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피살 사건'에 이어 18일 경남 진주에서 여성 국선변호사를 대상으로 스토킹·방화 시도 사건이 발생하는 등 스토킹 관련 범죄가 잇따르자 변호사들이 엄중한 처벌과 실효성 있는 피해자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이 발생한지 석 달만에 다시 변호사를 상대로 한 범죄가 일어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남지방변호사회(회장 도춘석)는 21일 성명을 내고 "실효성 있는 보호조치 마련과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며 "특히 진주 사건은 여성에 대한 스토킹 범죄가 방화 시도로까지 이어진 중대한 사건이면서도 국선변호사를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자 테러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선 20일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는 "신당역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변호사를 상대로 한 스토킹과 협박 사건이 발생해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에 대한 또 다른 범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수시로 피의자의 소재를 확인하고, 피해자 직장 및 주거지에 신변 경호를 강화하는 등 안전조치 도입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호사들은 진주 사건이 여성변호사를 상대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지적한다. 한 여성변호사는 "피의자 국선변호를 하는 여성변호사들의 경우 의뢰인이 상담을 빙자해 원치 않는 연락을 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도 이를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며 "스토킹 범죄가 성립되는 행위의 범위가 넓고 모호해 스토킹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정신질환 등 심신장애를 이유로 형 감면을 받는 경우라도 잠재적 범죄 피해를 예방하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진주 사건을 일으킨 A 씨는 2014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본인의 재판 당시 국선변호를 맡았던 여성 변호사에게 재심 사건 수임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당하자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구하고, 기름통을 들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방화를 시도한 혐의로 20일 경찰에 검거됐다. A 씨는 2007년 친인척을 살해한 혐의로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