으로 인해서 어떤 피해가 있어서는 안되겠다, 나로 인하여 내가 있는 곳이 더 좋은 곳으로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하였습니다. 그러나 법관으로서 제가 맡은 일을 한 외에는 별다른 도움을 드린 일이 없었기에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이처럼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후보자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저에게는 너무나 큰 영광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생각할 때 두려움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낍니다.

 
이 자리는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제가 국민의 대표이신 위원님들로부터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는 자리입니다. 국민의 대표이신 위원님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국민께서 주시는 한마디 한마디라고 생각하고, 진솔하고 겸허한 자세로 모든 말씀을 듣고 답변에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위원님!

 
헌법재판관은 법률과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균형 있는 판단을 내려, 갈등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중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27년간 재판의 생생한 현장에서 단련한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 제가 가진 소통과 공감능력은 헌법재판관으로서 실효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위원님들의 검증을 통하여 제가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임명되는 영광이 주어진다면 법관으로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헌법재판관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저는 사회적 갈등을 통합·조정하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사회,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사회를 만드는 그런 헌법재판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을 대표하여 이 자리에 계신 위원장님, 위원님, 애정으로 지켜보아 주시고 끊임없는 지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 3. 29. 


헌법재판관 후보자 정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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